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당신은 창원을 지켜낸 영웅입니다."

경남에서 첫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가 나오면서 14일간 폐쇄되었던 창원SK병원 관계자들을 시민들은 이 같이 불렀다. 25일 오전 창원 상남동 창원SK병원에서는 안상수 창원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축하 행사'가 열렸다.

삼성서울병원 외래진료를 다녀왔다가 이 병원에 입원해 있었던 A(77․창원)씨가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은 때는 지난 10일 오후 9시 30분경. 창원시는 즉각 이 병원을 폐쇄조치했고, A씨는 삼성창원병원에 격리병실에서 치료를 받은 뒤 완치되어 지난 19일 퇴원했다.

메르스 양성 환자가 한때 입원해 있어 14일간 폐쇄됐던 창원SK병원이 24일 자정을 기해 '격리해제 적합판정'을 받았고, 25일 오전 안상수 창원시장이 직원들한테 꽃다발은 전달하고 있다.
 메르스 양성 환자가 한때 입원해 있어 14일간 폐쇄됐던 창원SK병원이 24일 자정을 기해 '격리해제 적합판정'을 받았고, 25일 오전 안상수 창원시장이 직원들한테 꽃다발은 전달하고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창원SK병원에는 그동안 의료진, 직원, 환자, 보호자 등 85명이 격리되어 있었다. 중앙질병관리본부는 24일 자정을 기해 이 병원에 대한 '격리해제 적합 판정'을 내렸다.

창원SK병원은 메르스와 관련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완전 폐쇄됐던 병원이다. 다른 병원의 경우 폐쇄 조치가 늦어 메르스 확산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 병원은 모범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원을 비롯한 경남은 더 이상 메르스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의심자 신고도 줄었다. 25일 경남도 메르스 대책본부는 지금까지 경남지역 의심자는 총 74명 발생했는데, 현재 68명은 격리해제되었고, 5명은 격리(병원 1, 자택 4)이지만 음성이라고 밝혔다. 접촉자 관리대상도 한때 700명 이상이었는데 지금은 70여 명으로 줄었다.

당시 병원 안에 있었던 사람들은 병원에서, 병원에 들렀다가 집으로 갔던 사람들은 자택에서 격리됐고, 보건당국에서 모니터링 대상도 많았다. 격리자들은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심했는데 2주 동안 버텨낸 것이다.

창원SK병원이 격리해제되자 안상수 창원시장, 박양동 경남의사회 회장, 김윤근 창원보건소장 등이 찾아와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안 시장은 "창원 메르스 차단에 창원SK병원 관계자들의 희생이 컸다"며 "이 병원은 전국에서 첫 폐쇄되었고, 모범 사례였다"고 말했다.

안 시장은 "지난 10일 저녁 최윤근 보건소장이 병원을 폐쇄조치해야 한다고 건의를 해와 결정을 내렸다"며 "그동안 의사, 간호사, 직원, 환자, 보호자 등 모두 고생이 많았다. 폐쇄 조치가 전국에 모범이 되었고, 다른 지역에서도 본을 받는 선구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박웅 창원SK병원 원장은 "의사와 간호사, 직원들이 큰 역할을 했다. 모두 고생이 많았다. 그동안 시민들로부터 힘을 내라는 지지를 많이 받았고, 그래서 버틸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최윤근 창원보건소 소장은 "A씨는 삼성서울병원 외래진료를 다녀왔기에 큰 위험 부담이었고, 빠른 조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 시장님께 연락해 폐쇄 조치를 했다"며 "처음에 병원 측에 폐쇄 통지를 했을 때 아무런 거부 없이 바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장이 책임관리를 잘했다. 격리자들이 불편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음식물이나 식자재, 이불 등을 제때 공급해드렸다. 심지어 피자와 족발도 먹고 싶다고 해서 들여보냈다"며 "격리자들을 안심시키는 게 제일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메르스 양성 환자가 한때 입원해 있어 14일간 폐쇄됐던 창원SK병원이 24일 자정을 기해 '격리해제 적합판정'을 받았고, 25일 오전 안상수 창원시장이 박웅 원장한테 축하꽃다발을 전달하며 격려하고 있다.
 메르스 양성 환자가 한때 입원해 있어 14일간 폐쇄됐던 창원SK병원이 24일 자정을 기해 '격리해제 적합판정'을 받았고, 25일 오전 안상수 창원시장이 박웅 원장한테 축하꽃다발을 전달하며 격려하고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박양동 경남의사회 회장은 "창원SK병원의 폐쇄로 관계자들이 어려움을 껶었지만, 시민 건강 보호 차원에서는 매우 의미있다"며 "병원이 개원한 지 6개월 정도로, 재정적으로 어려웠을 것인데 폐쇄 조치를 받아주었다. 폐쇄 조치는 전국 첫 사례였고 뒤이어 다른 지역에서도 병원들이 폐쇄됐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메르스에 대해서는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유동인구도 많고, 서울에 다녀온 사람들도 많지 않느냐"며 "서울이 조용해질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환자들은 계속 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손을 다쳐 입원해 있었던 환자 B(57)씨는 "창원시와 병원 측에서 조치를 잘해주었다. 격리되어 있는 동안 크게 힘든 것은 없었다. 그러나 공포심이 제일 큰 문제였다"고 말했다.

병원 격리해제 조치에 따라 이날 환자 가족들이 들러 오랜만에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B씨는 병원을 찾아온 딸과 20일 만에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병원 응급실을 비롯해 모두 정상 진료를 하고 있었다.


태그:#메르스, #중동호흡기증후군, #창원SK병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