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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벗 정봉주, 조국과 함께 토크 쇼
 나의 벗 정봉주, 조국과 함께 토크 쇼
ⓒ 안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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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국회의원의 출판기념회를 두고 선거법위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법안을 제출한 특정단체가 출판기념회에 낸 책값이 뇌물성격에 해당한다는 검찰 주장 때문이다. 그런데 19대 국회에서 유난히 국회의원의 출판기념회가 많은 이유가 뭘까?

이 물음에 명확히 답을 내리기란 쉽지 않지만, 얼마전 동료 의원들과 수다 차원의 토론끝에 결론이 내려 졌다. 출판기념회는 부자 여당의원들에게 현금 재산 증식 수단이고, 가난한 야당 의원들은 의정활동비 마련때문이라는 것이다. 갈수록 출판기념회가 빈번한 이유는 정치가 투명해지므로 출판기념회가 최고의 합법적인 자금모금 수단으로 인식되는 듯하다.

그래도 의원들 간에도 눈쌀을 찌푸리는 출판기념회의 형태가 있다.

첫째, 선거를 마치자 마자 여는 출판기념회이다. 가령 19대 개원 직후인 2012년 6월부터 그해 가을까지 수십 건의 출판기념회가 있었는데 시기적으로 촉박한 탓에 대개 자필이 아니라 대필인 경우가 많고, 대필인 경우는 출판기념회 경비가 두 배로 넘어 간다.

선거 직후 출판기념회를 열 정도로 바지런한 의원이라면, 필시 선거 직전에 출판기념회를 하였을 텐데 글쓰는 수필가가 직업이 아닌 이상 몇달 만에 출판기념회를 연다는 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기획사와 대필 작가에 맡길 경우 빠르면 2-3개월 만에 출판기념회가 가능하지만, 출판기념회를 위해 1억에 가까운 비용이 투자된다. 그러니 책값 대신 떡값을 거두기 위해 피감기관을 괴롭힐 뿐만 아니라 의원과 보좌진들의 그물같은 인맥이 총동원하는 무리한 출판기념회가 될 수밖에 없다.

둘째, 의원들 중 슈퍼 갑의 위치에 있는 예결위원장, 상임위원장, 상임위 간사 등이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는 경우이다. 만약 가을 예산 국회를 앞두고 총 400조에 이르는 국가 예산 심사를 총괄하는 예결위원장이 출판기념회를 연다면, 이를 외면할 장관이나 정부 산하 기관장이 있을까?

어느 예결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 10억 원의 현금이 들어 왔다는 '억 소리' 들리는 이유이다. 심지어 예결위원조차도 출판기념회를 연다해도 모르는 체 넘어갈 배짱 있는 산하기관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번에 출판기념회 책값이 법안 통과 뇌물 성격으로 검찰이 주장하는 어느 의원의 경우도 지난해 상임위원장 시절에 출판기념회를 했기 때문이다. 상임위원장이 출판기념회를 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보았기 때문에 난 같은 상임위원위 소속이면서도 가지 않았지만 뒤가 땡기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2시간에 걸친 북콘서트를 합창으로 마무리하며
 2시간에 걸친 북콘서트를 합창으로 마무리하며
ⓒ 안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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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매년 개최하는 출판기념회는 최악의 경우이다. 정치인의 출판기념회는 대개 전문서적이 아니라 자서전인데, 매년 자서전을 출간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뿐 아니라 참석자들도 조차도 속으로 빈정거릴 수밖에 없다. 만약 출판기념회를 선거법으로 규제한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횟수 제한 규정이 공감을 얻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좀 부끄럽지만 나 자신의 출판기념회를 고백하고자 한다. 지난 10년간 내리 삼선 국회의원을 하면서 난 두 번의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초선 4년째인 2007년 1월과 재선 4년째인 2011년 11월에 했는데 4년간의 의정활동에 대한 소회를 시민들과 스스로에게 정리하는 의미로 4년에 한 번이면 족했고, 3선 4년차인 내년 가을쯤에도 세 번째 출판기념회를 국회든 지역이든 한 번만 열 계획이다.

내년에 출간될  책 제목 역시 시민들과 친구들에게 드리는 <안민석의 세 번째 물향기 편지>가 될 것이다. 물론 이전의 책 제목은 <물향기 편지> 1, 2였다. 모든 글이 글재주가 별로 없는 내가 쓴 글이기에 문체가 투박하지만 오히려 시민들께서 읽어 보시고 더 정겹게 느낀다고 말씀 하실 때 가슴이 뿌듯하다.

