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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청이 지난 7일 오후 '345kV 군산~새만금 송전선로' 공사 현장에서 벌인 행정대집행으로 70·80대 할머니들이 크게 다치는 일이 벌어졌다. (관련 기사 : "새벽 2시에 와서 욕설... 공공기관이 할 일인가요")

이날 군산시청은 72번 철탑(군산시 신광동 42-155) 인근 도로변에서 공사장비를 막고 밤샘 노숙 농성을 하고 있는 새만금송전철탑반대대책위 주민들이 설치한 텐트를 철거했다. 군산시청은 공사장비를 막고 있는 텐트가 도로변에 설치되어 사고 위험 등으로 행정대집행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고령의 반대 주민들이 다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돌변한 상황, 갑작스러운 군산시의 행정대집행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80세 이00 할머니는 이날 텐트 안에서 끌려나오면서 팔뚝에 큰 멍이 들었다. <사진제공 - 반대대책위>
▲ 군산 송전탑 투쟁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80세 이00 할머니는 이날 텐트 안에서 끌려나오면서 팔뚝에 큰 멍이 들었다. <사진제공 - 반대대책위>
ⓒ 새만금송전철탑반대 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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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에 따르면 이날은 지난주부터 주말을 제외하고 계속 진행된 한국전력 측의 송전탑 공사 시도가 없었다. 대책위 관계자는 "이날 한국전력 사장이 군산을 방문하여 모든 현장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공사가 없어 안심을 하고 있었는데 이같은 일들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한전의 공사 시도가 없다는 소식은 81번 철탑과 72번 철탑 공사장 인근에서 노숙 농성을 벌이는 주민들에게 달콤한 소식이었다. 그러나 오후 2시께부터 상황은 돌변했다.

비가 내리던 오후 2시 군산시청 직원 20여 명과 경찰 병력 1개 중대는 72번 철탑 공사 현장을 찾아 공사장비의 진입을 막고 있던 텐트를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단행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당시 주민들 중 70·80대 고령의 여성들이 비를 피해 텐트 안에서 쉬고 있었다. 강경식 법무간사는 "여경으로 구성된 경찰들이 공사 장비 앞 텐트에서 쉬고 있던 8명의 할머니를 잡아서 들어냈고, 군산시청에서 천막을 치워버렸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행정대집행으로 옥구읍 주민 3명이 병원에 후송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80세의 이아무개 할머니는 여경들이 팔뚝을 잡고 끌어내면서 해당 부위에 수포 형태의 검은 멍이 들었다. 70세의 김아무개 할머니도 심장에 이상이 있다고 하여 병원에 입원했다.

강경식 법무간사는 "경찰이 20·30대 젊은이를 다루는 것과 70·80대 할머니를 다루는 것이 이렇게 똑같을 수 있느냐"며 "할머니들을 상대하기 위해 10배나 더 되는 인원이 행정대집행을 했다, 할머니들이 크게 다쳤다는 소식에 반대 주민들 다수가 격분한 상태다"고 말했다.

반대대책위는 오는 7월 10일 군산경찰서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에 항의하기로 했다.  

현장에 출동한 한 경찰관은 "행정대집행은 군산시청의 소관이며 우리는 행정과 주민들의 충돌을 방지하는 임무를 수행했다"며 "당시 크게 다친 분은 없었다, 현장에서 경찰에 의한 폭행 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송전선로 건설 담당 부서인 군산시청 투자과는 "공사 장비를 막은 텐트가 도로 양 쪽에 위치하여 교통사고 등의 위험이 있어 긴급하게 행정대집행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주민이 다친 것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345kV 군산~새만금 송전선로' 건설 사업은 지난 2008년부터 추진되었다. 군산송전탑반대대책위는 송전선로가 지나는 옥구읍과 회현면, 미성동 지역 주민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2010년부터 군산을 우회하여 새만금을 지나는 대안노선과 지중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전은 건설비용과 전력 과부화에 따른 시급성 등을 이유로 수용하지 않고 있다. 특히 전력 부족을 바라보는 입장 차이 등 여러 사안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성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전이 공사를 강행했고, 이에 반대 주민들이 공사를 막는 투쟁을 벌이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인터넷대안언론 <참소리>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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