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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우 경북교육감
 이영우 경북교육감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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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직선제가 돈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이라는 일부 견해가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직선제는 민주주의의 기본이고 민주주의는 선거로부터 출발하는 것입니다. 교육감 직선제를 함으로써 교육을 국민에게 홍보하는 효과가 있고 국민은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는 것입니다. 자신들이 불리하다고해서 선거제도를 고치거나 임명제를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이영우 경북교육감은 선거는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며 일부 보수단체와 보수 정치인의 교육감 임명제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오히려 선거를 통해 교육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진보 교육감이 다수 당선된 것도 국민의 뜻이라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또 지난해 역사왜곡 논란이 된 일부 한국사 교과서와 관련해 국정교과서로 되돌리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대했다. 다양한 의견이 표출된 교과서를 통해 수업하고 토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한 잣대로만 가르치라는 것은 세계적인 흐름의 추세와도 맞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교조 전임자 복귀에 대해서도 교육부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방적인 법적 잣대로 면직시키라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일이라며 차분하게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교조 교사들도 조퇴투쟁 등 집단적 행동 대신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해주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보수교육감' 이영우 "진보교육감 많이 당선시킨 것도 국민의 뜻"

교육을 학교의 울타리에서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관심과 사랑으로 지역과 학부모와 많은 지자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 교육감은 한류 드라마의 열풍을 예로 들었다. 처음에는 주부들만 좋아하는 드라마였지만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니 수준도 높아지고 수출까지 이어져 한류문화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교육도 모든 국민이 관심과 사랑을 준다면 학교울타리를 벗어나 모두가 공감하는 교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우 교육감은 작은학교 가꾸기 사업과 1군 1우수고 육성정책을 시행해 농촌지역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학력 향상과 인성교육을 양대 축으로 하는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데 역점을 두고 경북교육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특히 대학졸업장보다 대우받는 기술인을 육성하기 위해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육성으로 학생과 학부모가 만족하는 교육을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경북교육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영우 교육감은 '명품 경북교육'을 완성하고 경북교육의 발전계획 수립을 위해 '경북교육발전기획단'을 발족했다며 앞으로 3개월간 선거공약 실현방안과 교육청 이전을 통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며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영우 경북교육감.
 이영우 경북교육감.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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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 교육감과의 일문일답이다.

-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3선 교육감이 되셨다.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나보고 3선 교육감이라고 하는데 5년 동안에 선거 3번 치렀다. 처음에는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됐고 그 다음에 정상적으로 4년 교육감직을 수행했다. 3선 교육감이라고 하면 좀 억울한 측면도 있다. 그동안 작은학교 가꾸기 사업과 1군 1우수고 육성으로 학생들의 학력을 향상시키는 데 노력했다. 앞으로는 학력과 인성을 겸비한 미래인재 육성에 교육 목표를 두고 교직원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데도 주력하겠다."

- 이번 선거에서 다른 지역과 달리 보수교육감으로 당선되면서 진보교육감이 있는 교육청과의 교육방향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진보 성향 교육감들은 입시고통 해소와 공교육 정상화, 학생안전 및 건강권 보장, 교육비리 척결을 핵심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되셨다. 자사고 폐지와 고교 평준화, 무상급식 실시 등의 공약도 내걸었다. 이런 부분들이 저와 몇 가지 생각이 다른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공감하는 내용이다. 모든 교육감들은 보수나 진보의 이념을 떠나 오직 교육의 본질만 생각하고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 진보교육감이 다수가 당선되니까 일부 보수단체나 보수 정치인들 사이에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직선제는 돈이 많이 들고 교육감에 대해서는 임명제를 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선거로부터 출발하는 것이고 민주주의에 대한 비용이라 생각한다. 이걸 가지고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결코 맞지 않다. 교육감 직선제를 함으로써 교육을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효과가 크다. 모든 국민이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교육감 직선제이다. 선거에서 자신들이 희망하는 쪽으로 안 되고 불리하다고 해서 선거제도를 고치거나 임명제로 하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진보교육감을 많이 당선시킨 것도 국민의 뜻이다."

- 지난해 역사적으로 편향된 한국사 교과서 문제가 논란이 되고 일부 학교에서는 교과서 채택 문제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되돌려야 한다는 일부 주장도 있다.
"바른 역사관을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국정교과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에 대해 저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들의 72%가 현 검인정 체제가 바람직하다고 대답했다. 나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역사를 일관된 사관만 가르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다양한 의견이 교과서마다 표출되고 이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쳐 토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정교과서로 되돌린다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과서가 바뀌고 흔들릴 수 있다. 지금 다시 국정교과서로 되돌린다는 것은 교육감 선거를 직선제에서 임명제로 가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갈등과 혼란만 가져올 뿐이다. 검인정 교과서는 세계적인 추세이다."

