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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복씨는 체육관과 팽목항에서 유일하게 두 명의 실종자를 기다리고 있다. 동생 권재근씨와 조카 권혁규군은 세월호가 침몰한 4월 16일 이후, 아직까지 찬 바다 속에 머물고 있다. 재근씨 가족 네 명 중 여섯 살의 막내딸 권지연양만 세월호에서 살아나왔다. 재근씨의 아내 한윤지씨는 4월 23일 차갑게 식은 몸으로 돌아왔다. 체육관에 있는 권씨의 잠자리 옆에 동생과 조카가 담긴 그림이 놓여 있다.
▲ 잠자리 옆에 놓여있는 동생·조카 그림 권오복씨는 체육관과 팽목항에서 유일하게 두 명의 실종자를 기다리고 있다. 동생 권재근씨와 조카 권혁규군은 세월호가 침몰한 4월 16일 이후, 아직까지 찬 바다 속에 머물고 있다. 재근씨 가족 네 명 중 여섯 살의 막내딸 권지연양만 세월호에서 살아나왔다. 재근씨의 아내 한윤지씨는 4월 23일 차갑게 식은 몸으로 돌아왔다. 체육관에 있는 권씨의 잠자리 옆에 동생과 조카가 담긴 그림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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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8시 진도군실내체육관. 식사를 마친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 권오복씨가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내일 모레가 추석이니까 자원봉사자들도 집에 가 쉬어야지."

추석연휴가 시작된 이날 체육관과 팽목항의 자원봉사자 대부분이 철수했다. 연휴에도 남아 있겠다는 봉사자들을 실종자 가족들이 죄다 집에 보낸 것. 권씨는 연휴를 앞둔 며칠 전부터 "(우리가) 라면이라도 끓여먹을 테니 추석연휴엔 집에 가봐"라며 자원봉사자의 등을 떠밀었다.

권씨가 설거지를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이날 세 끼 식사 모두 설거지를 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6일 오후 7시 체육관 안에서 <오마이뉴스>와 이야기를 나눈 권씨가 웃으며 말했다.

"설거지 그 정도 하는 건 일도 아니야. 두 명 정도만 있으면 충분히 하겠더라고."

권오복씨는 진도군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서 유일하게 두 명의 실종자를 기다리고 있다. 동생 권재근씨와 조카 권혁규군은 세월호가 침몰한 4월 16일 이후, 아직까지 찬 바다 속에 머물고 있다. 체육관에 머물고 있는 권씨가 매일 오후 5시 팽목항에서 진행되는 '수색 작업 브리핑'을 듣기 위해 6일 오후 4시 30분 승합차에 올랐다.
▲ '수색 작업 브리핑' 팽목항으로 출발 권오복씨는 진도군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서 유일하게 두 명의 실종자를 기다리고 있다. 동생 권재근씨와 조카 권혁규군은 세월호가 침몰한 4월 16일 이후, 아직까지 찬 바다 속에 머물고 있다. 체육관에 머물고 있는 권씨가 매일 오후 5시 팽목항에서 진행되는 '수색 작업 브리핑'을 듣기 위해 6일 오후 4시 30분 승합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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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아니었으면 온 가족 모였을 텐데...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권씨는 체육관과 팽목항에서 유일하게 두 명의 실종자를 기다리고 있다. 동생 권재근씨와 조카 권혁규군은 세월호가 침몰한 4월 16일 이후, 아직까지 찬 바다 속에 머물고 있다. 동생 재근씨 가족 네 명 중 여섯 살의 막내딸 권지연양만 세월호에서 살아나왔다. 재근씨의 아내 한윤지씨는 4월 23일 차갑게 식은 몸으로 돌아왔다.

"재근이와는 형제 중에서도 특별히 자주 만나는 사이였지. 명절이면 온 가족이 모였을 거야. 음식도 해 먹고, 술도 한잔 하고.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어딨어."

권씨에게 이번 추석은 좀처럼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진도군청 등에서 합동차례상을 차려준다는 것도 거절했다.

"추석이 돼도 달라질 건 없어. 찾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 외엔 어느 것도 신경쓰지 않을 거야. 아직 동생이랑 조카가 물 속에 있는데 추석이라고 차례를 지내겠어, 성묘를 가겠어."

권씨는 가족 네 명 중 유일하게 살아돌아온 지연양의 근황도 전했다.

"막내동생하고 누님이 잘 키우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지금도 심리치료를 받고 있고, 계속 받아야지. 한국 나이로 여섯 살이지만 생일이 12월이라 사실 네다섯 살이나 다름 없거든. 그걸 생각하면 참…. 굳건히 커 나가도록 도와야지."

권씨는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된 정치권의 지지부진한 상황을 두고는 쓴소리를 했지만 특별법과 관련해서는 "아직 (가족을) 찾지도 못했는데 (특별법까진) 신경쓰지 못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위(서울)에 있는 유가족들이 잘 해줘야지"라는 말을 남겼다.

반대로 이날 문제가 된 일간베스트 회원들의 유가족을 조롱하는 행태(관련기사 : 일베, 세월호 단식농성장 주변서 '피자파티'까지)에는 매우 강한 표현을 써가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어버이연합 등에서 했던 비상식적 행동까지 거론하며 "정말 나쁜 사람들"이라고 혀를 찼다.

"일베고, 어버이연합이고 정말 나쁜 사람들이야. 어버이는 무슨 어버이. 가족 잃고 단식하며 진실을 밝혀달라는 사람들 앞에서 치킨 먹고, 짜장면 시켜먹고…. 그런 놈의 어버이가 어딨어."

권오복씨는 진도군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서 유일하게 두 명의 실종자를 기다리고 있다. 동생 권재근씨와 조카 권혁규군은 세월호가 침몰한 4월 16일 이후, 아직까지 찬 바다 속에 머물고 있다. 6일 권오복씨가 체육관의 물리치료실에서 안마를 받고 있다. 활동을 많이 하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은 몸 곳곳의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 안마 받는 실종자 가족 권오복씨는 진도군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서 유일하게 두 명의 실종자를 기다리고 있다. 동생 권재근씨와 조카 권혁규군은 세월호가 침몰한 4월 16일 이후, 아직까지 찬 바다 속에 머물고 있다. 6일 권오복씨가 체육관의 물리치료실에서 안마를 받고 있다. 활동을 많이 하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은 몸 곳곳의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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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세월호, #실종자, #권오복, #추석, #일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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