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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2억 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받고 있는 홍문종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성 전 회장이 생전 선거법 위반 사건과 지역구 공천 문제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돕지 않았다고 밝혔다.

8일 오후 12시 42분경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사에 나온 홍 의원은 다소 여유로운 표정으로 "국민적인 의혹을 빨리 해결했으면 좋겠다. 한 점의 의혹 없이 이 문제에 대한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의 지목, 이해 잘 안 된다"

'성완종리스트'에 올라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홍 의원은 검찰 출석 전 자신의 블로그에 "사필귀정을 믿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 홍문종, 기자 질문엔 여유로운 미소 '성완종리스트'에 올라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홍 의원은 검찰 출석 전 자신의 블로그에 "사필귀정을 믿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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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홍 의원은 성 전 회장으로부터 2억 원을 수수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또 성 전 회장의 돈이 대선자금이나 총선자금과 연관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혀 문제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성 전 회장은 죽기 전 남긴 쪽지에 '홍문종 2억'을 명기했고, <경향신문> 인터뷰에서도 홍 의원이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캠프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은 점을 언급하며 2억 원을 줬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홍 의원은 이날 성 전 회장이 왜 자신을 지목했는지에 대해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라며 "저도 가슴을 칠 일이지만 이해가 잘 안 된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아마 성완종씨가 평소에 제가 너무 안 도와줬다고 생각해서 좀 억울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확실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너무 억울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라고 추측했다.

홍 의원은 이어 "(성 전 회장이) 여러 가지 도움을 요청했는데 하나도 들어주지 못한 게 참 안타깝다"며 "선거법 관계, 또 자기 지역 공천 관계..."라고 밝혔다.

19대 총선에서 충남 서산·태안에 출마해 당선된 성 전 회장은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지난해 6월 당선무효가 확정됐다. 이후 재선거에서 성 전 회장의 친동생 성일종씨가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출마를 선언했지만,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공천하기로 했다가 재심을 거쳐 김제식 현 의원으로 교체했다. 

홍 의원의 발언은 이 같은 일들이 있던 시기에 새누리당 사무총장으로 있던 자신에게 성 전 회장이 도움을 요청했지만 도와주지 않았고, 이 일 때문에 앙심을 품은 성 전 회장이 자신을 '성완종 리스트'에 올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지난 3~4월 경남기업의 해외자원개발 비리 관련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성 전 회장이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홍 의원은 "없다"고 답했다.

현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김근식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에 대해서도 홍 의원은 "잘 모른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김씨를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고, 당에 계셨기 때문에 사무총장 시절에 복도나 여의도 (일대)에서 마주친 적은 있을 것 같다"며 "그 분이 김근식씨인 줄은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이어 '리스트 나머지 6인' 중 자신이 가장 먼저 소환된 데에 홍 의원은 "글쎄요 그 분(나머지 5인 : 김기춘, 허태열, 서병수, 유정복, 이병기)들은 (리스트에) 한번 거론됐지만 난 (리스트와 인터뷰에) 두 번 거론된 게 아닌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의혹 제기 직후 결백을 주장하며 사실이 아닐 경우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공언한 홍 의원은 이날 검찰 출석 직전에도 결백 입증을 자신하는 글을 남겼다. 홍 의원은 블로그에 올린 글에 "사필귀정의 기대감을 안고 솔선수범 검찰에 출두한다"며 "지난 대선은 대한민국 정치 사상 가장 깨끗한 선거였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어 "대선자금이니 공천헌금이니 (하는) 구시대 유물이 더 이상 관행이란 이름으로 활개치지 못하게 막아낸 쾌거"였다 "대한민국 선거역사의 신기원을 이뤄냈다는 이 자부심을 국민 여러분께 공인받고 또 함께 공유하고 싶다. 이번 검찰 수사를 통해 반드시 그 토대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김근식 전 부대변인 구속영장 기각... "증거, 혐의소명 부족"

'성완종리스트'에 올라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홍 의원은 검찰 출석 전 자신의 블로그에 "사필귀정을 믿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 홍문종 '돌아서서 한숨' '성완종리스트'에 올라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홍 의원은 검찰 출석 전 자신의 블로그에 "사필귀정을 믿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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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검찰에 체포된 상태로 조사를 받던 김근식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은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석방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우 판사는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의 내용와 범죄 혐의의 소명 정도, 피의자의 주거, 가족관계를 포함한 사회적 유대관계, 수사와 심문과정의 진술태도 등에 비춰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발부하지 않았다.

검찰은 경남기업 전 임원의 진술과 자금 흐름 분석을 토대로 김 전 부대변인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체포했다. 그러나 법원의 영장 기각을 계기로 검찰이 경남기업 자금 흐름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태그:#홍문종, #김근식, #특별수사팀, #성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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