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광주정신展(아래 광주정신전)'에 전시될 홍성담 작가의 <세월오월>을 두고 6일 광주시가 "전시를 불허할 것"이라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출입금지'라는 나무판자를 문앞에 두고 굳게 닫혀있는 홍 작가의 사무실.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광주정신展(아래 광주정신전)'에 전시될 홍성담 작가의 <세월오월>을 두고 6일 광주시가 "전시를 불허할 것"이라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출입금지'라는 나무판자를 문앞에 두고 굳게 닫혀있는 홍 작가의 사무실.
ⓒ 소중한

관련사진보기


작업실은 굳게 닫혀 있었고, 문틈엔 '출입금지'라 적힌 나무 판자가 놓여 있었다.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광주정신展(아래 광주정신전)'에 전시될 홍성담 작가의 <세월오월>을 두고 6일 광주시가 "전시를 불허할 것"이라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광주시는 작품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표현하는 등 정치적 표현을 문제삼고 있지만 홍 작가는 "예술가로서 가장 비참한 것이 자기검열"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특히 광주시가 광주비엔날레의 담당 큐레이터를 해촉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여 "예술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허수아비 대통령' 표현에 광주시 난색

8일 전시를 앞두고 있는 <세월오월> 중 광주시가 문제 삼은 부분.
 8일 전시를 앞두고 있는 <세월오월> 중 광주시가 문제 삼은 부분.
ⓒ 소중한

관련사진보기


이날 광주시가 난색을 표한 홍 작가의 <세월오월>은 8일 광주시립미술관에서 개막하는 광주정신전에 전시될 가로 10.5m, 세로 2.5m의 대형 걸개그림이다. 홍 작가는 바다에서 세월호를 끌어 올리는 5·18민중항쟁 시민군과 주먹밥 어머니를 그려 넣어 독재정권의 폭력과 세월호 참사가 다르지 않다는 점, '광주 정신'이 세월호 희생자를 치유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광주시가 문제삼은 건 작품 중 박근혜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표현한 부분이다. 군복을 입고 선글라스를 쓴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조종하는 작품 속의 '허수아비 박 대통령'은 세월호를 들어올리고 있는 시민군을 향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밖에도 작품에는 '로봇 물고기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강을 헤엄치는 모습, 시민군에게 짓밟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과 낙마한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단체로 군복을 입은 보수단체 등의 모습도 담겨 있다. 홍씨는 광주비엔날레의 담당 큐레이터와 자신과 함께 작업을 한 작가들과 논의를 해 이러한 내용을 작품에 담았다.

홍 작가는 이날 오전 작업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광주시 고위 공무원들이 '김기춘 실장을 빼라, 이건희 삼성 회장을 빼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계급장과 선글라스를 떼라'는 등의 이해할 수 없는 요구를 했다"며 "작가에게 이래라저래라 지시하는 공무원의 행태를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예술가로서 가장 비참한 게 자기검열인데 그런 비참한 마음을 겪으면서 그렸다"며 "큐레이터와 작업을 상의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광주시에서 대책회의까지 열어 수정을 요구하는 것은 압력을 넘어 작가와의 관계를 갑을 관계로 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시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전시를 불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출장 중인 윤장현 광주시장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에 정치적 성향의 그림이 걸리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나아가 오형국 광주시 행정부시장은 담당 큐레이터 해촉을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에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시장이 "지금은 책임을 거론할 때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혀 해촉 요구는 철회된 상황이다.

이날 오후 6시께 <세월오월>의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광주 동구 메이홀 4층을 찾았으나 홍 화백을 만날 수 없었다. 이날 오전까지 공개했던 작업실에도 들어갈 수 없었고, 홍 화백과의 통화도 수차례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홍 화백과 함께 이번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 작가는 메이홀에서 기자와 만나 "오늘(6일) 광주시가 작품을 문제삼으면서 이곳저곳 엄청나게 많은 연락을 받고 있다"며 "현재(오후 6시께)는 작가 측과 광주비엔날레 큐레이터 측과 논의 중이기 때문에 당분간 언론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광주시가 작품 전시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비엔날레, 광주시립미술관, 홍 작가 측은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태그:#홍성담, #세월호, #광주비엔날레, #광주시, #박근혜 대통령
댓글3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