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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29일 정부가 공무원연금법 개정 관련 전북지역 공청회를 진행했다. 당시 공무원단체들은 공청회장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악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해 10월 29일 정부가 공무원연금법 개정 관련 전북지역 공청회를 진행했다. 당시 공무원단체들은 공청회장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악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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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별위원회(아래 연금특위)가 출범했다.

연금특위는 최근 구성된 국민대타협기구가 마련한 방안을 바탕으로 관련 법안을 만들 예정이다. 공무원노조 등의 단체들이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이 아닌 당사자들이 포함된 논의와 소통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내용을 일부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이들 위원회와 기구는 출발부터 삐걱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주호영 위원장은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국민대타협기구에서 합의가 되면 가장 좋고, 합의가 되지 않으면 않는 대로 입법권을 가진 국회가 어떤 결정을 하겠다는 그런 설정"이라며 대타협기구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도 입법 추진할 것을 예고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12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공무원 연금 개혁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공무원노조는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노조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히 대화하면서 올바른 공무원 연금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12일 기자는 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조 조민영 전북본부장을 만났다. 그는 "기간을 정하지 말고, 다수의 의견도 들어보고 정부가 주장하는 것들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우려가 현실이 될 경우 강력한 총파업 등의 투쟁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민영 본부장은 또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전국 공무원노조 총회에 축전으로 보낸 메시지를 소개했다.

"공무원 여러분께서 더 큰 자긍심을 가지고 일하실 수 있도록 지위 향상과 근무 여건 개선에 노력하겠다."

이 메시지는 현재 휴짓조각이나 다름없다. 공무원노조는 법외노조로 노동 3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고, 퇴직금 없는 공무원들의 노후는 연금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위협받고 있다. 노조 활동으로 해직된 조합원은 130여 명에 이른다. 조민영 본부장은 2015년을 국민과 함께 소통하며 공감 받는 투쟁과 실천으로 노조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지우겠다고 다짐했다.

"합의 없이 공무원연금 개악하면 총파업도 불사"

- 공무원노조도 국민대타협기구에 합류하는 것을 결정했다. 국민대타협기구에 대해 평가한다면?
"노조에서 합류하기에 앞서 국민대타협기구는 몇 가지 조건을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20명의 위원 협의제로 가는 것이 아니라, 합의가 된 것만 수용하고 결정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의견이 충돌할 수밖에 없고, 지속성을 가질 수 없다. 기간을 정하지 말고, 다수의 의견도 들어보고, 정부가 주장하는 것들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 주호영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의장이 라디오에서 한 발언이 신경 쓰일 것 같다.
"주호영 의장의 말은 그동안 새누리당의 한결같은 입장이라고 본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강화하는 쪽으로 정부 정책이 반영됐으면 좋겠다. 국민대타협기구가 굳이 합의가 안 되더라도 입법 발의는 공적연금이 강화되는 쪽으로 발의 된다면 수용할 수 있다. 단지 재정추계 문제만 강조하면서 개악을 한다면 대응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 당과 정부, 청와대가 이 부분을 감안하고 공무원연금에 대해서 신중하게 판단해줬으면 좋겠다."

- 개악에 대비한 투쟁, 분위기는 어떤가?
"연금 투쟁은 공무원들의 노후 생존권과 관련한 중요한 문제다. 지난 2004년 공무원특별법 제정을 막기 위한 총파업이 있었다. 공무원연금이 개악된다면 10년 전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이번 투쟁은 민주노총 공무원노조만 하는 것이 아니다. 공무원 제 단체가 참여하는 총파업도 결의가 되고 있고, 그런 부분들을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다."

조민영 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조 전북본부장
 조민영 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조 전북본부장
ⓒ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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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신뢰 바닥, 지역에서부터 연대 투쟁 만들겠다"

- 박근혜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박근혜 대통령은)지난해에도 사학연금과 군인연금이 재정 적자가 크니 개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작년부터 개악이 진행됐다고 볼 수 있는데, 올해 마무리하겠다는 의미로 들렸다. 젊은 시절 저축하고, 일하는 것은 당연하다. 열심히 일하고 퇴직 이후 노령층에 들어가면 그 삶을 보장해주는 것이 행복 추구권을 보장하는 복지국가다. 복지국가라는 의미로 추진해야 한다. 그런 부분은 신경 쓰지 않고, 재정이 부족하니 개혁을 해야겠다고 하는 것은 후퇴를 의미한다. 국민연금도 개선이 필요한데, 이렇게 가면 국민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공무원연금 모두 하향 조정될 것이다.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다."

