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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녹색연합은 도시형 에너지 자립마을을 만들기 위한 '태양지공 프로젝트'와 '마을 절전소 운동'을 2010년부터 시작했습니다. 태양지공(太陽之功) 프로젝트는 마을어린이도서관과 대전충남녹색연합, 한국가스공사충청지역본부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중국 진나라의 손강과 차윤이 눈빛과 반딧불에 비춰 글을 읽었다는 '형설지공(螢雪之功)'에서 차용, 태양빛으로 미래세대 어린이들이 책을 읽게하는 중장기 환경프로젝트입니다.

절전소는 '내가 아낀 전기는 곧 다른 사람이 쓸 전기'라는 의미로 '절전+발전소'를 합친 단어입니다. 에너지 자립을 위한 절전소 운동에는 대전지역 약 130가구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지역에서 대안에너지 운동을 주도하는 마을 에너지 활동가 7명과 함께 8월 18일부터 23일까지 5박6일 일정으로 일본 간사이 지역 일대의 대안에너지 운동 현황을 살펴보고 왔습니다. 그 이야기를 전합니다. - 기자 주 

오사카와 교토 지역은 일본에서도 여름철에 가장 더운 지역이라고 한다. 연수 시작일부터 3일간 에너지 연수단을 싣고 견학 장소를 안내하던 버스를 뒤로하고 우리는 이날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문을 열고 외부로 나오면 찜질방에 들어선 것처럼 '훅~'하는 열기가 불어왔다. 일행을 이끄셨던 후지나가 선생님은 아침마다 드신다는 '멸치 비타민' 덕분인지 늘 선두에 서서 힘차게 걸어 다니셨는데, 그 앞에서 덥고 힘들다는 소리를 하기가 차마 부끄러웠다. 정상범위를 넘어서는 엄청난 건강함을 가진 후지나가 선생님에게 연신 감탄하며 연수단은 교토그린펀드로 향했다.

교토그린펀드 외부모습. 연수단은 빌딩 지하로 이동해 교육을 받았다.
▲ 교토그린펀드 전경 교토그린펀드 외부모습. 연수단은 빌딩 지하로 이동해 교육을 받았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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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그린펀드는 도쿄 거리에 있는 한 빌딩이었다. 우리는 먼저 교토 시민발전소의 오니시 게이코 교토 그린펀드 사무국장을 만났다. 지하 작은 교육실에서 서로 짧은 소개를 마친 후 그린펀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교토그린펀드의 해님발전소를 설명한 오니시 국장(왼). 유태연 통역가가 말을 전하고 있다(오).
▲ 교토그린펀드 안내 교토그린펀드의 해님발전소를 설명한 오니시 국장(왼). 유태연 통역가가 말을 전하고 있다(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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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힘으로 아이들에게 태양빛을 선물하는 '해님 발전소'

교토 그린펀드는 자연에너지 보급과 에너지 절약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0년도에 설립되었다. 이 단체는 시민이 참가하는 시민발전소 즉, '해님 발전소'의 설치와 관련 학습을 하고 있다. 시민 발전소 운동을 확장하기 위한 해님프로젝트는 회원들이 내는 회비 일부와 기부금이 포함된 해님기금, 발전소 설치 프로젝트 기관별 기금, 설치 단체 자부담금으로 구성되어 진행된다.

해님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공동발전소가 될 수 있는 단체는 공공, 친환경, 재해 시 피난처가 될 수 있는 장소여야 한다. 발전소가 되기 위해서는 아주 체계적인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우선 설치할 만한 단체를 물색하고 설치에 적합한 장소인지 조사를 받는다.

어느 정도 예산이 소요될지, 시설 담당자는 누가 될 것인지 등을 정한 뒤 시설 관계자들(시설장과 교사들)을 교육하고 설치를 위한 기금을 조성하는 작업도 공동으로 실시한다. 시설 내에 발전소 설치가 완료되면 시설과 그린펀드가 함께 점등식을 진행한다.

해님 발전소가 설치된 곳은 이후 그린펀드와 함께 지속적으로 발전시설을 관리하면서 발전수익의 일부를 그린펀드에 일정기간 기부한다. 이렇게 모아진 해님기금은 시설 내 어린이 환경교육에 사용된다.

