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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 고양시장
 최성 고양시장
ⓒ 고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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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 고양시장의 별명은 '울보시장'이다. 남자가 눈물을 보이는 일은 극히 드물지만, 최 시장은 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가 우는 건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2013년, 최 시장이 출간한 책, <울보시장>에서 그는 "부끄러운 것은 눈물이 아니라 현실이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그가 우는 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서민들의 눈물겨운 삶이 그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공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청와대 행정관과 17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최 시장은 2010년, 민선 5기 고양시장으로 당선됐다. 그 때부터 그의 눈물샘은 자극을 받아 툭하면 열렸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팍팍한 삶이 그로 하여금 자꾸만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던 것이다. 세상에는 왜 그리 울 일이 많은 건지, 최 시장은 민선 6기 시장이 되어서도 여전히 '울보시장'의 별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일 최 시장은 고양시청 타운미팅룸에서 만났다. 최 시장은 이제는 우는 시민들이 눈물을 닦아주고 희망을 이야기하면서 웃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지적에 "지금 우리 대한민국에서 서민들의 아픔, 슬픔, 분노가 더 깊어져 가고 있어 울 수밖에 없다"며 "시장이 웃자 웃자 해서 웃어지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최 시장이 늘 울기만 하는 건 아니다. 100만 도시 고양시의 미래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4년 8월 1일, 대한민국에서 10번째 100만 도시가 된 고양시는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히고 있다. 최 시장은 "고양시를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려는 욕심을 갖고 있다"며 "세계 최고의 시장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또한 최 시장은 민선 5기의 최대의 성과로 '고양이 캐릭터를 통한 SNS 소통행정'과 '희망보직제'를 들었다. 최 시장은 "민선 6기에는 새로운 것을 하지 않고 내실을 기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 시장과 한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 재선 취임 9개월째입니다. 초선과 재선은 다를 수밖에 없는데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안정감이 있고 많이 여유로워진 것이 사실입니다. 시정 4년의 경험이 있고, 변화 없이 시정이 이어져 공직자들도 새롭게 적응할 필요가 없으니 안정적이고 편안해진 것도 있죠.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부담이 훨씬 커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솔직히 지난 4년 동안 했으니 열정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도 했습니다. 한데 전혀 아니었죠."

최 시장은 재선하면서 주변에서 "살살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초선 때 열정을 다해 개혁을 밀어붙였다. 강철 체력(?)을 자랑하면서 하루 24시간이 짧다고 느낄 정도로 일에 전념했다. '시민이 가족'이라는 신념으로 일에 매진하는 그를 보고 오죽하면 가족이 "우리도 시민"이라고 주장하며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구했을까.

최성 고양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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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캐릭터', 절반의 성공"

"건강도 생각하고, 또 주변에서 개혁피로증도 느낄 수 있으니 강약을 조절해서 시정을 운영하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재선 시장으로 취임한 뒤, 다시 보니 그게 아닌 거죠. 저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더 커져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대충 할 수가 없어요. 성과를 보여줘야 하니까 책임감이 더 무거워진 거죠."

- 시장님 재임기간에 고양시가 100만 도시가 됐습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100만 도시 카운팅에 의미를 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제가 가장 먼저 관심을 갖고 주목을 했죠. 고양이라는 지명이 600년의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 역시 제가 가장 먼저 주목했고요. 고양시가 대한민국에서 10번째로 100만 도시가 된 것은 상당히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자긍심을 갖고 정주의식을 갖게 하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100만 도시는 고양시의 브랜드 가치 상승과 함께 시민들에게 자부심을 갖게 했다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습니다. 고양시가 괜히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가 된 게 아닙니다."

- 100만 도시는 특례시 지정을 해야 한다는 논의가 계속 있었는데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고양시가 실질적으로 기초자치단체 규모를 넘어선 것은 사실입니다. 도시를 유지관리하기 위해서는 예산과 행정조직, 인력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방세제 개편 등 진정한 지방자치가 구현되는 재정확보 방안과 행정조직 정비권한 부여 등 핵심적인 혜택이 뒤따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는 게 문제죠.

우리 고양시를 포함해서 수원, 창원시는 울산광역시에 준하는 규모인데도 기초자치단체라는 제약 때문에 울산광역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과 인력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해 광역시와 같이 별도의 지위를 부여하고 광역시에 준하는 행정·재정을 확보해달라는 것이죠. 이를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었으나, 계류 중입니다.

우리 고양시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빠른 시일 내에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한층 업그레이드 된 행정서비스를 고양시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겠죠."

- 고양이를 고양시 캐릭터로 내세우면서 엄청난 성공을 거뒀습니다.
"제가 욕심이 많아서 그런지 절반의 성공이라고 얘기합니다. 시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입니다. 시민과 소통이 없는 시정은 무겁고 불편하고 재미없고 딱딱하고 접근하기 싫을 수밖에 없어요. 100만 시민과 2000여 명의 공직자가 인간적인, 실질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했고, 변화가 필요했어요.  