- 이번에 새로 선출된 한상균 민주노총 총연맹 위원장도 상반기 투쟁 의제 중심에 공무원연금 문제를 뒀다. 어떻게 평가하나?
"한상균 위원장은 쌍용차 정리해고 투쟁에서 가장 열심히 하신 분이기도 하다. 옥쇄파업 당시 우리도 평택공장에 연대 방문했고, 그것 때문에 20여 명의 조합원이 징계를 받았다. 강한 투쟁을 지속적으로 하신 분이고, 공약 사항도 있기에 민주노총이 큰 힘을 실어줄 것이라 믿는다. 우리도 투쟁을 열심히 하면서 지역에서부터 민주노총과 시민단체들을 모아 범국민기구도 만들고, 지역사회에서 홍보와 투쟁을 적극적으로 할 예정이다."

- 올해 공무원노조가 풀어야 할 중요한 문제 중 하나가 법외노조 문제라고 생각한다. 법외노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 전국공무원노조 총회에 축하 전보를 보낸 바 있다. 당시에는 공무원 사기 양양과 공무원들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선 후 공무원노조의 합법노조 전환을 의제로 노동부와 협의가 진행됐다. 설립 신고만 내면 바로 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까지 법외노조 상태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신뢰는 바닥이라고 보면 된다. 앞으로는 정부가 어떤 조건을 갖추고 신청하라고 해도 신뢰받을 수 없을 것이다."

"AI, 구제역 등 방역 과정에서 공무원들의 안전 신경 써야"

새누리당 전북도당 앞 1인 시위. 공무원노조 전북본부는 2015년에도 공무원연금 개악에 맞서 강한 투쟁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새누리당 전북도당 앞 1인 시위. 공무원노조 전북본부는 2015년에도 공무원연금 개악에 맞서 강한 투쟁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 공무원노조 전북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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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외노조와 공무원연금 문제 말고 노조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의제가 무엇인가?
"우선 전국적으로 130여 명의 해직자가 있다. 전북은 1명이 있다. 노조 활동을 정당하게 하다가 해직된 분들이 빨리 복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해직자 복직 문제는 국회 차원에서 약 160여 명의 의원 서명을 받아 추진 중에 있다. 그리고 대학생 자녀 학자금 지원 문제 등 조합원 복지 문제와 인사에 있어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하는 등 공직 사회 개혁 문제도 신경 쓸 것이다. 그동안 신문 강제 구독 거부 및 적십자 회비 일방적 납부 문제에 있어서 어느 정도 개선을 이뤄냈다. 무엇보다 재난이 발생할 당시 공무원들이 앞장서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는데, 이에 대한 보상과 처우에 문제가 많다. 이 부분에 대한 개선도 신경을 쓸 예정이다."

- 전북은 지난해 초 AI사태가 있었고, 구제역이 발생하면 큰 타격을 입는다. 이런 재난이 발생할 경우 공무원들이 비상근무 등 많은 고생을 하고 있다.
"그렇다. AI와 구제역 말고도 산불 등 재난이 발생하면 공무원들이 신속하게 투입되는 것은 맞다. 그런데 처우개선 없이 일방적으로 비상 근무만 강조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지난해에도 지적했고, 어느 정도 개선이 됐다. 구제역 등에 있어 자율적 방역 활동에 대한 지자체의 고민도 중요하다. 공무원들에게 방역을 무조건 맡기는 것이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 방역 활동도 중요하다."

- 끝으로 2015년 포부를 말해 달라.
"조합원이 요구하는 사업을 잘 반영해 펼치는 것은 중요한 활동이다. 오는 2월까지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더불어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투쟁을 열심히 하면서 복지 문제와 처우 개선 문제도 해당 중앙 부처와 지자체를 상대로 협의하며 해결할 생각이다. 또 지역 현안 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 지난해에는 버스 문제가 있었다면 올해는 비정규직 문제도 중요한 노동 사안이다. 공무원노조도 적극 연대하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인터넷대안언론 참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공무원연금, #공무원노조 전북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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