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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0일 A씨가 떨어져 목숨을 잃은 신양 녹문리의 수로. 깊이가 채 1m도 되지 않지만 A씨는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
 지난 3월 20일 A씨가 떨어져 목숨을 잃은 신양 녹문리의 수로. 깊이가 채 1m도 되지 않지만 A씨는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
ⓒ 김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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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에 사는 고령의 어르신이 용수로에 빠져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농촌마을 주변과 들판을 가로지르는 용·배수로가, 고령의 노인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어 안전시설 설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용·배수로를 신설할 때 설계에서부터 낙상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이 세워져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남 예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월 20일, 예산군 신양면 녹문리에서 이 마을에 사는 A(89)씨가 마을안길과 맞닿아 있는 용수로에 빠져 숨졌다. A씨는 노구를 보행보조기에 의지해 마실을 다녀오다 집 근처의 용수로로 떨어져 변을 당했다.

2013년 5월 13일에도 신암 두곡리의 용수로에서 주민 B(7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전날 저녁 물꼬를 보러 갔다가 용수로에 빠져 익사했다. 두 명 모두 고령의 어르신이다.

예산군, "안전시설 설치 요청하면 적극 검토"

예산군 신양면 화산천 정비공사로 자연형 도랑에 플륨관을 제방 경사로 아래에 설치해 안전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예산군 신양면 화산천 정비공사로 자연형 도랑에 플륨관을 제방 경사로 아래에 설치해 안전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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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이나 실족으로 용수로에 떨어지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은 그 충격에 빠져나오기가 어렵다.

작은 용수로도 어르신들에게는 치명적이다. A씨가 끝내 빠져나오지 못한 용수로는 실제 깊이가 채 1m도 되지 않았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시골마을의 용수로 안전을 위해 세심한 행정이 요구된다.

그런데 넓고 깊은 배수로를 설치할 때조차 안전은 관심 밖이다.

현재 화산천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배수로 공사의 경우, 수미터 높이로 쌓아올린 하천 제방 아래로 개방된 콘크리트 배수로가 설치돼 있다. 급경사에 아찔한 위기감마저 든다. 농기계건 오토바이건 자칫하면 낭떠러지 같은 배수로로 굴러 떨어질 것만 같다.

그러나 현행 법령상, 용·배수로 건설 시 안전시설 설치는 의무사항이 아니다. 주민들의 민원이 있을 때만 추가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지난 2일, 예산군 건설교통과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위험성이 높은 곳은 마을에서 읍면을 통해 안전시설 설치를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검토해 추진한다"며 "(주민들이) 용·배수로사업을 신청할 때 위험한 곳이 있으면 안전시설까지 함께 신청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 주민은 "도로에서 교통사망사고가 발생하면 과속단속카메라와 과속방지턱, 가로등 등 큰돈을 들여 안전시설과 예방시설을 설치하지 않느냐"며 "시골마을은 노령인구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어르신들이 언제 어디서 용·배수로로 낙상할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주민은 "이제는 마을안길 옆 등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곳과 경사가 급한 곳의 용·배수로에 안전시설을 설치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농수로, #용수로, #배수로, #낙상,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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