해님발전소 설립 직후 '점등식'의 모습.
▲ 해님발전소 행사 모습 해님발전소 설립 직후 '점등식'의 모습.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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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아이들이 함께한 해님발전소 점등식 모습. 태양광발전기로 발생한 첫 불빛을 이용해 작은 전구를 밝히고 있다.
▲ 해님발전소 행사 모습 유치원 아이들이 함께한 해님발전소 점등식 모습. 태양광발전기로 발생한 첫 불빛을 이용해 작은 전구를 밝히고 있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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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해님발전소에서는 다양한 테마를 가지고 환경교육을 하는데, 축제 때는 음식그릇 만들기, 빗물저장탱크를 이용한 텃밭 관리와 음료수병 씻기, 그린커튼 만들기, 친환경 농산물로 음식만들기, 환경보호에 대한 내용을 복화술 연극으로 전달하기, 에너지 절약 게임판 만들어 놀기 등의 놀이를 한다. 특히 '절전 수비대'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자연스레 '절전은 멋진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주는 프로그램이 인상적이었다.

일조량이 높은 날은 코끼리까지, 적은날은 쥐 까지 가는 해님발전소의 발전량 표지판. 아이들이 해님발전소를 이해하기 쉽도록 만든 재미있는 장치이다.
▲ 해님발전소 발전량 표지판 일조량이 높은 날은 코끼리까지, 적은날은 쥐 까지 가는 해님발전소의 발전량 표지판. 아이들이 해님발전소를 이해하기 쉽도록 만든 재미있는 장치이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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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님발전소가 설치되어 있는 교토 공동발전소  ‘자연유치원’. 어린이 대상 환경교육을 제공 하고 있다. 지붕에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어 있다.
▲ 공동발전소 해님발전소가 설치되어 있는 교토 공동발전소 ‘자연유치원’. 어린이 대상 환경교육을 제공 하고 있다. 지붕에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어 있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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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단은 교토 그린펀드 교육을 받고 해님프로젝트 시설 단체인 '자연유치원'으로 이동했다. 시민발전소 관계자 오오세끼 나카로 연구원은 유치원 환경교육에 대한 내용을 들려줬다.

일상생활 속 사소한 습관들이 불필요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며, 이는 결국 지구 온난화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었다. 유치원 환경교육 속에는 지구 온난화 등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 방법이 담겨 있었다.

오오세끼 나카로 공동발전소 연구원이 환경 교육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공동발전소의 환경교육 오오세끼 나카로 공동발전소 연구원이 환경 교육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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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단은 아이들에게 실제로 제공되는 교육을 직접 체험해 보기도 했다. 유치원 체험자들과 함께 절전 관련 게임판을 만들어 보는 활동이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친환경, 반환경적 행동을 나열하여 배치하는 게임이었는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일'은 친환경적이니 게임판의 말을 앞으로 이동하고 '아빠가 출근할 때 매일 차를 가지고 다닌다'는 친환경이 아니니 뒤로 이동하는 형식이다.

스스로 만든 게임판으로 놀이를 하고, 무엇보다 게임판을 만드는 과정부터 어린이들을 참여하게 하여 어떤 일이 친환경적이고, 어떤 일이 반환경적인지를 스스로 고민해 보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일방적 전달 보다는 즐기면서 배우는 소통형 교육이어서 효과가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가자들이 만든 교육자료. 한걸음, 두걸음 이동하는 지도 형식이다.
▲ 직접 만드는 환경 놀이판 참가자들이 만든 교육자료. 한걸음, 두걸음 이동하는 지도 형식이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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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단은 일본 워크샵 참가자들과 함께 조별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 직접 만드는 환경 놀이판 연수단은 일본 워크샵 참가자들과 함께 조별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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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을 맡으셨던 시민발전소 오오세끼 연구원은 이 시간이 한국, 일본 두 나라 안에 이런 활동가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이런 일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에너지 재생과 절전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미래세대가 에너지를 대하는 기본자세를 바꾸어 나가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기에 필수적이다. 환경교육과 실천의 중요성을 체험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일본에너지연수단은 자연유치원을 방문한 일본 시민들과 에너지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 한·일 에너지 활동가가 함께 만든 환경 놀이판 일본에너지연수단은 자연유치원을 방문한 일본 시민들과 에너지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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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을 쓴 한혜진 기자는 마을어린이도서관협의회 대표입니다.



태그:#대전충남녹색연합, #일본에너지연수, #한국가스공사충청지역본부, #대안에너지운동, #마을에너지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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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녹색연합은 1997년도에 창립하여 대전 충남지역의 환경을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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