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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매장 안에서 알바노조 조합원들이 "맥도날드의 대표상품은, 해피밀이 아니라 해고밀이다"고 말했다.
▲ 피켓을 들고 맥도날드 매장 안으로 들어간 알바노조 조합원들 맥도날드 매장 안에서 알바노조 조합원들이 "맥도날드의 대표상품은, 해피밀이 아니라 해고밀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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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의 대표 상품, 해피밀이 아니라 '해고밀'을 판매하는 맥도날드를 규탄합니다. 해고밀은 팔지 마시고 알바들의 정당한 관리를 지켜주십시오. 알바도 사람입니다. 맥도날드에서 근무하는 모든 분들 파이팅!"

아르바이트노동조합(알바노조) 구교현 위원장을 비롯한 조합원들과, 부천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맥도날드 역곡점(경기 부천)을 방문했다. 최근 맥도날드 내부 꺾기를 고발한 알바노동자이자 알바노조 조합원인 이가현씨를 계약만료를 이유로 해고한 사건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함께 맥도날드 매장을 방문한 조합원들은 '맥도날드 주력상품은 해피밀이 아니라 해고밀'이라고 써진 고깔모자와 '동료들이 노조 활동을 불편해한다고? 점장이 불편한 거겠지!'라고 써진 피켓을 들고 있었다.

구두로 해고 통보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

알바노조는 지난 3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알바노동자를 상대로 해고 이유에 대한 인터넷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123명이 응답했고, 그 중 이유를 모르는 채 해고라고 통보받았던 사람이 40명(32.5%)였다. 회사, 가게 사정이 어려워서 해고된 비율(31명, 25.2%)보다 높았다. 그 다음으로 알바들은 '일을 못한다'(25명, 20.3%)는 이유로 해고되었다. 

사장이 말한 해고 이유가 정당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5.3%가 전혀 정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유를 모르고 해고를 통보받은 사람 중 85%는 '해고 이유가 전혀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해고 통보 또한 서면이 아닌 구두 통보인 경우가 50%가 넘었다. 사장이 구두로 통보하거나(27.6%), 사장이 아닌 관리자가 구두 통보했다.(24.4%) 사장으로부터 문자, 카톡 등의 메시지로 통보받은(13%) 등 메시지로 통보받은 경우도 20%가 넘었다. 응답자 중 단 1명만이 내용증명(서면)으로 통보받았다.

알바상담소 최진혁 노무사는 "해고사유를 알리지 않거나 구두, 카톡, 문자로 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반된다"며 "근기법에는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만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고의 형식을 피하게 위해서 자진퇴사를 강요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또한 해고에 해당하고 부당해고가 된다"고 말했다.

알바노조는 20일 맥도날드 역곡점 앞에서 함두로 잘린 알바들의 성토대회를 열고 부당하게 잘린 알바들의 이야기를 고발했다.
▲ 함부로 잘린 알바들의 성토대회 알바노조는 20일 맥도날드 역곡점 앞에서 함두로 잘린 알바들의 성토대회를 열고 부당하게 잘린 알바들의 이야기를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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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 할거면 나가라'는 황당한 해고 통보

피씨방에서 알바한 김아무개씨는 지난 11월 2일 해고를 당했다. 매니저는 "매장 싱크대가 주말마다 막히니 그것을 뚫는 값을 주말 알바의 급여에서 공제하겠다"고 했고 "싱크대에서 설거지를 제외한 일을 하면 자르겠다"고 이야기했다. 김씨는 이에 대해 "알바생에게 부담하는 게 정당하다고 생각하냐"고 물었고, 매니저는 "자기에게 '개기는' 것이냐"며 "이런 식이면 일 못 시키니 나가라"고 말했다.

매니저는 그 와중에도 계약한 3개월을 채우지 못했으니 임금은 두 달 뒤에나 주겠다고 했고, 지금 당장 다갈 수 없다 하니 그것은 '네 사정'이라는 말을 하며 나가라고 말했다. 김 씨가 두 달 반 동안 한 피씨방 알바는 '단칼'에 끝이 났다.

15살부터 10년 넘게 알바를 해왔다는 임아무개씨는 그동안 해고당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는 2년 전 순댓국밥 집에서 알바할 때, 사장의 말에 몇 차례 말대꾸를 하자 어느 날 갑자기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며 해고되었다. 임씨는 "당시 4대보험이 되어 있었는데 실업급여를 위해 알아보니 임씨의 해고사유에는 '정서불안'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알바노조 "'세계 1위' 맥도날드를 파헤치겠다!"

맥도날드 역곡점에서 크루로 일한 알바노동자 이가현씨는 지난 9월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며 해고통지를 받았다. 표면상 이유는 "동료들이 노동조합 활동을 불편해한다"는 것이었다. 이씨는 올해 5월, 맥도날드 신촌점 앞에서 맥도날드가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근무표를 조작하고, 조기조퇴를 시키는 등의 불법행위를 일삼았음을 고발했다.(관련기사 : '세계 1위' 맥도날드의 '꺾기'를 아시나요)

계약 만료일 이틀 전 근무표 조정을 하면서 근무시간을 늘이기로 한 터여서 점장의 해고를 납득할 수 없었다. 점장은 다시 알바 지원서를 넣어보라고 했고 그 다음 날, 점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씨는 "채용하지 않겠다"는 답을 들었다.(관련기사 : "내일부터 나오지 마"... 난 왜 맥도날드서 잘렸나)

알바노조는 20일 맥도날드 역곡점 앞에서 '함부로 잘린 알바들의 성토대회' 기자회견을 마치고 매장을 방문했다. 한국맥도날드 본사에서 나온 직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공식적으로 홍보팀으로 요청오지 않은 인터뷰에는 응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알바노조의 기자회견 후, 한국맥도날드는 입장서를 내서 해고가 아니라 계약 만료라고 주장했다.
▲ 맥도날드의 입장서 알바노조의 기자회견 후, 한국맥도날드는 입장서를 내서 해고가 아니라 계약 만료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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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추후 기자들에게 배포한 입장서를 통해 "부당해고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해당 크루는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퇴직한 것임을 알려드린다. 회사는 국내 노동 관련 법규 및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 또한 직원들의 개인적인 신념과 정치적인 참여 활동을 존중하며, 이 같은 개인의 신념이나 활동들은 채용 여부에서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알바노조 구교현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제연대를 통해서 맥도날드 규탄하는 행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구 위원장은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크루들의 제보를 받아서 맥도날드의 불법행위를 지속적으로 고발하겠다"며 "매장을 직접 방문해서 맥도날드의 꺾기 등의 불법 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캠페인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 글쓴이 강서희님은 알바노조 홍보팀장입니다.
* 제보 받습니다. 알바노조는 맥도날드 등 다양한 알바 현장에서 일하면서 불법, 부당행위에 대한 사례를 제보받고 있습니다.(http://www.alba.or.kr 02-3144-0935)



태그:#알바, #맥도날드, #해고, #알바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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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알바노동자들의 권리 확보를 위해 2013년 7월 25일 설립신고를 내고 8월 6일 공식 출범했다.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인 시급 10,000원으로 인상, 근로기준법의 수준을 높이고 인권이 살아 숨 쉬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알바인권선언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http://www.alb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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