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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지사는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이 '전형적인 좌파정책'이라며 교육감 등이 반대해 유감이라 했지만, 박종훈 경남도교육감뿐만 아니라 학부모·교육시민단체는 '폐기하라'고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무상급식 예산 지원 중단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경남지역 학교 무상급식 식품비는 경남도청과 경남도교육청, 시군청이 분담해 왔다. 그런데 홍준표 지사는 지난해 말 '무상급식 예산 지원 중단'을 선언했고, 대신 그 예산을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에 쓰겠다고 했다.

홍준표 경남지사와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홍준표 경남지사와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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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는 9일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 방안을 발표했는데, 도비 257억 원과 시군비 386억 원을 모아 총 643억 원이다. 이 예산으로, '교육복지 바우처' '맞춤형 교육지원' '서민자녀 학습캠프 운영' '서민자녀 대학생 멘토링 운영' '진로 프로그램과 명사특강 지원' 등을 벌일 예정이다.

경남도는 이 사업이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희망의 사다리를 놓는다"면서 전국․지역 일간지에 많은 예산을 들여 신문광고까지 했다. 경남도는 오는 16일부터 읍면동사무소를 통해 지원 신청을 받기로 했고, 담당 공무원 교육까지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업과 관련한 조례는 아직 경남도의회를 통과하지 않았다. 경남도의회는 12부터 열리는 임시회를 열어 이 사업 조례안을 심의하고, 19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할 예정이다.

홍준표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은 좌파정책"

이 사업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홍준표 지사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남에서 새롭게 실시하는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은 전형적인 좌파정책"이라고 했다.

그는 "경남도가 9일 발표한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은 작년 통계청 발표자료에서 나타났듯이 부유층 교육비가 서민층의 8배나 된다는 교육불평등 현실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 지사는 진보좌파 교육감들이 이를 반대하고 나서 참으로 유감이라고까지 했다.

홍 지사는 "가진 자의 것을 거둬 없는 사람들 도와 주자는 것이 진보좌파 정책의 본질"이라며 "그렇다면 보편적 복지는 진보좌파정책과는 어긋나는 정책이다, 오히려 세금을 거두어 복지가 필요한 서민계층을 집중적으로 도와주는 선별적 복지가 복지좌파정책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학교는 공부하러 가는 곳이지 밥 먹으러 가는 곳이 아니다"라거나 "공부보다 급식에 매몰돼 있는 진보좌파 교육감의 편향된 포퓰리즘이 안타깝다", "한정된 예산으로 정책 우선 순위에 맞추어 예산을 집행하는 것이 국민의 돈을 관리하는 지도자의 자세"라고 했다.

"무상급식 예산 한 푼도 지원 않는 곳은 경남뿐"

홍 지사는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이 '좌파정책'이라 했지만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박종훈 교육감은 10일 이 사업에 대해 "도민의 요구를 외면한 일방통행식 행정이고, 교육적 가치를 무시한 졸속적인 사업"이라 지적했다.

경남도교육청은 경남도의 이 사업이 "교육청과 절차적 협의 없이 발표했고, 유사․중복사업으로 인한 혈세 낭비가 우려된다"며 "무상급식은 우리가 지켜내야 할 소중한 가치"라고 밝혔다.

전교조 경남지부와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도 경남도의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에 반대하는 입장을 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홍준표 지사는 무상급식을 중단하기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며 "2014년 2월 27일에 경남도청과 경남도교육청이 합의했던 무상급식 실시 약속을 지켜라"고 촉구했다.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는 12일 오전 경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도의 '서민자녀교육지원 조례' 제정에 반대 입장을 낸다. 경남지역 학부모․교육시민단체들은 홍 지사가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선언하자 지난해 11월 21일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를 결성했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학교 무상급식 예산을 한 푼도 지원하지 않은 곳은 경남뿐이고, 경남도교육청은 오는 4월부터 무상급식을 중단해 유상급식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는 11일에 이어 12일에도 진주, 사천, 창원, 거제지역 초중학교 정문 앞에서 '무상급식 확대'를 위한 1인시위를 벌인다. 경남운동본부는 오는 19일 경남도의회 앞에서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다.


태그:#무상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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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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