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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공주보
▲ 금강 공주보에 만수되어 있는 물 금강 공주보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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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문제가 제기가 있어 더 이상 말하기도 귀찮을 때가 있다. 메르스에 대처하는 현재 정부의 태도가 그렇고 4대강 정비사업이 그렇다. 너무 많은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래돌 빼어 윗돌 괴는 식의 대응이 4대강 현장에서는 이루어지고 있다.

여름철 녹조가 심각하다고 문제제기를 하자, 관계 당국은 이상한 녹조제거기를 강에 설치했다. 2014년에는 녹조제거선을 설치했고, 2015년엔 마이크로버블기를 설치했다. 실제 실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현장에선 그 기계들이 녹조를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원인인 보와 준설의 문제는 차치하고, 현상만을 임시적으로 모면하려는 계획들은 늘 오류를 일으킨다(관련기사 : 발에 치이는 물고기 사체... 구더기까지 득시글).

올해에도 어김없이 창궐할 큰빗이끼벌레

올해도 어김없이 창궐을 예고하고 있는 큰빗이끼벌레를 찾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수자원공사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큰빗이끼벌레가 대량으로 창궐하면 바로 제거할 방법을 찾는 듯 보이기도 한다.

4대강 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큰 목적이었던 가뭄해결은 말뿐인 것이 되었다. 올해 강원도는 124년만의 가뭄으로 먹는 물까지 걱정할 처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런 가뭄에 대배하기 위해 MB정부는 22조의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4대강에 16개의 댐을 만들어 13억㎥의 물을 확보 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이런 호언장담에 따르면 지금 강원도의 가뭄은 해결이 되었어야 한다(관련기사 : 124년 만의 가뭄, 먹을 물마저 말랐다)

하지만 22조원의 가뭄해결책이었던 4대강 보의 물은 무용지물에 가깝다. 4대강 조사위원회에 따르면 4대강 사업으로 실제 11.7억㎥의 물이 4대강에 확보되었다. 하지만 이 물은 지금 가뭄이 심각하게 발생한 강원도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현재도 금강의 보에는 물이 찰랑찰랑하게 넘쳐난다. 아쉽게도 금강본류 인근에서는 가뭄으로 먹는 물까지 못 마실 정도의 피해를 보는 곳은 없다.

이런 현상들은 4대강 사업 이전 예견되었던 문제다. 가뭄발생지역과 4대강 사업 지역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가뭄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이 수차례 지적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4대강 사업이 끝나면 전국적인 가뭄으로 인한 문제는 없을 것처럼 사업을 홍보하고 강행했다. 4대강 사업이 끝나고 가뭄에 도움이 되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4대강 조사위원회는 가뭄시 4대강 본류(댐·저수지 제외)에서 사용가능한 수자원은 최소 3.99억㎥에서 최대 6.26억㎥로 추정되나, 수자원확보 지역과 가뭄시 용수부족 발생지역의 위치가 달라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6개의 댐을 막아 확보한 물을 쓰기 위한 새로운 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4대강 보의 물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도수공사라도 진행해야 할 판이다. 토건세력들은 이를 추가로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강원도와 4대강을 연결하는 도수관로를 만들려면 또 한 번 산하는 작살나야 한다. 4대강 녹조처럼 원인은 해결하지 않은 채 현상을 해결하려는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 사업이 강행될 우려가 있다.

물 확보를 엉뚱한 곳에 해놓고 이를 연결하기 위해 도수관로를 만드는 소도 웃을 일이 벌어질까, 나는 우려한다. 소도 웃을 4대강 사업을 강행한 정부를 지켜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4대강에 녹조나 큰빗이끼벌레의 원인이 보임에도 어줍지 않은 기계로 해결하려는 대응방식을 목격하고 있노라면 더 걱정스럽니다.

22조 원을 가지고 빗물순환시스템과 지하수를 확보 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여 가뭄을 해소하고자 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은 없었을 것이다. 가능성이긴 하지만 22조원의 10%만 가뭄지역의 물순환 시스템을 평가하고 개선대책을 마련했으면 지금과는 달랐을 수 있지 않을까? 지금도 댐과 보로 물을 관리하고자 하는 구시대적인 발상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있다. 선순환적 물공급과 순환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무조건 물만 확보하면 된다는 철없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124년 만의 가뭄으로 먹는 물까지 걱정해야 하는 강원도의 상황이 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 강원도에 맞는 물순환체계와 시스템을 고민할 것을 권한다. 댐으로 강원도와 도서산간지역의 가뭄을 해결한다는 망칙한 발상이 종식되기를 바라며….


태그:#금강정비사업, #가뭄, #강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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