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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자원외교 국정조사특위 여야 간사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왼쪽)과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8일 국회 정론관에서 여야 합의사항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취재진 앞에 선 자원외교 국조특위 여야 간사 국회 자원외교 국정조사특위 여야 간사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왼쪽)과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8일 국회 정론관에서 여야 합의사항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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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자원외교' 명목으로 볼리비아를 방문했을 때 현지 사업에 참여한 국내 기업인들로부터 '뒷돈'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지식경제부 장관 재임 당시 수출입은행의 자원개발펀드 투자를 '공문'으로 독촉했다는 언론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국회는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이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뤄야 할 자원외교 국정조사 특위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이기 때문이다.

사실 자원외교 국정조사는 지난 연말 이미 시작됐다. 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권성동·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은 지난 8일 자원외교 국정조사 특위의 조사기간을 '2014년 12월 29일부터 2015년 4월 7일까지'로 합의했다. 자원외교 국조요구서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날을 기준으로 해 100일을 계산한 것이다. 당초 야당은 국조요구서가 아닌 국조계획서 통과 시점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결국, 구체적인 국정조사 계획을 협상한 시간까지도 국정조사 조사기간에 포함시킨 셈이다. 그러나 여야 특위 간사가 이 과정에서 민감한 쟁점들을 미리 정리한 것도 아니다. 일단, 조사범위를 특정 정부에 국한하지 않기로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최경환 경제부총리 등 야당이 채택을 요구했던 증인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추후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위원회 의결로 증인·참고인을 채택한다는 원론적 수준의 합의만 있었다(관련 기사 : 자원외교 '모든 정부 대상으로' 국정조사 합의).

홍영표 의원은 당시 "새누리당의 반대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만약 이 문제로 국조가 지연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 때문에 양보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즉, 새누리당이 아예 '판'을 깨지 못하게 개문발차(開門發車)할 필요가 있었다는 해명이었다.

이에 따라 자원외교 국정조사 특위는 지난 12일 첫 전체회의를 열었다. 조사 시작일로부터 보름만이었다. 개회부터 산회까지는 고작 32분 걸렸다. 여야는 이날 노영민 새정치연합 의원을 특위 위원장으로 의결했고 권성동·홍영표 의원을 특위 여야 간사로 의결했다. 그리고 국조계획서를 채택해 본회의로 보냈다.

그러나 특위의 '예열단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특위의 공식일정은 오는 26일 예비조사부터 시작된다.

"해외시찰 중인 권성동 의원 24일 또 출국... 시간 끌기냐"

이처럼 자원외교 국정조사 특위의 시간 허비 논란은 합의 당시부터 예정된 것이었다. 지난 8일 여야 간사 합의 이후 증인·참고인 채택 등에 대한 논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자원외교 국정조사 결과에 대한 우려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특위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만나 "국정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더라도 별로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 같다"라면서 "당장 새정치연합은 2월에 전당대회를 치르고, 새 지도부가 구성되면 거기에 한 달 정도 뉴스가 쏠릴 것 같다, 그러면 곧 4월 재보궐선거다"라고 말했다. 즉, 예정된 정치일정을 볼 때 특위에서 별 다른 성과를 거두기 힘들 것 같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여당 특위 간사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의 해외 시찰 논란까지 추가됐다.

전정희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라며 "국정조사 100일의 조사기간 중 23일이 지났는데도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해외시찰만 다니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권 의원이 1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주최하는 해외시찰을 떠났다가 21일 돌아오는데 사흘 뒤인 24일 또 다시 출국하는 일정을 잡았다"라면서 "시간을 끌면서 대충 때우겠다는 여당 간사의 전략이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박완주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도 이 점을 부각시키며 "새누리당 측의 비겁한 날짜 까먹기에 경고를 보낸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2일 국정조사계획서 의결을 위해 단 한 차례 간사 협의를 한 이후 추가협상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얼굴을 봐야 증인 채택도 논의하고 국정조사 준비도 한다, 교묘한 날짜 까먹기가 아닌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음달 2일부터 증인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서로 미리 만나 조율하는 일정이 필요하다"라며 "새누리당은 국정조사에 적극 임해달라"라고 요구했다.

다만, 야당 특위 간사인 홍영표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애초 기관보고 전인 내달 2일부터 증인 등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라며 특위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새정치연합 의원뿐만 아니라 정의당 의원까지 모두 국정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봐라"라면서 "당초 (야당 요구대로) 12일부터 시작하지 못해 보름 정도 손해가 있는데 단단히 각오하고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태그:#자원외교 국정조사, #이명박, #홍영표, #권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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