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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인군단체 활동가들은 16일 오전 대구 수성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는 전단지를 살포했다고 압수수색을 강행한 것은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대구지역 인군단체 활동가들은 16일 오전 대구 수성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는 전단지를 살포했다고 압수수색을 강행한 것은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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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비방하는 전단지를 뿌린 시민활동가를 처벌하기 위해 집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자, 인권단체들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인권운동연대와 인권행동 등 대구지역 인권단체와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활동가들은 16일 오전 대구 수성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경찰을 고소하고 손해배상 청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16일 변홍철씨 등이 박 대통령을 비난하는 전단지를 배포한 후 수거했음에도 경찰이 변씨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출판사를 영장도 없이 들이닥쳐 동영상을 촬영한 것은 헌법에 보장된 '양심 및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특히 "지난 12일 변씨의 자택과 출판사를 압수수색한 것은 박근혜 정부의 눈치를 보는 먼지털기식 과잉 수사이자 명백한 인권침해"라며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매우 과잉된 수사"라고 비판했다.

"유인물 뿌렸다는 이유로 압수수색? 김대중·노무현 때도 없던 일"

김승무 인권실천시민행동 대표는 "대통령을 비난하는 유인물을 뿌렸다는 이유로 압수수색까지 한 것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도 없던 일"이라며 "가족들에게까지 먼지털이식 수사를 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창호 인권연대 상임활동가는 "지난 2월 26일 수성경찰서장을 만나 단순한 해프닝에 대해 과잉 수사를 하지 말라는 의견을 충분히 전달했음에도 압수수색까지 벌인 것은 외압이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이명박 정권 때도 뿌리지 않은 전단지를 박근혜 정부에서 뿌려지는 것에 대해 박 대통령은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압수수색을 당한 변홍철 시인은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며 분노를 표시했다. 변씨는 "3장짜리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와 앞면만 보여주고 뒷면은 보여주지도 않았다"면서 "수색영장을 촬영하겠다는 요구에도 경찰은 법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자의적으로 막았다"고 비난했다.

변 시인은 이어 "왜 국민들이 돈을 들여 전단지를 만들어 뿌리는지, 남은 전단지를 빼앗아 갔지만 더 많은 전단지가 더 다양한 방법으로 뿌려질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한계에 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변씨의 집과 함께 압수수색을 당했던 한티재 출판사 대표 오은지씨는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불법을 함부로 저지르고 시민들의 입을 막기 위해 법을 멋대로 적용하는 경찰을 보면서 이들이 헌법과 민주주의 정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일부러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오씨는 이어 "수성경찰서장은 경찰들이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해 사과하고 출판사 대표와 직원에게 입힌 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라"며 "진심으로 국민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힘없는 약자를 위해 법을 지키는 경찰이 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인권단체들은 "표현의 자유는 국민이 가지는 권리"라며 "어떤 형태로든 원하는 경우 개인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어야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성경찰서를 대상으로 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 앞 인도에 뿌려진 유인물 내용
 새누리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 앞 인도에 뿌려진 유인물 내용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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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찰은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전단지를 뿌린 혐의로 변홍철씨 등에 대해 '경범죄 처벌법'에 해당한다고 출석요구서를 보낸 바 있다. 그러나 변씨가 출석하지 않자 '출판물에 의한 (대통령) 명예훼손'으로 바꾸었다가 압수수색을 하면서 '(대통령) 명예훼손'으로 다시 변경했다.

하지만 경찰은 전단지를 뿌렸을 당시에는 처벌할 근거가 없다고 했다가 박 대통령이 처벌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 명예훼손을 적용한 것은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태그:#박근혜 유인물, #수성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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