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반장들의 생활1 / 그림. 하인경(진주중앙고등학교 2)
 반장들의 생활1 / 그림. 하인경(진주중앙고등학교 2)
ⓒ 청소년문화공동체 필통

관련사진보기


반장들의 생활2 / 그림. 하인경(진주중앙고등학교 2)
 반장들의 생활2 / 그림. 하인경(진주중앙고등학교 2)
ⓒ 청소년문화공동체 필통

관련사진보기


청소시간, 자습시간, 수학여행 등 수많은 학급 활동에 나서서 반 학생들을 통솔하고, 사서 고생하는 학생들이 있다. 바로 반장들이다. 우선 반장은 학급의 모든 일에 반을 대표하고, 반의 의견을 수렴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요즘 들어 많은 학생이 소위 말해 반장이 '꿀'이라고 표현하기까지 한다. 별로 힘든 점도 없는 것 같고, 대학을 준비할 때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장이 정말 '꿀'일까? 자세한 내용을 직접 듣기 위해 진주 중앙고 2학년 반장들을 대상으로 전체 설문조사를 해 보았다.
 
Q1. 반장을 하게 된 이유?
대학 입학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가 나올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반장들 모두 경험에 초점을 두었다. 가장 큰 이유는 반 학생들과 좀 더 친해지기 위해서, 리더십을 기르기 위해서라는 대답했다.

많은 학생이 "쟤는 스펙 때문에 반장을 하나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기 마련인데, 실제로 반장들은 스펙 때문이라면 힘든 반장을 하지도 않았다고 말한다. 물론 몇몇 반장들은 그런 학생들도 있겠지만, 대다수 반장은 경험을 쌓고 반 학생들과 친해지고 싶다는 순수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이야기했다. 

Q2. 반장을 하면서 후회했던 적?

'선생님에게 꾸중을 들을 때'라고 말한 반장들이 가장 많았다. 반장은 아무래도 반을 대표하는 학생이다 보니, 사소한 실수를 해도 "그러고도 반장이야?"라는 꾸중을 듣는다. 반 학생들한테도 마찬가지다. 항상 반장이라는 이유로 "반장이 그것도 못하냐?"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어야 한다. 물론 반장이 견뎌내야 할 일들이지만, 반장도 사람인지라 그런 말들이 자신들을 너무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Q3. 반장을 하면서 힘든 점?

물론 모두가 답을 알고 있겠지만, 가장 많은 대답은 '반 학생들이 자신의 말에 잘 따르지 않을 때'이다. 청소시간, 몇몇 학생들은 주위 마트로 군것질하러 가고,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다른 반에 놀러 가고, 반장과 얼마 안 되는 학생들이 모여 청소를 마무리하기 마련이다. 그렇다 보니 반이 깨끗할 리 없고, 반장은 또 선생님께 혼이 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자습시간, 특히 지도 선생님이 없는 자습시간에는 더욱 힘들다고 한다.

시끄러운 학생에게 "조용히 해줘!"라고 말하면 "네가 뭔데"라는 쌀쌀맞은 대답이 날아오기 마련이다. 반에 덩치가 있는 학생이라도 있으면, 조용히 하라고 할 수도 없고 반장은 참 난감하다. 그렇다고 놔두면 선생님이 와서 반장을 또 꾸지람한다.

또한, 반장들은 사소한 일 하나에도 반 학생들을 전부 챙겨 하는 것도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특히 설문지나 신청서를 모아야 하는 날이면 반장들은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다. 잃어버리는 학생에게는 다시 신청서를 갖다 줘야 하고, 신청서 개수와 인원을 비교해보며 계속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Q4. 다시 반장선거로 돌아간다면, 선생님과 반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

만장일치로 "반장을 또 한다"고 뜻밖에 대답을 했다. 이유도 만장일치였다. 많이 힘들지만 반 학생들과 친해지고, 왠지 모를 뿌듯함도 많다고 한다. 그러면서 반 학생들이 조금만 선생님과 자신들의 말에 잘 따라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수업시간, 청소시간, 자습시간 반 전체가 함께하는 시간에는 개인보다 반을 생각해서 행동해줬으면 좋겠다고 한다.

선생님들에게도 반장도 사람인지라 실수나 잘못을 했을 때 너무 심하게 야단치지는 말아 달라고 이야기한다. 그들의 고충을 듣다 보면 항상 책임을 전가 당하는 힘든 반장들의 일상이 조금씩 이해가 된다.

많은 학생이 떠들어 대는 자습시간, 서로 미루고 하기 싫어하는 청소시간, 신경 쓰지 않고 버리는 각종 신청서. 그 가운데서 홀로 고군분투하며 꿋꿋이 자신이 할 일을 다 해내는 반장들. 이제는 우리도 반장에게 삐딱하게만 행동하지 말고, 반장이 힘들어 보일 때면 격려 한마디 그리고 선생님에게 호되게 깨지는 날이면 위로 한마디 건넬 수 있는 반 친구들이 되었으면 한다.

[취재/이동규(진주중앙고등학교 2)기자]

덧붙이는 글 | 경남 진주 청소년신문 필통의 기사입니다.



태그:#필통, #반장, #스펙
댓글

지역청소년들에게 건강하고 건전한 공동체문화의 장을 열어 줌으로써 그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와 공간, 그리고 경험을 제공하는 지역 청소년들과 관심 있는 시민들이 모인 비영리 법인 단체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