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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인 친구에게 생일빵하는 모습
 생일인 친구에게 생일빵하는 모습
ⓒ 청소년문화공동체 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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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축하해!' 누군가가 자신의 생일을 챙겨 준다면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곧 관심과 애정의 표현일 테니 말이다.

우리 청소년들은 생일을 어떻게 보내고 어떤 식으로 축하의 맘을 전할까? 친한 친구끼리 밥을 먹기도 하고 케이크와 함께 조촐한 축하 세레머니를 하기도 한다. 또, 노래방이나 PC에 가서 친구들과 같이 놀곤 한다. 여학생들의 경우엔 특별하고 의미 있는 선물을 해 주며 서로의 우정을 쌓아가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생일 축하 문화를 자주 보게 된다. 바로 '생일빵'이란 것이다. 생일을 맞은 친구를 때리거나 가학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는 방식이나 표현방법은 다양할 수 있다. 그런데 때에 따라 장난이 심해져 축하받고 기분 좋아야 할 생일을 망치거나 생일을 맞은 사람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기도 한다.

실제로 '생일빵'은 몇 년 전부터 퍼지기 시작하여 요즘에는 생일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생일빵을 때리는 의도는 분명 장난이었을 수 있지만, 이 생일빵의 정도가 날이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생일빵은 생일선물을 주면서 "생일빵이다." 하며 장난으로 툭툭 치는 정도였다. 그러나 요즘에는 동전을 주고 엉덩이를 발로 걷어차거나, 전봇대에 묶어놓고 밀가루, 달걀 등을 던지기도 한다. 또, 복도에 눕혀 놓고 마구 밟는 등 비인간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생일빵'을 흔하게 목격할 수 있다. 심지어 최근 부산의 한 중학생은 생일빵을 당하다 장이 파열되는 등 중상을 입은 사례도 있다.

'생일에 장난으로 축하 삼아 때리는 건데 이게 무슨 폭력이야?'라는 생각은 청소년들 사이에 폭력을 무감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떤 이유에서든 사람이 사람을 때리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생일빵'이 당연시되고 하나의 청소년 문화처럼 여겨져서는 안 된다.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말이 있다. 단언컨대, 생일빵도 하나의 학교폭력이다. 생일이라는 이유로 폭력을 마구 휘두르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이 점을 확실히 하자.

우리가 학교라는 공간에서 배워야 할 가장 소중한 것은 영어 수학 같은 과목들의 지식보다 나만큼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이다. 그것은 잘생긴 친구이건 못생긴 친구이건 공부 잘하는 선배든 공부 못하는 선배든 말 잘하는 친구든 어눌한 친구든 잘사는 후배든 가난한 후배든 그 친구들의 처지와 환경이 어떠하든 사람 그 자체로 존중해 주고 배려해 주는 것이 아닐까? 

'생일빵'이란 것이 재미와 장난의 도를 넘어서는 순간 그것은 곧 학교폭력이고 친구의 인격에 상처를 주는 것임을 잊지 말자. 생일은 좋은 기억이 자꾸 떠오르는 행복한 날로 만들어 갔으면 한다.

[노동헌(진주기계공업고등학교 2), 최영환(중앙고등학교 2) 기자]

덧붙이는 글 | 경남 진주 청소년신문 필통의 기사입니다.



태그:#필통, #생일빵, #생일,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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