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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희망드림 프로젝트 오디션 '발레'
 예술로 희망드림 프로젝트 오디션 '발레'
ⓒ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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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재능이 있고 열정도 남달랐어요. 부모의 능력보다 자신의 재능으로 평가받게 하고 싶어요."

친구들이 18만 원 하는 토슈즈를 신을 때 8만 원짜리를 신으면서 구김살 없이 묵묵하게 발레를 연습했던 박영진(17)양 어머니는 말했다. 지난 2007년, 대기업을 다니던 박양의 아버지는 의류사업에 뛰어들었다가 무일푼으로 사업을 접어야 했다.

"싸구려 토슈즈를 몇 번이고 꿰매 신었지만... 춤출 때가 제일 행복했어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문화재단에서 주는 지원금을 받은 박양은 작년에 서울예술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예고 재학 중 독일 슈트트가르트 발레단 부설 '존 클랑코 발레학교'에 합격해 그해 9월에 입학했다. 이처럼 가정 형편은 어렵지만 예술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아이들을 지원해주는 사업이 있다. <예술로 희망드림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사회소외계층 아이들의 예술적 재능을 발굴해

지난 2014년 5월, 올림푸스홀에서 진행된 <예술로 희망드림 프로젝트> 음악 부문 오디션이 진행됐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의 악기로 이루어진 '현악 앙상블' 부문은 올림푸스 앙상블의 피아니스트 박진우(33)씨가 음악감독으로 이끌게 된다. 또한 올림푸스 앙상블의 단원들이 각 악기 지도를 맡을 예정이며, 개인 악기를 소장한 학생만 지원이 가능하다.
▲ 예술로 희망드림 프로젝트 오디션 '음악' 지난 2014년 5월, 올림푸스홀에서 진행된 <예술로 희망드림 프로젝트> 음악 부문 오디션이 진행됐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의 악기로 이루어진 '현악 앙상블' 부문은 올림푸스 앙상블의 피아니스트 박진우(33)씨가 음악감독으로 이끌게 된다. 또한 올림푸스 앙상블의 단원들이 각 악기 지도를 맡을 예정이며, 개인 악기를 소장한 학생만 지원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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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이나 다문화가정 등 사회소외계층 아이들의 예술적 재능을 발굴한다. 게다가 전문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한다. 올해로 7년째인 <예술로 희망드림 프로젝트>의 '꿈나무키움' 사업이 시작된다. 그동안 전공자로서 꿈을 키워나갔던 방식에서 탈피했다. 국내 최고의 예술가들로부터 직접 배우는 것. 어디 흔한 일인가?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경험이며 예술적 소양을 쌓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올해 선보이는 <예술로 희망드림 프로젝트>는 '현악 앙상블', '중창단', '발레교실' 등 세 부문으로 진행된다. 프로젝트에 선정되면 오는 7월부터 연말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각 분야의 최고 예술가로부터 직접 레슨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서울발레시어터 김인희 단장을 비롯해 피아니스트 박진우, 성악가 임성욱이 예술감독으로 참여한다.

우선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의 악기로 이루어진 '현악 앙상블' 부문은 올림푸스 앙상블의 피아니스트 박진우(33)씨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한다. 여기에 앙상블 단원들이 각 악기 지도를 맡을 예정이다. 단, 개인 악기를 소장한 학생들만 지원할 수 있다. '중창단' 부문은 성악에 관심이 있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신청할 수 있으며, 성악가 임성욱(38)씨가 총괄한다. 마지막으로 '발레' 부문은 서울발레시어터의 김인희 단장이 총감독을 맡았으며, 발레시어터 소속 전문 강사들이 수업을 이끌게 된다. 발레는 장르의 특성상 초등학생들로만 신청이 제한된다. 각 부문별 선발 인원은 10명에서 16명까지다.

