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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탄미공군기지(오산비행장)에서 탄저균 불법 반입ㆍ실험 규탄 집회가 열린 11일 현수막을 펼치기 위해 경찰버스에 오르는 시위대와 경찰 병력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탄저균 불법 반입ㆍ실험 규탄 집회 송탄미공군기지(오산비행장)에서 탄저균 불법 반입ㆍ실험 규탄 집회가 열린 11일 현수막을 펼치기 위해 경찰버스에 오르는 시위대와 경찰 병력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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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저균 무단 반입․실험 규탄 시민사회 대책회의와 미군생화학무기 반입․실험 저지 평택시민행동이 주최하고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이 주관한 주한미군의 탄저균 불법 반입규탄, 세균전 실험실 및 훈련부대 폐쇄 촉구 국민대회가 11일 송탄미공군기지(오산미공군기지)에서 탄저균 반입 진상 공개와 실험실 폐쇄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3시 송탄미공군기지 두리틀게이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주한미군이 17년 전인 1998년부터 송탄미공군기지 내 '주한미군 합동위협인식연구소(ITRF)'를 운영해 왔다며 "자존심이 있는 민족이라면 우리 땅에서 이루어진 세균전 실험을 용납할 수 없다.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에게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해야 하지만 대통령과 정부가 나서지 않아 시민들이 나섰다"고 밝혔다.

미군생화학무기 반입․실험 저지 평택시민행동 공동대표 장창원 목사는 "작은 양으로도 수백만을 살상할 수 있는 탄저균을 인구밀집지역에서 실험한 책임자를 처벌하고 미국 대통령의 사과와 불평등한 소파 개정을 관철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변 미군문제연구위원회 하주희 위원장은 지난 2000년 미8군 영안소 포르말린 무단 방류 사건의 예를 들어 소파(SOFA)에 관련 규정이 없어도 우리나라 법에 저촉된다면 탄저균 반입·실험 책임자 처벌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박석민 통일위원장은 "지금도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싶어 하는 대통령과 정부가 문제"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맞춰 미국을 방문해 생물학 무기 실험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집회 주최 측에서 탄저균 불법 반입ㆍ실험에 항의하는 뜻으로 택배상자를 불태우고 있다.
▲ 탄저균 불법 반입ㆍ실험 규탄 집회 집회 주최 측에서 탄저균 불법 반입ㆍ실험에 항의하는 뜻으로 택배상자를 불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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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도가 훨씬 웃도는 폭염 속에 열린 이날 집회에는 전국에서 모인 시민단체 관계자 800여명이 참석해 탄저균 배송에 항의하는 의미로 택배상자를 불태우고 방역기로 탄저균을 소독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날 경찰은 28개 중대 약 2800여 명의 병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였으며 집회 과정에서 경찰 버스에 올라 현수막을 펼치고 두리틀게이트로 진입을 시도한 시위 참가자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시민단체 관계자 4명을 연행해 조사를 벌였다.

시위대는 두리틀게이트를 출발해 모린게이트를 거쳐 송탄미공군기지 정문까지 행진한 뒤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오후 7시께 자진 해산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두리틀게이트를 출발해 송탄미공군기지(오산비행장) 정문을 향해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 탄저균 불법 반입ㆍ실험 규탄 집회 집회 참가자들이 두리틀게이트를 출발해 송탄미공군기지(오산비행장) 정문을 향해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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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동 상인, 생존권사수결의대회 열고 맞불 시위 벌여

시민단체들의 탄저균 규탄 집회에 맞서 송탄미공군기지 정문 앞에서 생존권사수결의대회를 가진 신장동 일대 상인들은 "메르스 폭탄으로 존폐위기에 처한 지역 상권 보호를 위해 생존권사수결의대회를 열었다"며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탄저균 반입 규탄집회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시위대는 한 번 왔다 가면 그만이지만, 우리는 계속 이곳에 남아 미군을 상대로 영업을 해야 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외교부는 송탄미공군기지에서 시위가 있은 다음날인 12일 탄저균 배송 사고와 관련한 사고조사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위해 한미 합동실무단(Joint Working Group)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우리 측에서는 국방부 정책기획관이, 주한미군에서는 기획참모부장(소장급)이 각각 양측 단장을 맡게 되며 이달 중으로 탄저균 배달사고가 발생한 송탄미공군기지 실험실을 방문해 한미 실무단 관계자들이 공동조사 및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미 양국은 합동실무단 구성과는 별도로 15일 SOFA 정기 합동위원회(제 195차)를 개최해 탄저균 배달사고를 정식 의제로 상정하는 한편, 이번 사고 이후 진행과정과 한미간 협의 사항 등을 검점하고 합동실무단 활동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주한미군은 지난 5월28일 미국 유타 주의 더그웨이연구소에서 살아 있는 탄저균을 송탄미공군기지 내 합동위협인식연구소(ITRP)에 배송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실을 접한 시민과 시민사회단체가 진상규명을 요구하자 주한미군은 "탄저균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배송된 탄저균은 폐기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평택시민신문에도 게재될 예정입니다.



태그:#탄저균, #주한미군, #오산미공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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