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최대 진원지로 떠오른 삼성서울병원이 신규환자를 받지 않는 부분 폐쇄 조치를 내린 가운데, 15일 오전 강남구 병원 응급실 앞에 차단벽이 설치돼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 삼성서울병원 부분 폐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최대 진원지로 떠오른 삼성서울병원이 신규환자를 받지 않는 부분 폐쇄 조치를 내린 가운데, 15일 오전 강남구 병원 응급실 앞에 차단벽이 설치돼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삼성서울병원발(發) 메르스 감염 환자들이 대규모로 늘어난다면, 메르스 종식까지는 2, 3개월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

이재갑 대한의사협회 신종감염병대응 TF팀 위원장(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메르스 사태 추이를 결정할 핵심 키로 삼성서울병원을 지목했다.

이재갑 위원장은 17일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장윤선의 팟짱>에 출연해 "삼성서울병원발(發) 메르스 감염 환자 수 증가 여부가 사태 종식을 전망할 수 있는 중요 요소"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주만 해도 삼성서울병원발(發) 메르스 감염자 증가 수가 진정되면서 낙관적 기대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번 주 의료진과 직원의 추가 감염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금 상황은 안갯속"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서울병원에서 극소수의 환자가 발생한다면 현재 격리, 폐쇄된 병원 중심으로 약 2주 후 상황이 정리될 수 있다"면서도 "삼성의료원을 통해 메르스에 감염된 또 다른 환자들이 이미 다른 병원을 찾아다녔다면 상황은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현재 잠정폐쇄 상태인 삼성서울병원에 대해 이 위원장은 전면 폐쇄를 주장했다. 그는 "완전히 위험에서 벗어나기 전까진 병원 문을 못 열게 하는 것이 맞으며, 노출 범위를 측정해서 병원 내 입원 환자들의 위험도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메르스 환자가 3일간 대기한 것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환자의 입원이 8시간, 12시간 이내에 불가능할 경우 입원 가능한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만약 환자가 1인 병실에 격리, 입원 됐다면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감염자가 80여 명이나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음압격리실에 고깃집 환풍기? 의료진 사기에 치명적"
한편, 뇌사 보도가 나왔던 삼성서울병원 의사, 35번째 환자에 대해 이 위원장은 "폐부전 상태로 호전이 더딘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심장이나 콩팥 등 다른 장기기능은 정상이기 때문에 폐 상태가 좋아지면 회복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이 위원장은 "'음압격리실 환풍구가 고깃집 환풍기' 같은 언론의 부정확한 보도는 목숨을 걸고 진료하는 의료진의 사기에 치명적"이라며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1주 전부터 특정 공간을 음압하는 장치가 수입됐다"며 "공간을 음압격리실처럼 사용할 수 있고 환기는 유리를 통해 이뤄지지만, 고깃집 환풍기와는 개념이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 감염 추측 보도가 나왔던 나았던 119번째 환자에 대해서도 이 위원장은 "확진 환자 접촉으로 인한 감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그는 "역학 조사는 정황 증거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119번 환자는 지역사회 감염 건이 없는 상황에서, 확진자와 20분 간격 차로 평택박애병원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위원장은 "메르스에 특정 치료제는 나오지 않았지만, 메르스 감염 증상 호전 방법은 이미 보고됐다"며 "의료진이 인터페론, 리바비린, 칼레트라 등 항바이러스제를 병합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아직 메르스의 지역사회 내 감염 패턴은 존재하지 않고, 병원에서 감염된 환자 중 면역력이 약한 일부를 제외하곤 완치되고 있다"며 국민의 냉정한 대처를 주문했다.

다만 정부의 메르스 잠복 기간이 맞지 않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이 위원장도 동의했다. 그는 "고령층에서 일반적인 메르스 잠복기 14일 이후 증상을 자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향후 잠복기, 격리 기간 연장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건당국이 메르스 정보를 발표할 때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해 국민의 오해를 낳고 있다"며 "사망자 중 60% 이상이 60대 기저질환자이지만, 예외의 경우를 고려해 '60대 외에 환자들도 주의해라'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의료진 보호를 위한 정부의 지원도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환자 처치 중 일어나는 감염을 막기 위해 의료진은 PAPR(산소 정화 기능이 있는 호흡장치)가 달린 보호복을 입어야 하지만, 우리 병원도 16일 처음으로 1개를 받았다"며 "지역거점병원에 국가 차원의 보호복 지원, 감염 예방 의료진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그는 의료진 지원 외에 질병관리 인력 충원 문제 역시 이전부터 지적된 고질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환자들의 이동 경로 등을 조사하는 역학조사관이 기존 35명에서 어제부로 90명 추가됐다"며 "신종플루 때부터 현장 담당관들이 인력 충원의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사건이 끝나면 다 잊혔다"고 아쉬워했다.

이 위원장은 장기적으로 감염 질병 관리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중소병원은 전담시설과 담당자를 둘 인력, 예산 여력이 없다"며 "정부가 인건비를 지원하든지,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병원에 보상을 주는 식으로 관리 체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이번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처럼 특정 질병 환자가 장시간 대기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 병원이 응급실 상황에 따라 환자를 강제 전원할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인터뷰 전체 내용은 <장윤선의 팟짱>에서 들을 수 있다.

☞ 아이튠즈에서 <장윤선의 팟짱> 듣기
☞ 오마이TV에서 <장윤선의 팟짱> 듣기
☞ 팟빵에서 <장윤선의 팟짱> 듣기

○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메르스 이재갑, #메르스 삼성병원, #삼성서울병원 의사, #삼성병원 폐쇄, #장윤선 메르스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