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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프리즘 비조합원 직원주주들이 21일 오전 정상화위원회 첫 회의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 노조와의 갈등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다만 비노조 직원들 실명과 얼굴은 비공개를 요청했다.
 마인드프리즘 비조합원 직원주주들이 21일 오전 정상화위원회 첫 회의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 노조와의 갈등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다만 비노조 직원들 실명과 얼굴은 비공개를 요청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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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유기업 마인드프리즘 직원들이 서로 '치유'에 나섰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마인드프리즘지부(지부장 박세영) 조합원과 비조합원 직원주주 대표들은 21일 오후 서울 역삼동 마인드프리즘 사무실에서 '정상화위원회' 첫 회의를 열었다. 1시간 남짓 상견례 정도로 마쳤지만, 짧게는 노조 설립 이후 5개월, 길게는 지난해 7월 구조조정 이후 1년 가까이 끌어온 노사-노노 갈등에 종지부를 찍고 회사와 직원 모두를 살리는 첫 발걸음이었다.
   
마인드프리즘은 애초 지난 5월 15일자로 폐업을 예고하고 전 직원에게 해고를 통보했지만 노조는 지난 6일부터 폐업 철회를 요구하며 회의실 점거 농성으로 맞섰다. 결국 창업자인 정혜신 전 대표와 보건의료노조가 중재에 나서면서 농성 13일째인 지난 18일 폐업 철회와 정상화위원회 구성에 전격 합의했다.

말문 연 비노조 직원들 "위장 폐업-노조 탄압? 가해자 취급 억울"

이날 정상화위원회에 앞서 비조합원 직원주주 10명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신들의 공식 입장을 처음 공개했다. 지난 2월 말 정혜신 전 대표 제안으로 회사 주식을 전 직원이 나눠 가지면서 사실상 '사측'이 사라진 뒤 후임 대표이사와 비노조 직원들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비노조 직원들은 이날 작심한 듯 그간 마인드프리즘 사태에서 자신들이 '가해자'로 비쳐 억울하다는 심정을 밝혔다.

이들은 "내부적으로 갈등을 풀어보고자 수개월간 다방면으로 노력했음에도 외부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어느 순간 노조 외 직원 주주 일동은 '배후세력을 두고 위장 폐업과 노조 탄압을 일삼는 파렴치한 가해자'로, '자기 스스로 삶의 터전을 뭉개고 셀프 해고하는 괴물'로 변해 있었다"면서 "모두가 일자리를 잃게 되는 비통한 상황 속에서 사회적으로 오해와 멸시까지 받게 돼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지난 2월 말 회생안 합의가 무산된 것도 노조 책임이라고 반박했다. 당시 정혜신 전 대표는 전 직원 회생안 합의를 조건으로 전 최대주주인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설득해 회사 회생에 필요한 자금을 대겠다고 제안했다. 비노조 직원들이 분사를 요구해 회생안 합의가 무산됐다는 노조쪽 주장에 대해, 이들은 오히려 노조에서 '시간 선택제 정규직' 합의를 요구한 게 갈등을 촉발시켜 분사 주장까지 나왔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신임 김형욱 대표이사의 폐업 결정 역시 노사 갈등으로 매출 부진이 장기화돼 법인 통장의 잔고가 바닥난 데다, 회생안 합의 무산으로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임금 체불이 불가피해 내린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말 아끼는 노조 "지금은 회사 정상화 국면... 시시비비 따질 때 아냐"

마인드프리즘 노조 조합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역삼동 사내 농성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폐업 철회와 회사 정상화위원회 구성을 위한 노조-비노조 직원 논의 과정을 발표하고 있다.
 마인드프리즘 노조 조합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역삼동 사내 농성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폐업 철회와 회사 정상화위원회 구성을 위한 노조-비노조 직원 논의 과정을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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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폐업 철회에 합의한 배경에 대해서도 한 직원은 "폐업하기로 한 건 더는 이윤을 창출하지 못해 돈이 없어 회사가 운영이 안 되는 현실을 직시했을 뿐"이라면서 "정혜신 전 대표와 보건의료노조가 폐업 철회에 합의하면 회생할 길을 열어주겠다는 얘기를 듣고 희망을 갖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비노조 직원 주장에 이번엔 노조가 말을 아꼈다. 노미선 마인드프리즘 노조 사무장은 이날 "지금은 회사 정상화 국면을 만드는 게 중요한 때"라면서 "비노조 직원들 주장에 노조가 입장을 내고 시시비비를 따지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비노조 직원들도 이날 말미에 "각자가 받았던 상처는 잠시 잊고 힘들지만 다시 한 번 전 직원이 합심하여 마인드프리즘 정상화 협의를 시작하고자 한다"면서 "빠른 시일 내 수많은 '나'들의 마음을 응원하는 정상화된 기업, 마인드프리즘의 일원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한다"고 끝을 맺었다.  

노조와 비노조 대표 각각 4명으로 구성된 정상화위원회는 매주 한 차례씩 모여 오는 6월 15일까지 정상화 방안을 낼 예정이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마인드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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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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