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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극한알바 2편에서 유재석과 광희는 인도 빨래터에서 하루종일 중노동을 했다. 그 시각 태국에서는 그들의 메니저들이 휴양을 즐기고 있었다.
 해외극한알바 2편에서 유재석과 광희는 인도 빨래터에서 하루종일 중노동을 했다. 그 시각 태국에서는 그들의 메니저들이 휴양을 즐기고 있었다.
ⓒ 무한도전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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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면서 나와 남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강한 공감과 함께 결국 인간이 혼자 살아가는 외로운 존재가 아님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TV에 등장하는 돈 많은 사람이나 권력을 가진 사람, 또는 유명인들이 결국 사람이고 나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은 그들이 비록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지만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점을 인지하게 됩니다.

<무한도전>은 그동안 수많은 도전을 해 왔습니다. 멤버들은 일상에서 유치한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지만, 우리가 아는 그들의 몸값은 결코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연예인의 몸값이 하늘로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그들을 빛내야 하는 스태프들은 거의 비정규직 수준의 대우를 받아야 하는 건, 알지만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치부해 버렸습니다.

또 MBC는 이명박의 김재철로 인해 그동안 시사프로그램의 PD들과 기자들을 대거 쫓아버렸고, 그 자리를 시용기자들로 채우면서 물의를 빚었습니다. 박근혜 정부로 이어졌지만 아직도 해직기자들은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한 채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 때문에 MBC 뉴스데스크는 이미 보도부문 신뢰도에서 타 지상파 뿐 아니라 종편보다 못한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권력을 감시해야 하는 언론 본연의 사명을 잃어버린 언론이 어떤 모습으로 추락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마도 40대 이하의 시청자들에게 MBC는 <무한도전> 아니면 볼 만한 프로그램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손석희 아나운서가 떠난 100분토론은 뉴스의 '시의성' 없는 뜬금없는 주제로 현실성을 잃어버렸습니다.

유재석이 JTBC로 이적하는 것을 두고 <무한도전> 몰락의 서막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물론 유재석이 <무한도전>을 떠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김태호 PD가 <무한도전>을 떠난다면 그때는 MBC가 그야말로 종편 수준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섣부른 판단일지는 모르지만 지금의 MBC가 환골탈태 하지 않는 이상, 김태호 PD 하나만 바라보는 모양새가 얼마나 오래 갈 수 있을지 장담 못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한도전>은 김태호 PD의 능력과 자질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힘이 바로 MBC를 지금까지 버티게 해 준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해외포상휴가, 김태호의 마지막 선물일까?

<무한도전> 해외 극한알바 2편을 방송했습니다. 지난주에 방송됐을 때만 해도 김태호 PD의 깜짝 반전의 또하나 버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멤버들은 저마다 휴가를 보낼 기분으로 준비를 해 왔지만 알고보니 해외 극한알바였습니다. 멤버들은 태국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태국에서 다시 인도로, 아프리카로, 중국으로 세계에서 극한으로 알려진 일자리에 투입됐습니다.

그들의 고생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고생하는 만큼 시청자들은 안타깝지만 재미있게 봤습니다. 하지만 6일 방영분에서 김태호 PD가 약속했던 '포상휴가'가 멤버들이 아닌 그 멤버들과 함께 고생하고 뛰었지만 전혀 관심을 받지 못했던 매니저와 코디 등 스태프들에게 주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방송에는 매니저들이 저마나 태국에서 휴가를 즐기는 모습이 보였고, 그들은 오랜만에 자기들이 항상 붙어다니고 눈치를 봐야했던 연예인들과 떨어져서 자신들의 시간을 즐겼습니다. 이것이 반전이었습니다.

늘 연예인과 붙어다녀야 하고 항상 그들이 TV화면에 잘 나오도록 해야하는 그림자들이면서도 자신들을 위한 시간은 희생해야 했던 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을 위해 <무한도전>은 특별 휴가를 선물했습니다.

