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작가 오정은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전문사 재학 중이다. 올해 처음으로 '인물화를 그리는 123가지 방법'(성북예술창작센터, 서울)이라는 제목의 개인전을 연 후, 대안공간 눈에서 'Found Gaze(발견 시선)' 전을 열고 있다.

전시를 하기 전 모아놓은 그림들
▲ 작품 전시를 하기 전 모아놓은 그림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오정은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전시에 이름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14년에는 단체전으로 '잉여전'(서교예술실험센터, 서울), 'Character Portrait'(한국예술종합학교 복도갤러리, 서울)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이 외에도 독립기획으로 'Project_0 네트워크 플랫폼 작업걸자'(아마도예술연구소, 서울)를 열기도 했다.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82-6(북수동 232-3) 행궁동 벽화골목이 시작되는 곳에 자리하고 있는 대안공간 눈의 입구를 들어가 우측 문을 들어서면 벽면에 가득한 작은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작은 그림들은 모두 인물을 그린 그림들이다.

버려진 빈 담뱃갑에 그린 군상들

대안공간 눈 제2 전시실 벽에 걸린 전시품들
▲ 전시공간 대안공간 눈 제2 전시실 벽에 걸린 전시품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모든 그림은 담뱃갑을 이용해 그렸다. 측면을 보면 담배곽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담뱃갑 모든 그림은 담뱃갑을 이용해 그렸다. 측면을 보면 담배곽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담뱃갑에 그려진 인물들을 보면 자주 얼굴을 익힌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작가 오정은은 일상의 거리에서 쉽게 보이는 버려진 빈 담배 곽을 수집하여 많은 인물의 초상을 그리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다. 그림의 소재로 사용한 버려진 담뱃갑은 상품에서 쓰레기로, 그리고 다시 예술의 도구로 전유 된다.

담뱃갑은 그 육면체의 오직 한 면에만 회화가 그려짐으로써, 담뱃갑이란 상품의 즉물적 외관을 여전히 드러내고 있다. 전시 주체자는 이러한 오정은의 버려진 담뱃갑이라는 새로운 매체의 이용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작가 오정은의 담뱃갑은 회화 장르에서 새로운 매체 모색이라는 실험을 넘어, 응시 주체인 작가와 응시 대상인 인물화 모델 사이 중간에 있는 캔버스의 영역에서 기호학 이론에 기대고 있습니다."

다양한 담뱃갑을 그대로 그림 매체로 이용

담뱃갑의 한 면에만 그린 인물들
▲ 그림 담뱃갑의 한 면에만 그린 인물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담뱃갑인물 중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도 보인다
▲ 노무현 담뱃갑인물 중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도 보인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벽에 걸린 작은 그림들을 자세히 보면 담뱃갑을 그대로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말보로, 던힐, 디스와 같은 다양한 담뱃갑들의 한 면을 그림으로 채운 것이다. 사람들이 피우고 난 뒤 길가에 버려진 담뱃갑, 내용물이 없는 담뱃갑과 인물화의 매개는 자의적인 법칙에 의해 연결된 무형의 상징으로 작용할 뿐이다.

"정말 대단하네요. 저는 이것이 담뱃갑이라고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다만 그저 작은 이런 곽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기가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만 했는데, 옆면을 보니 정말 하나하나가 다 담뱃갑이네요."

그림을 찬찬히 보고 있던 한 관람객은 이 모든 그림의 소재가 버려진 담뱃갑이라는 것이 놀랍다고 한다. 작가가 어떻게 이런 발상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그려진 그림 속 인물 중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찾아내고는 연신 휴대폰에 담아낸다. 아마도 이렇게 담아 낸 인물들이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전달이 될 것이다.

벽면에 걸린 작은 그림들은 모두 담뱃갑이다
▲ 그림 벽면에 걸린 작은 그림들은 모두 담뱃갑이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요즈음은 SNS 시대라고 한다. 모든 것이 SNS를 통해 퍼져나간다. 사람들은 들고 다니는 휴대폰에 모든 것을 담아 세상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작가 오정은의 이 담뱃갑 그림들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질 테고, 더 많은 사람이 이 작은 그림 속 인물들을 만나기 위해 찾아올 것이다.

작가 오정은은 지난 2014년 경기평생교육진흥원 교육기획안 공모 수상, 아르코미술관 공공미술 아이디어 기획안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으며, 서울문화재단 소액다컴 지원작 선정, 서울문화재단 소소한 기부 지원작 선정, 수원 행궁동 대안공간 눈 새싹이음프로젝트 신진평론가로 참여했다. 앞으로 더 좋은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나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와 하주성 시민기자의 네이버블로그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오정은, #대안공간 눈, #수원, #담배곽, #FOUND GAZE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