두 번의 출판기념회를 하는 동안 기획사에 의뢰한 적도, 특히 대필은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다. 아니 대필 할 필요가 없는 나의 이야기를 매주 글로 남긴 글을 담은 책이다. 홈페이지에 게재된 4년간 원고를 취합하여 중학교 국어교사인 선배에게 오탈자 수정을 의뢰하고, 수정된 원고를 출판사를 운영하는 친구에게 넘기면 알아서 실비가격으로 소중한 책이 출간된다.

그야말로 4년간 나의 고민과 실천의 기억들이 담기고, 피땀이 절절이 베어있으며, 자식들과 친구들 그리고 시민들에게 전해드리고 싶은 메시지들을 담은 나와 이웃들의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나온다. 2012년 출간된 두 번째 <물향기 편지>는 무상급식 뒷 이야기, 반값 등록금 투쟁기 등 큰 담론이지만 누구가 관심있고 재미있게 읽는 우리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성공적인 북콘서트 공연을 다짐하며>
 <성공적인 북콘서트 공연을 다짐하며>
ⓒ 안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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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는 동료 정치인들이 덕담하다 보면 분위기가 그들만의 행사로 지루해지고, 지루하니까 행사가 끝나는 즈음에는 좌석이 썰렁하기 일쑤이다. 그런데 난 두 번의 출판기념회를 어느 정치인보다 참석자들이 함께 즐기는 행사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많이 들었다. 지난 두 번째 출판기념회에서 두 시간 동안 아무도 자리를 뜨지 않아서 매우 감사했다. 참석자들의 전언에 의하면 두 시간짜리 재미있는 공연을 보는 듯했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던 유명 인사 한 분은 '숱한 출판기념회를 다니면서 끝까지 남은 것이 처음'이라며 마지막 무대 멘트를 하셨다.

아예 정치인들의 인사말을 없앤 독특한 출판기념회이다. 당은 달라도 여야 간사를 하며 인간적으로 가까워진 대구 출신의 서상기 의원께서 멀리서 응원온 자신에게조차 마이크를 주지 않는다고 오랜기간 서운함을 표출할 정도였다. 정치인 출판기념회에 처음 참석하신다는 도올 김용옥 선생님께서는 15분 특강으로 좌중의 시선을 빨아 들였고, 감옥 가기 직전의 정봉주와 내 대학동기 조국 교수가 나와 무상급식, 반값 등록금 이슈를 주도한 이야기를 토크쇼로 할 때는 박수가 연달았다.

수원, 화성, 오산 세 분의 시장님들과 박자 음정 무시하며 안치환의 노래를 신나게 부르니 참석자들도 박수치며 노래를 함께 불렀다. 노래방에서조차 마이크 잡는 것을 꺼려하는 지독한 음치인 내가 시민극단과 함께 아바의 '댄싱 퀸'을 율동을 곁들여 불렀으니 얼마나 재미있었을까? 물론 떡값이 아니라 십시일반의 책값만으로도 넉넉한 행사를 치렀다.

 <정치인 출판기념회에 처음 참석하신 도올 선생님>
 <정치인 출판기념회에 처음 참석하신 도올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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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리 삼선 4년째인 내년 가을에도 재미있는 출판기념회를 열 것이다. 나를 아끼고사랑하는 벗들과 지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부족한 젊은 정치인을 채워주고 응원하는 행사를 마련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 

평소 글을 쓰지 않아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경험이 없는 여야 실세 의원님들께서 출판기념회 자체를 금지하겠다고 하는 것은 시류에 편승하는 것 처럼 들린다. 금지가 아닌 개선과 보완이 현실적이다. 떡값이 아닌 책값만 받고, 대필이아닌 자필로 쓴 4년만에 열릴 출판기념회, 유리처럼 투명하고 웃음과 박수가 넘치는 벗들과 함께 준비하는 북콘서트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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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안민석입니다. 제 꿈은 국민에게는 즐거움이 되고 자라나는 세대들에게는 삶의 모델이 되는 정치인이 되는 것입니다. 오마이에 글쓰기도 정치를 개혁하고 대한민국을 건강하게 만드는 지름길 중에 하나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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