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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를지 국립공원 들어가는 길목에는 큰 강이 흐른다.
 테를지 국립공원 들어가는 길목에는 큰 강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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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를지 국립공원 내 게르캠핑장 전경
 테를지 국립공원 내 게르캠핑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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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최종 행선지는 테를지 국립공원 내 게르 캠핑장이다. 바다가 없고 물을 접하기 어려운 몽골에서 사람들은 큰 강이 있는 곳을 선호한단다. 몽골에서는 또한 산을 보기가 쉽지 않은데 테를지 국립공원은 산과 강도 있고,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푸른 초원과 선명한 대비를 이루어 장관을 연출하기에 현지인들도 오고 싶어 하는 곳이다.

몽골 유목민의 전통 가옥 게르
 몽골 유목민의 전통 가옥 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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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 내부 모습.  정중앙에 화로가 있다.
 게르 내부 모습. 정중앙에 화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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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유목민의 전통 가옥 게르는 원형의 천막 안 가운데 화로가 있고 주변은 침실이 배치되어 있다. 천막은 양털로 만들어져 있어 불만 지피면 밤에도 따뜻함을 유지할 수 있다. 

말 타고 바람 타고 달리는 초원

캠핑장 주변 푸른 초원을 둘러오는 승마 체험 코스, 우리는 약 1시간 30분 정도 말을 탔다.
 캠핑장 주변 푸른 초원을 둘러오는 승마 체험 코스, 우리는 약 1시간 30분 정도 말을 탔다.
ⓒ 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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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 왔는데 말을 타지 않을 수 없다. 전 세계를 평정했던 몽고 제국의 영광에는 말이 함께 있었다. 바람을 가르며 초원을 내달리는 기쁨을 누리고 기마민족의 기상을 만끽하고자 하는 설렘으로 말에 올랐다.

말 타는 사람들이 초보라는 점도 있지만, 주로 승마체험에 쓰이는 말들은 노쇠해서 웬만하면 달리기를 꺼린단다. 속도는 많이 내지 않았지만, 그래도 햇볕을 맞으며 바람을 맞으며 말 등위에서 들판을 멀리 바라보니 가슴이 뻥 뚫린다.

해가 저무는 게르 캠핑장.  하늘에 떠 있는 하얀 달이 장엄한 주변 산세와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해가 저무는 게르 캠핑장. 하늘에 떠 있는 하얀 달이 장엄한 주변 산세와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 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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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를지 국립공원은 세계 3대 별 관측지로 꼽힌다. 별이 잘 보이려면 주변에 불빛이 없어야 하는데, 몽골 자체가 불빛이 많지 않은 지역인 데다가 테를지 국립공원은 더더욱 그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세상 일이라는 게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놓아야 하는 모양이다. 오늘 밤이 바로 1년 중 가장 큰 달이 뜨는 때다.

'슈퍼문'을 보는 대신에 기대만큼의 많은 별은 마음으로 봐야 했다. 그렇다고 해도 한국의 밤하늘보다는 훨씬 많은 별을 보고, 이글거리는 화로 옆 침대로 잠을 청한다. 가이드 선생님 얘기로는 달이 없었다면 20배 가량 많은 별을 보았을 거란다. 언젠가 다시 찾아오라는 의미로 몽골의 밤하늘이 별을 감추어 둔 모양이다.

다시 날이 밝았다. 몽골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라마사원 방문이다. 우리가 방문할 라마사원은 '지혜의 문'이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단다. 우리나라 어머니들이 자식의 대학 합격을 위해 용하다는 곳을 찾아올라 기도를 하듯이, 몽골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자녀를 위해 혹은 지혜로운 기운을 받기 위해 방문하는 곳이란다.

요즘 몽골에서 최고 인기 그룹은 '티아라'지만...

산 중턱에 자리잡은 라마사원
 산 중턱에 자리잡은 라마사원
ⓒ 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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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는 한국의 인기가 좋다. 한류 드라마, K팝의 열기도 뜨겁고, 전반적으로 한국 사람들에 대해 호의적인 느낌이 있단다. 하긴 900년 전에 고통받은 것은 몽골인이 아니라 고려인이었으니깐. 요즘 몽골에서 최고 인기 그룹은 티아라인데, 작년 현지 콘서트에서는 2만 명의 관객이 순식간에 몰려 매진을 기록했단다.

라마사원을 향해 걸어 올라가는 길에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소녀가 "안녕하세요~"라며 먼저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외국어를 배우다 보면 그 언어를 쓰는 사람을 보면 왠지 한 마디 해보고 싶은 심리가 생기지 않는가.

"한국어 잘해요?"라고 물으니, "조금 해요"라는 답이 돌아온다. 들은 이야기도 있고 해서 티아라를 좋아하느냐고 물어보니 예상외의 답이 돌아온다. 티아라는 별로 안 좋아하고, 2NE1을 좋아한단다. 우리를 좋아해 주는 몽골, 기분 좋은 일이다. 그 호의가 계속될 수 있도록 한국 남성들, 과거 베트남이나 중국 동북3성에서 했던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지어다.

라마사원 법당 내부 모습
 라마사원 법당 내부 모습
ⓒ 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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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에 올랐다. 스님은 보이지 않고 법당 관리인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한 분이 있었다. 2불을 내라고 한다. 돈을 내자 법당문을 열어 준다. 이래도 되나 싶었지만, 사진을 찍지 말라는 문구도 없고 해서 한 컷정도 담아 본다. 오랜 시간 영험한 기운이 서린 곳이어서 그런지 법당 안은 굉장히 편안하다.

한 20분 정도 정좌를 하고 앉아 있었는데, 평소보다 훨씬 명상하기가 수월하다.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 편안함 속에서 복잡했던 머릿속이 상쾌하게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다. 20분 수행 한 사람에 대한 예우일까? 처음 들어갈 때는 무표정했던 관리인이 두 손 모아 합장하며 배웅 인사를 건넨다.

계속 이어집니다.

라마사원에서 내려다 본 풍경
 라마사원에서 내려다 본 풍경
ⓒ 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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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테를지, #게르, #승마, #라마사원,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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