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릴적 학교를 오가며 부르던 노래 이원수선생님의 <고향의 봄>이 생각 납니다. "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 요즘 제가 사는 동네가 이 동요의 가사와 같습니다.
지난 3일 오후 4시 반 은평구 신사동에 있는 비단산 야생화단지로 카메라를 메고 산책을 나섰습니다. 야생화 단지로 가는 길목에는 노란 개나리가 환한 얼굴로 반겨주고, 이제 피기 시작하는 라일락도 반갑습니다.
야생화단지에 도착하니 제일 눈에 띄는 것이 목련입니다. 목련나무 여러 그루에 우아한 목련이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산책길을 오가는 사람들도 말로 "참 예쁘다."고 말은 안해도 마음속으로는 기분이 좋을 것입니다. 오늘 아침 출근하면서 동료들과 개나리와 진달래가 아름답게 어울려 핀 모습을 보며 "꽃을 보며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거야"라고 하던 말이 생각 납니다.
목련 나무 아래 아직 싱싱한 목련꽃 한송이가 떨어저 있습니다. 목련은 막 피기 시작할 때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시간이 지나 시들은 목련꽃이 땅에 떨어지면 그처럼 추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은발울꽃 새순이 올라오고 있는 이 곳에 떨어진 목련은 아직 너무 아름답습니다. 지난 밤 비바람이 불 때 꽃끼리 부딪쳐 싱싱한 꽃이 떨어졌나 봅니다.
목련 나무 바로 옆에는 할미꽃이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할미꽃은 털이 보송 보송하게 일어나 있을 때 더 아름다운데 어제 내린 비로 털이 잎과 줄기에 붙어 있습니다. 할미꽃 바로 옆에는 돌단풍이 군락으로 피는 곳이 있습니다. 돌단풍도 하얀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야생화단지 위쪽에는 산수유꽃이 온동네를 환하게 하고, 살구꽃도 피기 시작하며 정말 꽃동네를 만들었습니다.
야생화단지에서 조금 아래로 가면 길 옆에 목잠화, 비비추를 심어 놓은 곳이 있는데 새순이 앞 다투어 올라오고 있습니다. 조금 더 내려가면 금낭화, 노루오줌을 심어 놓은 곳이 있는데 별 기대를 하지 않고 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기대도 하지 않았던 금낭화가 보입니다.
너무 반가운 금낭화! 조심 조심 금낭화 옆으로 갔습니다. 햇살이 좀 더 따뜻하였으면 금낭화가 좋아할 텐데 태양은 구름에 가려있습니다. 금낭화 사진을 몇 장 찍고 오다가 계단을 따라 숲속길을 올라 갔습니다.
이곳 공터에는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었고,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강아지를 데리고 나와 정담을 나누고 계십니다. 오늘 개날이랍니다. 강아지들도 많이 모이니 즐거운가 봅니다. 서로 장난을 치면서 잘도 놀고 있습니다. 돌아 내려 오고 있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강아지와 함께 올라 오고 계십니다.
야생화단지를 다 둘러 보고 비단산 전망대로 향합니다. 가는 길 옆 작은 연못가에는 노란 수선화가 피었고 벚나무는 꽃망울이 조금씩 터지려고 합니다. 산책길 옆에는 진달래도 활짝 피었습니다. 전망대 옆에는 많은 꽃나무가 있는데 일찍 피었던 매화는 이제 거의 시들어 가고 앵두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전망대에서 잠시 쉬었다가 불광천으로 내려 갔습니다.
불광천변에 벚꽃들이 피기 시작합니다. 남쪽에서 벚꽃 축제 소식을 들으며 서울은 언제부터 벚꽃이 피려나하고 기다렸는데 어느새 벚꽃이 피었습니다. 2015년 불광천 벚꽃 축제가 4월 10일부터 12일까지 개최되는데 축제 때는 벚꽃이 만발할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벚꽃 축제일에 벚꽃이 피지 않아 축제 행사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올해는 딱 맞을 것 같습니다.
벚꽃 아래 산책길과 자전거길에는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합니다. 꽃 피는 이 봄, 가슴을 펴고 예쁜 꽃들을 보며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주말 가족과 함께 꽃 구경 한번 가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