'고양시 고양이'를 캐릭터로 내세우면서 소통을 강화했는데 대박이 난 거죠. 편하고 친근하고 재미있고 잔잔한 감동이 있어서 고양시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할 수 있는 거죠. 그 부분에서 볼 때 '창조행정의 최고'라고 평가될 수 있습니다."

최성 고양시장
 최성 고양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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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시장은 고양이 탈을 쓰고 춤을 추고, 이벤트도 하면서 적극적으로 고양이 캐릭터를 홍보하는 데 앞장서면서 고양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SNS를 타고 '특별한' 고양시의 시정홍보는 입소문이 났고,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으며, 그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하지만 최 시장은 "이제는 고양이 타령을 좀 덜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내실을 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최 시장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고양이한테 예쁘다, 예쁘다만 하면 뭐하겠어요? 100만 도시를 뻥 뚫리게 하고 먹여 살릴 수 있는 프로젝트가 필요한 거죠. 희망을 보여주고,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줘야지요."

"페이스북 하면서 독단적이라는 선입견 사라졌어요"

- 재선한 뒤, 개인 SNS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계신데 반응이 좋은 것 같습니다.
"피부로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우선은 저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국회의원을 할 때 청문회나 TV 토론 등에서 장관이나 상대 패널을 상대로 강한 면을 많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강하고 독선적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분들이 더러 있어요. 자기주장이 강해 주변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자기중심적으로 독단적인 판단을 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습니다.

재선하면서 9개월째인가요? 페이스북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그런 오해가 사라지고 있는 것을 확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처음 몇 달은 '시장이 직접 하나?, 페북지기를 고용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셨던 것 같아요. 농업교육센터에 강의를 하러 갔을 때 한 분이 직접 하느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즉석에서 같이 사진을 찍고 SNS에 올렸죠."

최 시장은 SNS를 통해서 일상의 진솔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려고 노력한다. 그만큼 가깝게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싶기 때문이다. 가족에게 사생활은 지켜달라는 항의를 받기도 한단다.

그렇다고 최 시장이 개인적인 모습만을 강조하는 건 아니다.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하고, 시정홍보도 하고, 목민관 일기도 틈틈이 올린다. 깨알 같은 자기 자랑도 늘어놓는다. 뿐만 아니라 최 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리는 노래를 곁들인 동영상들은 수준급이다. 지난 1월, 최 시장이 팽목항에 다녀온 뒤에 직접 만들어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은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절절하게 아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최성 고양시장
 최성 고양시장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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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과 함께 울고 공감하는 '울보시장'입니다. 이제는 같이 울었던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웃어야 할 때가 된 것 같은데요?
"아니죠, 아니에요. 여전히 통곡하면서 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세월호 유가족은 아픔을 아직 떠나보내지 못했어요. 대한민국의 상황이 그렇잖아요.

제가, 울보시장이 시정을 잘 펼쳐서 모든 시민들이, 대한민국 국민들이 해맑게 웃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면 웃어야죠. 하지만 이런 것과는 무관하게 뉴타운 문제도 그렇게 장애인들의 아픔도 그렇고, 세월호도 그렇고... 시민들의 아픔이나 슬픔, 분노는 더 깊어져가고 있다는 거죠. 거기에 제가 웃자 웃자 해서 웃어지는 게 아니죠."

- 독일 에센 모터쇼 유치가 확정됐습니다. 하지만 유치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기도 했지요. 에선 모터쇼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세계적으로 역사와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독일 에센모터쇼가 아시아 최초로 고양시 킨텍스에서 2016년에 열릴 예정입니다. 최종협약서가 2월 6일, 독일 에센메세로부터 한·유럽 산업기술 통상진흥재단에 도착했어요. 그리고 지난 6일, 킨텍스에서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고양시에서 열리는 에센모터쇼는 연간 2100억 원의 생산유발과 3700명의 고용 창출효과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고양시는 에센모터쇼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정지원을 할 계획입니다."

최 시장은 에센모터쇼에서 "개인의 취향에 맞춘 다양한 튜닝 자동차가 전시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고양시가 자동차 산업의 중심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시장은 자신이 타고 다니는 업무용 소형차를 "대한민국 소형차 1호 튜닝차"라고 소개하며 내부를 공개했다. 에센모터쇼를 유치하면서 차량 내부를 업무용으로 개조했다는 것이 최 시장의 설명이다.

이를 최 시장은 '최첨단 이동집무실'이라고 소개했다. 이동식 전자결재가 가능한 노트북이 탑재되어 있고, 스마트폰과 연계된 최첨단 영상모니터 시스템까지 들어갔다. 그리고 이동하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고, 운동까지도 가능하게 했단다.

그런데, 보기보다 생각보다 "엄청 불편하다"는 게 최 시장의 귀띔이다. 시장은 편한 자리가 아니라 이동하는 짧은 시간에도 업무에 전념하는 '불편한 자리'여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겠다.


태그:#최성, #고양시장, #고양시,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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