"전교조 상황 안타까워... 현명하게 해결되었으면"

이영우 경북교육감.
 이영우 경북교육감.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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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명품! 경북교육'을 강조하셨다. 어떤 내용이고 성과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우리 경북교육청은 과 단위로 움직인다.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거나 추진하기 위해서는 과 단위에서 현장에 있는 선생님과 학부모와 함께 충분히 토론을 거친 후 추진을 한다. 그래야 실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전국체전과 소년체전에서 경북의 성적이 상위권이다. 경북의 교육장들이 23명인데 이들에게 책임을 맡겼기 때문에 우수한 성적을 올린 것이다. 교육도 학교장 책임제로 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 전시행정이라고 하는데 기업의 경우에도 부서별로 맡기니까 더 잘한다."

-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공교육 혁신에 대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서 아무리 말해도 결국은 교실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아무리 똑똑한 교사라도 선생 1명과 학생 30명을 비교하면 학생 30명의 생각이 더 우수하다. 이것을 집단지성이라 하는데 토론과 대화, 질문을 통한 수업으로 창의력이 생기고 그런 활동 속에서 교육도 바뀌는 것이다. 이것이 혁신의 기본이다.

다음으로 학생들이 공부만 매달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체험학습과 동아리활동을 통해 폭넓은 인성을 기르도록 하겠다. 교육혁신은 먼데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하고 있는 교육을 어디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 이제까지 한 것을 버리고 전혀 새로운 것을 할 수는 없다."

- 경북 교육의 장점은 무엇인가?
"경북의 최대 장점은 자연환경, 인문환경, 산학협력 교육인프라 조성으로 '특색있는 교육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계고를 마이스터고 및 특성화고로 전환하고 국내기업체 및 외부기관, 대학 등과 공동으로 취업-학업 병행과정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농산어촌 명품고, 전원학교, 작은학교 가꾸기, 1군 1우수고 등 다양한 학교를 육성하고 있다."

- 경북교육의 혁신 사례를 든다면?
"작은 학교를 전원학교로 지정해 지원하는데 안동의 와룡초등학교를 예로 들고 싶다. 안동이라는 지역의 특성을 살려 학생들에게 사자소학을 가르치고 암송대회를 하는 수업을 하고 있다. 안동의 양반정신을 이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이다. 또 오후에는 초등학교가 주민들의 학교가 된다. 교실 한쪽에서는 표구를 하고 한쪽에서는 서예를 가르친다. 스포츠댄스를 가르치기도 한다. 학교가 학생과 주민이 함께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학력과 인성의 조화를 기른다. 이것이 혁신학교의 참모습이라 생각한다."

- 전교조가 비 합법화 되면서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이제까지 전교조 지도부와 지속적인 대화를 해왔다.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들을 그대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법외노조가 되면서 전임자 복귀 등 갈등이 되고 있다. 전교조가 법원의 판단으로 합법적인 지위를 잃게 된 상황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부득이하게 관련법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교육부가 시일이 걸리더라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한다. 사람을 면직조치 하는 게 참 못할 짓이다. 내쫓기면서 가만히 있을 사람이 어디 있겠나? 전교조 교사들에게도 조퇴투쟁 등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자제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교육가족들이 걱정하는 만큼 현명하게 해결되었으면 한다. 경북교육청도 이런 견지에서 노력하겠다."

- 학교비정규직에 대한 개선도 있었지만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많다. 비정규직 처우개선에 대한 방안을 말해 달라.
"학교회계직 고용안정을 위해 교육감 직고용 조례를 제정해 채용, 복무에 대한 관리와 전보규정을 준비하고 있다. 처우개선을 위해 월급제를 시행하고 장기근무가산금은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교통보조비와 명절휴가비 등 처우개선 수당을 지급해 사기진작을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호봉문제와 보수문제는 국가예산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 우리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

- 마지막으로 경북교육을 사랑하는 도민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교육을 학교의 울타리에서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지역과 학부모와 자치단체가 함께 관심과 사랑을 가져야 한다. 교육감 직선제가 지속되어야 한다고 한 것은 관심과 사랑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드라마를 예로 들고 싶다. 국민들이 드라마를 좋아하고 사랑하고 시청률이 높아지니까 드라마 수준도 높아지고 해외에 수출까지 한다. 그래서 한류문화를 일으키고 경제발전에까지 도움을 준다. 교육도 학부모와 모든 사람이 관심과 사랑을 준다면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모두가 행복해지는 교육이 될 것이다."


태그:#이영우, #경북교육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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