기존 대상자에 '다문화가정' 자녀까지 확대

<예술로 희망드림 프로젝트-꿈나무키움>은 올해도 7년째 진행되는 사업으로 저소득층, 다문화가정 등 사회소외계층 아이들의 예술적 재능을 발굴하고, 전문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예술로 희망드림 프로젝트> '꿈나무키움' 교육 <예술로 희망드림 프로젝트-꿈나무키움>은 올해도 7년째 진행되는 사업으로 저소득층, 다문화가정 등 사회소외계층 아이들의 예술적 재능을 발굴하고, 전문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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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서울에 거주하는 '희망플러스통장'과 '꿈나래통장'의 참여가구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정 자녀까지 신청이 확대되는 것이 특징이다. '희망플러스통장'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저소득층 자산형성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복지 프로그램다. 신청대상자는 9~11차 가입자다. '꿈나래통장'은 교육기회 결핍으로 가난의 대물림을 막고자 서울시가 운영하는 저속득층 자녀의 장기적 교육자금 형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대상자는 1~11차 가입자며 2~4차 가입자 중 적립기간이 5년 만기된 자는 제외된다.

"지난 7년 동안 <예술로 희망드림 프로젝트>를 통해 경제적 어려움으로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적었던 1700여 명의 아이들이 양질의 예술교육을 제공받았다. 올해는 1만3000여 명에 이르는 서울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결혼이민자)의 자녀들도 포함시킬 계획이다. 단순하게 일방향으로 지원하던 방식에서 콘텐츠 위주의 예술교육으로 변경되는 것이 크게 달라진다."

몇 해 전, '엘 시스테마(El Sistema)' 열기가 불었다. 반응은 상상 이상으로 뜨거웠다. 이것은 가난한 아이들에게 악기를 나눠주고 음악을 접할 기회를 제공해주는 사업이다. 1975년 경제학자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Jose Antonio Abreu)가 허름한 차고에서 시작했다. 전세계적으로 예술교육의 새로운 대안으로, 마치 빈민가 아이들의 새로운 해결책이 될 것 같았다. '엘 시스테마' 붐으로 수많은 지자체에서 유사한 운동을 시작했다. 지금은 어떤가? 성공한 케이스를 찾는건 상당히 어렵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얘기하곤 한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문화는 무슨 개뿔... 예술이 밥먹여 주냐?"라고. 물론, 단시일 내에 아이들에게 악기를 던져주고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양성하는 것은 불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LA필하모닉을 이끄는 구스타보 두다멜(Gustavo Dudamel)에게도 이렇게 악기를 경험할 기회가 없었다면? 지금의 그도 없다.

<예술로 희망드림 프로젝트>의 '현악 앙상블' 부문에서 음악감독을 맡은 피아니스트 박진우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박진우 예술감독은 "음악 본래의 목적에 맞게 음악을 즐기기 바란다. 음악 교육을 입시로 접근해 버리면 너무 심각해져 버린다. 그래서 재미있게 해야되는 음악이 스트레스가 되어 버린다. 작년에 멘토들이 모두 이런 고민을 하다가, 올해는 아예 앙상블 팀을 만들기로 했다. 조금 서툴러도 상관 없다. 조금의 재능과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음악으로 앙상블을 이룰 마음만 있다면 충분하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일상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도록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 현악 앙상블의 예술감독을 맡은 피아니스트 박진우 박진우 예술감독은 "음악 본래의 목적에 맞게 음악을 즐기기 바란다. 음악 교육을 입시로 접근해 버리면 너무 심각해져 버린다. 그래서 재미있게 해야되는 음악이 스트레스가 되어 버린다. 작년에 멘토들이 모두 이런 고민을 하다가, 올해는 아예 앙상블 팀을 만들기로 했다. 조금 서툴러도 상관 없다. 조금의 재능과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음악으로 앙상블을 이룰 마음만 있다면 충분하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일상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도록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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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예술감독으로 참여하게 됐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지난해에는 <예술로 희망드림 프로젝트>의 '음악교육' 일대일 멘토링에서 멘토로 참여했다. 피아노 부문에서 한 명의 멘티를 직접 오디션해 선발했는데, 아무래도 한 명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다. 기본기부터 하드하게 트레이닝 시킨 것 같다. 아마 나를 엄청 원망했을 것이다.(웃음) 올해는 포맷을 좀 달리해 일대일 멘토링이 아니라 현악 앙상블팀을 구성했다. 그리고 전체 팀의 음악감독을 맡게 됐다. 예전의 일대일 멘토링은 음악가로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전문적으로 코칭했다면(실제로 작년 멘티 중 더블베이스와 체로에서 2명이 예술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올해는 아이들이 음악을 좀 더 즐기는데 초점을 맞추고 싶다.

