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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지하철역에서 일어난 영국 축구팬들의 인종차별 행위 영상을 보도하는 영국 <가디언> 갈무리. 열차 안의 승객들이 흑인 남성의 탑승을 저지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 지하철역에서 일어난 영국 축구팬들의 인종차별 행위 영상을 보도하는 영국 <가디언> 갈무리. 열차 안의 승객들이 흑인 남성의 탑승을 저지하고 있다.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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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챔피언스리그를 보기 위해 프랑스로 원정 응원을 떠난 일부 영국 축구팬들이 도심 한복판에서 집단으로 인종차별 행위를 펼쳐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맹과 첼시의 2014~2015 챔피언스리그 16강 경기를 보러온 일부 첼시 팬들이 파리 지하철역에서 흑인 승객이 열차에 타지 못하도록 밀쳐냈다.

열차 안을 가득 채운 건장한 백인 남성들은 흑인 남성이 재차 탑승하려고 하자 "당신은 탈 수 없다"며 거칠게 밀쳐냈고, 두 차례나 밀려난 흑인 남성은 결국 탑승을 포기하고 말았다.

흑인 남성을 밀어난 첼시 팬들은 단체로 노래를 부르며 "우리는 인종차별주의자다. 이것이 우리의 방식"이라고 외쳤고, 열차 안의 다른 흑인 승객들은 불쾌해하며 스스로 열차에서 내렸다.

이 사건은 당시 현장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한 시민이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영상을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양국 정부까지 나서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프랑스 검찰은 즉각 가해자 신원 조사를 위해 영상 분석에 착수했고, 영국 정부와 첼시 구단에 협조를 요청했다. 프랑스는 인종차별에 대해 징역 3년형이나 4만5천 유로의 벌금형 등으로 형사처벌하고 있다.

지하철에 타고 있는 영국 축구팬들이 흑인 승객들의 탑승을 막아서고 인종차별 노래를 부르고 있다. 영국 <가디언> 갈무리.
 지하철에 타고 있는 영국 축구팬들이 흑인 승객들의 탑승을 막아서고 인종차별 노래를 부르고 있다. 영국 <가디언> 갈무리.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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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도 자국 축구팬들을 비난하고 나섰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대단히 불쾌하고 유감스럽다"며 "분명한 범죄 행위이며 프랑스 당국이 확실하게 조사해 처벌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첼시 구단은 "인종차별과 같은 혐오스러운 행동은 축구계에서 설 자리가 없다"며 "만약 가해 축구팬들이 시즌권 보유자로 확인되면 입장권을 박탈해 경기장 출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첼시 서포터스 역시 "우리는 인종차별을 비난한다"며 "첼시는 다양한 인종의 선수들이 모인 팀이며, 대다수 첼시 팬들은 절대 인종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해명에 나섰다.

챔피언스리그를 주관하는 유럽축구연맹(UEFA)은 "모두가 이번 사건에 경악하고 있다"며 "경기장 밖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UEFA의 소관이 아니지만 검찰 조사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첼시 팬들에게 밀려나 열차에 탑승하지 못한 프랑스 흑인 남성은 "이런 일을 당했다고 차마 가족들에게 말할 수 없었다"며 "반드시 가해자들을 찾아내 처벌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태그:#인종차별, #챔피언스리그, #첼시, #파리 생제르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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