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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세법개정에 따른 연말정산 전수조사 결과
 2013년 세법개정에 따른 연말정산 전수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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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정부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또 '13월의 세금폭탄'은 사실이었다. 물론 '폭탄'을 맞은 국민과 계층은 일부였다. 그럼에도 정부는 별다른 '사과' 한 마디 없었다. 7일 정부가 내놓은 연말정산 전수조사 결과와 보완책을 둘러싼 이야기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 자리에서 "연간 급여 5500만 원 이하 근로자는 평균 세부담이 3만 원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는 정부가 2013년 세법개정에 따른 세부담 추계에서 당초 발표했던 것과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정부 자료를 보면, 연봉 5500만 원 이하인 근로자 1361만명이 작년에 낸 세금은 1인당 평균 3만1000원 줄었다. 2013년 세법개정 당시 정부는 1인당 평균 3만4000원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5500만 원 이하 근로자의 세부담은 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평균으로 따지면 정부의 예상치는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 셈이다.

'세부담 없다'고? 205만명 1639억 원 더 냈는데?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평균'으로 따질 때 이야기다. 정부가 '평균의 함정'에 빠져서, 납세자 개인의 사정에 따른 납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는 정부 자료에서도 드러난다. 연봉 5500만 원 이하 근로자 가운데 205만명(15%)이 세금을 더 냈다. 이들이 더 낸 세금은 모두 1639억 원으로 1인당 평균 8만 원 꼴이다. 특히 이들 가운데 70%인 142만명이 연봉 2500만 원에서 4000만 원에 해당됐다.

문창용 기재부 세제실장은 "대체로 싱글이거나 1인가구의 경우 상대적으로 공제대상 지출이 적어서 세액공제 전환에 따른 효과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이외 자녀가 셋이상 가구이거나, 작년에 출생한 자녀가 있는 집들도 많게는 세금을 수십 만 원씩 더 내야만 했다.

결국 정부가 '5500만 원 이하 근로자의 세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한 약속은 지키지 못한 셈이 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납세자의 경우 100만 원이 넘는 세금을 더 내는 사례들이 이어지면서 '13월의 세금폭탄'이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또 세금을 돌려받은 일부 납세자들도 2013년에 비해 환급액이 크게 줄어들자, 사실상 증세라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세금폭탄' 논란에 백기를 든 정부와 여당... 541만명에게 4227억 원 환급

정부가 7일 내놓은 연말정산 보완대책.
 정부가 7일 내놓은 연말정산 보완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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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연말정산 논란이 거세지자, 정부와 여당은 뒤늦게 보완책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이어 내놓은 대책이 돈을 다시 돌려주기로 한 것이다. 대체로 5500만 원 이하 근로자 가운데 세금을 더 내게 된 205만명을 구제해주는 차원이다.

근로소득 세액공제를 대폭 확대하고, 연금저축 세액공제율과 자녀세액공제 금액도 늘렸다. 독신자들이 주로 받는 표준세액공제금액 역시 현재 12만 원에서 13만 원으로 올랐다. 이 같은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이번에 세 부담이 늘어난 205만명 가운데 202만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경환 부총리는 "이번 대책으로 5500만 원 이하 근로자를 포함해 541만명이 총 4227억 원의 세금 경감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서 정부의 보완대책을 입법화 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정부는 연말정산 보완책과 함께, 앞으로 근로자가 직접 간이세액 원천징수율을 80%, 100%, 120% 등 세 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근로자 스스로 적게 내고 적게 받을 것인지, 많이 내고 많이 돌려받을 것인지 선택하라는 것이다.

김유찬 홍익대 세무학과 교수는 "정부의 지난 세법개정안은 고소득층의 납세가 크게 증가하면서 소득재분배 효과가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이어 "정부 보완책 가운데 근로소득 세액공제와 연금저축 공제율을 높이는 것은 결국 소득이 높은 사람들에게 이득이 더 돌아가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그:#연말정산, #최경환,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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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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