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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70년, 한반도는 여전히 분단의 골이 깊습니다. 이념적 갈등도 여전합니다. 좀처럼 변하지 않는 분단 현실 속에서, 문학의 감동이 '마음으로 하나가 되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천만의합창국민위원회'와 <오마이뉴스>가 함께 통일를 염원하는 시를 연재합니다. 국내 시인과 사할린 동포 시인, 특히 재일조선인 시동인회 <종소리>의 시인들이 함께 뜻을 모았습니다. 작은 실천과 그것을 가능케 하는 열정이 모일 때 통일이 성큼 오리라 믿습니다. [편집자말]
2014 설 계기 남북 이산가족상봉 행사 셋째날인 25일 북한 고성 금강산 면회소에서 열린 작별상봉행사에서 남측과 북측이 마지막으로 서로를 안아주고 있다.
 2014 설 계기 남북 이산가족상봉 행사 셋째날인 25일 북한 고성 금강산 면회소에서 열린 작별상봉행사에서 남측과 북측이 마지막으로 서로를 안아주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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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인

모국이라면 돌아가신 아버님 어머님 생각
한 번도 보지 못한 할아버지 할머니 생각
족보 보고 뿌리 찾는 시각
아프다 아파 가슴 아파
조국이 그리워 가고파 해도
국경 막혀 못갔던 우리 부모 신세
나라가 힘이 없어 생긴 38선이 안타깝다
나라가 힘이 있어 생긴 "광복"선은 더욱 안타깝다
조국이 만든 이산가족은 일제가 만든 이산가족보다 더 아프다.
안타깝다 안타까워
잘 먹고 잘 사는 모국이 국경쳐서
생이별 시킨 정신선은 더욱 안타깝다.
나라가 힘이 없어
일제가 만든 이산가족이
경제 식민지의 결과라면
잘 먹고 잘 사는 모국이 만든 이산가족은
정신 식민지가 아닌가?
팔렸다 팔렸어 또 팔렸다.
사할린한인 문화센터 문을 여는 2세는
어머님의 눈물을 너무나 일찍
잊어버린 존재가 아닌가?
민족의 문화라면 민족의 뿌리가 아닌가?
민족의 자존심을 죽이는 모국이 안타깝다.
팔렸다 팔렸어 또 팔렸다.
할아버지 할머니 만나자면 비자가 있어야 한다.
한 손으로 문을 열고 다른 손으로 문을 닫는
무의식이 안타깝다.
안산시에 하루이틀 기다리고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 모습 안타깝다.
귀여운 손자 손녀와 이별시킨 모국이 안타깝다.
죽기 전에 손자 손녀 만나 보자고 아우성치는
안산시의 할아버지 할머니 모습.
아프다 아파 가슴 아파
저 하늘 저 산 아래 아득한 천 리…
죽기 전에 내 조국 내 고향 한 번만  가봤으면 하던 어머니 모습.
아프다 아파 가슴 아파
나라가 힘이 없어
타국에서 태어난 운명의 희롱.
아프다 아파 가슴 아프다.

이채인 시인은
러시아 사할린주 유즈노사할린스크시에 거주 중.
종합건설 PYRAMIDA (피라미다) 대표이사.
로스토브-나-도누 건축대학 졸업
건축감리사, 사할린주 건축협의회 회원




태그:#통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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