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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전 '윤일병 사망사건' 재판이 열린 경기도 용인시 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가해 병사들이 피고인 석에 앉아 있다.
▲ 고개숙인 '윤일병 사망사건' 가해 병사들 지난 16일 오전 '윤일병 사망사건' 재판이 열린 경기도 용인시 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가해 병사들이 피고인 석에 앉아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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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26일 오후 10시 10분]

28사단 집단구타 사망사건 가해자들에 대한 6차 공판이 26일 오후 1시 경기도 용인시 육군 제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렸다.

이날 공판에는 사건이 벌어진 의무대 입실환자로, 피해자 윤아무개 일병에게 가해졌던 대부분의 가혹행위와 구타를 목격했던 핵심 목격자 김아무개(21, 조기전역)씨도 증인으로 참석했다. 야구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쓴 채 증인 선서를 마친 김씨는 영상진술실로 가서 증언을 이어갔다.

가해자들, "이건 살인죄"라며 입막음 시도

증인 심문에서 김씨는 "가해자들이 끊임없이 윤 일병을 폭행했으며, 특히 사망 사건이 발생한 4월 6일의 2주전부터는 폭행의 강도가 한층 더 높아졌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또 "(폭행과 가혹행위를 주도한) 이아무개 병장이 윤 일병을 때리다가 지치면, 다른 가해자들에게 폭행을 하도록 시켰다"면서 "저렇게 맞다가는 언제라도 무슨 일이 생겨도 생길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건 직후 가해자들이 돌아가면서 자신에게 "이거 (알려지면) 살인죄예요, 살려주세요"라며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내용도 증언했다.

특히 김씨는 가해자들이 사건발생 사흘 전부터는 윤 일병이 식당에 가는 것도 막았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윤 일병이 (사망사건 직전) 사흘동안 라면이나 냉동식품을 먹는 것을 봤을 뿐, 식사를 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사건 내용에 대해 법정에서 진술을 하지 않으려 했다는 군 당국의 설명과 다른 정황도 나왔다.

김씨는 사건 직후 윤 일병의 장례식에 참석해 유가족들을 만나 사건을 설명하겠다고 부대 관계자에게 말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고 밝혔다. 28사단 보통군사법원에서 진행된 공판에 출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자신의 신분도 밝히지 않은 군인이 단 한 차례 전화해서, '재판에 출석하겠느냐, 출석거부를 해도 상관없다'는 요지로 이야기를 해 출석하지 않았다"고 설명한 것.

이날 공판에서는 윤 일병의 아버지 윤아무개(63)씨의 피해자 진술도 있었다.

윤씨는 "의학에 무지한 유족들이지만 한 눈에 봐도 맞아 죽은 것이 명백해 보이는데, 병원에 나와 있던 부대관계자가 '(윤 일병이) 냉동식품 취식 중에 속이 안 좋다며 머리를 흔들다 소변을 봤었고 호흡이 멈추었다'고 설명했다"면서 "혹시 구타에 의해 쓰러진 것인가 물었는데도 부대관계자들은 그렇지 않다면서 강력히 부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씨는 "분명히 맞아 죽은 것이라고 확신하고 구타에 의한 살인을 검토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지만, 헌병대에서는 살인죄로 기소했다가 인정되지 않으면 가해자들이 무죄로 풀려날 수도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피고인들을 상해치사로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윤씨는 "언제부터 군대가 나라를 지키기 위한 곳이 아닌 제 몸을 지켜야만 하는 곳이 되었는지? 또한 대한민국 군대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군대인지, 군 조직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군대인지?"라는 말로 진술을 마쳤다.

몸수색 항의하는 군인권센터 소장 등 한때 감치

이날 재판 도중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감치명령을 받는 일도 벌어졌다.

법정 밖에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몸수색에 항의하며 소란이 일자, 재판부는 임 소장을 법정 안으로 불러 이유에 대해 물었고 그는 "몸수색과 휴대전화 전원버튼을 끄라는 것은 규정에 나와있지 않은 요구"라고 항의했다.

재판부는 재판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 임 소장에 대해 감치명령을 내렸다. 판사의 감치 명령에 또 다른 시민 한아무개(여)씨가 항의하자 한씨에게도 감치명령이 떨어졌다.

재판부는 이어 법정소란 혐의로 임 소장과 한씨에게 각각 100만 원의 과태료를 선고하고 두 사람을 석방했다.


태그:#윤 일병, #28사단 구타사망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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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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