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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유니온과 감정노동전국네트워크,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4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르바이트 청년 감정노동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청년유니온과 감정노동전국네트워크,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4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르바이트 청년 감정노동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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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할아버지 손님이 오셨어요. 그런데 그 할아버지가 뽀뽀를 해달라는 거예요. '왜 그러시냐'고 물었더니 '니가 내 딸 같다'며 '뽀뽀를 해달라'는 거예요."(26세, 류아무개씨)

"사장은 확실히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하죠. 저 보고 딸 나이라서 예쁘다고 해놓고 작업을 걸었어요.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어요."(25세, 김아무개씨)

'알바생' 4명 중 3명... 성적·언어 등 폭력에 노출

청년유니온과 감정노동전국네트워크,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서 아르바이트 청년 감정노동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편의점·패스트푸드·커피전문점 등 서비스 업종에서 일하는 만 15세에서 29세 22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조사 대상 4명 중 3명이 고객으로부터 폭언·신체적 위협·성희롱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인격무시 발언이 50.7%, 욕설 등 폭언이 39.6%, 성희롱·신체접촉이 15.6%를 차지했다. 고객의 폭력에 아르바이트생이 쉽게 노출돼 있음을 알 수 있는 수치다.

또 조사 결과, 아르바이트생들이 이같은 피해를 입어도 대응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전체의 62.8%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고객을 피하거나 전화를 끊을 수 없다'고 답했다. '고객의 무리한 서비스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다'고 답한 이들도 26.3%를 차지했다. 또 응답자의 85.4%가 '일하면서 기분과 관계없이 항상 웃거나 즐거운 표정을 지어야 했다'고 답했다.

아르바이트생의 충분한 휴식도 보장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속기간 중 휴가를 사용해본 경험이 없다'고 답한 이들은 전체의 76%, '근무시간 대부분을 서 있는 자세로 일한다'고 답한 이들은 80.4%를 차지했다. '근무시간 중 휴식시간이 전혀 없다'고 답한 이들도 33.3%, '몸이 아픈데도 출근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이들은 64.4%였다.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된 청년들"

만15~29세의 22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다. 조사 대상 4명 중 3명이 고객으로부터 폭언, 신체적 위협, 성희롱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15~29세의 22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다. 조사 대상 4명 중 3명이 고객으로부터 폭언, 신체적 위협, 성희롱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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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이유로 청년들은 숱한 폭력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라며 "이 모든 것을 웃는 얼굴로 견뎌내야 한다, 폭력으로부터 스스로 지킬 권한과 수단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이같은 스트레스는 청년들을 극심한 감정 소진 상태로 내몬다"라며 "이는 자존감 저하와 우울증, 자기 공격성 등의 증상으로 발현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언제까지 '손님은 왕'이라는 폭력에 청년들을 방치할 것이냐"라면서 "청년들의 노동 실태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노동부 등 관계 당국의 대책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온 류아무개(26)씨는 "집에 가면 모두가 귀한 자식이듯, 나도 집에서는 귀한 자식"이라며 "말도 안 되는 대접 받았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현실이 너무 속상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류씨는 "과연 앞에 있는 알바가 당신들의 자녀이고 가족이라고 해도 이렇게 할까"라면서 "'손님만 왕'인 문화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서로 존중해주는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장하나 의원은 "감정노동은 아르바이트생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구제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노·사·정이 함께 모여 적극적으로 바꿔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태그:#청년 유니온, #아르바이트, #감정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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