한곡 한곡 연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음악적 재능도 발견하고, 앙상블 친구들과 하모니를 이루며 협업하는 방법도 터득할 것이다. 아무쪼록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음악적 즐거움을 만끽하길 바란다. 물리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한단계 한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가치 있는 활동이 될 것이라 믿는다. 개인적으로는 지휘쪽으로 관심이 많아서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 작년에 교육을 하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유튜브를 보며 연습한 실력으로 당당히 오디션에 합격할 만큼 가능성이 많은 친구였는데, 악보 보는 법부터 난관이었다. 기본기부터 가르치는 것이 급선무였고, 실제로 그 부분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엄청 지루한 시간이었을 거다. 그렇지만 이 과정 없이는 클래식 피아노에 다가갈 수 없다. 가능성만 보고 오디션에서 선발했는데, 이후 엄청 고민이 많아졌다. 이 아이를 클래식 피아니스트로 성장시켜야 할지 어떨지... 재즈쪽으로 전향하면 훨씬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이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 정말 친형처럼 고민이 됐다. 아직도 이 고민은 계속 되고, 어떤 선택을 하든, 선배 음악인으로서 다음 과정에 도움이 되고 싶다."

- 일반 학원에서 받는 음악교육과 아이들이 느끼는 체감온도가 확연한 차이가 날 것이다. 어떤 것을 주안점으로 교육하는가?
"일대일 멘토링 때만 해도, 일반 학원에서 받는 음악교육보다 더 하드하고 전문적인 레슨이었다. 입시생 교육보다 더 신경써서 가르쳤으니까. 원래는 주 1회 정도의 레슨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에 멘토들이 점점 의지가 생겼다. 계획과는 무관하게 정성과 노력을 들였다. 첼로 박고운씨는 보조강사를 개인적으로 한명 섭외해 과외 수업을 시키기도 했고, 나의 개인 연습실을 오픈해 멘티가 아예 상주할 수 있도록 했다. 멘티 친구의 집에 제대로된 피아노가 없어서, 마음껏 연습하라고 배려했다. 실제로 멘토링 기간 동안 거의 내 연습실에 살다시피 했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음악을 대하는 멘티의 모습이 뿌듯하고 고맙웠다. 멘토로서의 의지를 더욱 불태우게 되는 계기가 됐다."

- 마지막으로 공모에 참여하는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음악 본래의 목적에 맞게 음악을 즐기기 바란다. 음악 교육을 입시로 접근해 버리면 너무 심각해져 버린다. 그래서 재미있게 해야되는 음악이 스트레스가 되어 버린다. 작년에 멘토들이 모두 이런 고민을 하다가, 올해는 아예 앙상블 팀을 만들기로 했다. 조금 서툴러도 상관 없다. 조금의 재능과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음악으로 앙상블을 이룰 마음만 있다면 충분하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일상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도록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프로젝트에 관심있는 대상자는 오는 6월 22일(월)부터 7월 3일(금)까지 이메일(sfacast@sfac.or.kr)로 접수하면 된다. 문의 02-758-2019



태그:#예술로희망드림, #꿈나무키움, #올림푸스한국, #서울발레시어터, #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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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빼고 문화만 씁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한겨레신문에 예술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사람in예술' 코너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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