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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국립질병통제센터(CDC) 홈페이지의 에볼라 바이러스 사진 갈무리.
 미국국립질병통제센터(CDC) 홈페이지의 에볼라 바이러스 사진 갈무리.
ⓒ C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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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바이러스로 목숨을 잃은 사망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6일 공식 집계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는 1711명, 이 가운데 사망자는 932명에 달한다. 서아프리카의 기니가 363명으로 가장 많고 시에라리온 286명, 라이베리아 282명 등이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7일에는 아프리카 최대 인구국 나이지리아에서 두 번째 에볼라 사망자가 발생했고,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에볼라 감염이 의심돼 격리 치료를 받던 40대 남성 환자가 숨졌다.

이처럼 에볼라 바이러스가 거침없이 확산되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레벨 1~6단계에서 최고 등급 경보를 발령했다. '레벨 1' 경보가 나온 것은 지난 2009년 신종플루 발생 이후 처음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톰 프리든 질병통제예방센터장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나이지리아로 확산되고 있고 잠재적으로 더 많은 사람이 감염될 우려가 있어 경보 단계를 최고로 올렸다"라면서 "모두가 총력을 다해 에볼라 바이러스를 차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밝혔다.

스페인도 라이베리아에서 선교 활동을 하다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자국 국적의 신부를 본국으로 귀환시켜 격리 치료를 하고 있다. 유럽에서 에볼라 감염자가 치료를 받는 것도 처음이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한 서아프리카 사태는 최악이다. 라이베리아는 이미 90일간의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더구나 우기까지 겹치면서 말라리아·장티푸스 등 다른 질병까지 확산될 우려가 커졌다.

실험 단계의 에볼라 '신약' 놓고 국제적 논란

이런 가운데 서아프리카에서 구호 활동을 하다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환자 2명이 아직 개발 단계에 있는 에볼라 치료제 '지맵'을 투여받은 후 상태가 급속히 호전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히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

왜냐하면 에볼라 사망자가 발생한 나이지리아에서 지맵 공급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은 아직 사람에 대한 임상 실험을 거치지 않아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실험용 에볼라 치료제를 서아프리카로 보내는 것은 아직 이르다"라면서 "치료제가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아직 정보가 많이 부족하다"라고 밝혔다.

미국인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조지아주 에모리 대학병원의 제이 바키 박사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환자의) 경과를 자주 관찰하고 만약 이상이 생기면 대처하는 것이 전부"라며 "아직 놀랄 만한 일은 없었다"라고 신약 투여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에볼라 바이러스는 아직 확실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WHO는 에볼라 치료를 위해 아직 실험 단계인 치료제의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윤리위원회를 다음 주 소집할 예정이다.

마리 폴 키에니 WHO 사무차장은 "우리는 어떠한 백신이나 치료제도 없이 높은 치사율을 가진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한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다"라면서 "과연 어디까지 책임을 질 수 있는지 의료 윤리학자들에게 새로운 자문을 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1976년 에볼라 바이러스를 공동 발견한 영국의 피터 피옷 박사는 <월스트리트 저널> 기고문에서 "만약 서방 국가에서 에볼라가 퍼졌다면 치료제가 실험 단계에 있더라도 사용했을 것"이라면서 신약 투여를 주장했다.


태그:#에볼라 바이러스, #지맵, #서아프리카, #버락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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