그런데 이 방송을 보면서 문득 김태호 PD의 배려일까? 아니면 프로그램 기획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혹시? 하는 마음이 앞섰습니다. 김태호의 심경 변화라면?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지금으로선 어떤 예측도 해서는 안 되겠지만 유재석의 종편 진출을 보는 시점에서 <무한도전>의 변화를 감지하는 건 어쩌면 당연할 것입니다.

MBC, 직원들에게 충분히 자랑스런 회사인가

지난 5월 29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지난 2012년 MBC노조 파업은 정당하고 이에 따른 사측의 징계는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번 판결에서 고법은 MBC가 해고자 6명에게 각 2천만 원씩 지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현 MBC 경영전은 대법원에 상고할 방침을 밝혔습니다.

그동안 MBC 관련 법원 판결문을 보면 MBC 경영진은 단체협약 위반과 권리남용, 재량권 일탈 등 수많은 위법과 탈법행위를 지적받았습니다. 또 현재 안광한 사장은 2012년 당시 대규모 부당 불법 징계를 주도한 인사위원장이었습니다. 따라서 MBC 방문진(방송문화진흥위원회)이 안광한 사장을 세울 당시에도 논란이 많았고, 기자들의 반발도 심했지만 그런 기자들과 노조의 목소리는 무시돼 버렸습니다. 안광한 사장을 일컬어 포스트 김재철이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안광한 사장은 MBC라는 거대 조직을 이끌어 가는 오너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이끄는 MBC가 제작하는 모든 프로그램이 소중할 것입니다. 그것들이 어떤 과정을 거치고 누구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지 누구보다 잘 압니다. 일부 대형 스타들이 MBC를 빛내고 있는 게 아닙니다. 그들은 엄청난 출연료를 대가로 내세운 상품들입니다. 그들의 그늘에 가려서 이름도 없이 밤잠을 설치는 수많은 계약직들이 있기에 MBC는 존재하는 것입니다.

안광한 사장, 김태호 리더십 본 받아야

이번 방송에서 <무한도전> 제작진은 그동안 슈퍼갑이던 연예인들을 극한알바로 보내는 대신 그들의 그늘에서 빛을 보지도 못했던 사람들에게는 포상휴가를 보냈습니다. 약자에 대한 배려가 넘치는 기획이었습니다. 물론 연예인들이 돌아오면 그들은 다시 그들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을 하게 되겠지만, 최소한 제작인이 자신들의 상황을 인지해서 그 노력을 알아준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그들에게 <무한도전>은 예능프로그램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어느 조직이든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업무의 대가를 떠나서 의욕을 불러 일으키기에 필요한 조건입니다. 물론 합리적인 급여를 주는 것으로 그들의 땀의 열매를 달아주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로 경영자가 조직원들에게 책임을 다하는 건 아닙니다.

특히 방송과 같은 언론에 있어서는 기자들이 저널리스트로서의 자부심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면서 우리나라 지상파 방송은 권력의 장악을 당했고, 그것에 반기를 드는 기자들을 향해서는 가차없이 밥줄을 끊음으로써 펜을 꺾으려 했습니다.

오히려 MBC는 꺾어진 저널리즘의 빈 자리를 <무한도전> 이라는 예능이 대신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김태호는 지금까지 여러번 민감한 사안들을 비꼬는 자막으로 많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고, 이번 해외극한알바에서는 겉으로 드러난 연예인들과 그들의 이면에 숨어있던 직원들을 향해 그동안 흘려준 땀을 잠시나마 씻어줬습니다.

오늘 방송에 비쳐진 그들의 휴가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충분히 즐겁게 할 만큼 행복해 보였습니다. 반면 연예인들의 극한알바는 한 마디로 '개고생'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서 재미가 있었고 그보다 더한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보통의 스케줄이라면 무도 멤버 스태프들이 며칠 동안 해외휴양지를 간다는 건 불가능 합니다. 그래서 이들을 위해 휴가를 기획한 김태호 PD의 배려가 빛났습니다. 부디 지금 MBC 안광한 사장이 무너지는 MBC의 위상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는 바로 김태호 PD와 같은 리더십을 본받아야 합니다.


태그:#무한도전, #무한도전극한알바, #해외극한알바, #김태호 PD, #유재석 종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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