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안양시는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지만 공사 현장엔 레미콘 차량이 들락거리며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안양시는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지만 공사 현장엔 레미콘 차량이 들락거리며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 이민선

관련사진보기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중앙시장에 있는 (주)비와이씨 안양 비스타 오피스텔 신축공사장 주변 도로와 건물 벽이 갈라지는 등 안전문제가 발생하자, 안양시가 지난 25일부로 공사를 중지하라는 명령을 공문으로 건설사에 전달했다. (관련 기사 : 안양 신축공사장 인근 주민들 "땅 꺼질까" 불안)

하지만, 건설사는 이를 무시한 채 하루 종일 공사를 진행했고, 안양시도 이를 허락해서, 봐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을 안양시 담당자로부터 전달받고 실제로 공사를 중지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자가 현장을 방문한 시간은 25일 오후 3시께다. 하지만 현장은 공사가 한창이었다. 쿵쿵 거리는 소음이 들렸고. 레미콘 차량이 들락거리고 있어,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음을 한눈에 보아도 알 수 있었다.

무슨 공사를 진행하는지, 공사 현장 상황이 어떤지 확인하기 위해 기자가 현장에 들어가겠다고 하자 공사 관계자는 '사유지라서 들여보낼 수 없다'고 강경한 어조로 거부했다. 또한, 공사 중지 명령을 받았느냐는 질문을 비롯, 갖가지 질문에 일체의 답변을 거부했다.

회사 측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기자와 함께 현장에 있던 건설안전 전문가 원용의씨는 "회사가 나서서 현장을 공개 하고 상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기자도) 현장에 못 들어가게 한다는 것은 이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원씨는 건축시공기술사와 건설 안전 기술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고, 안양시 재건축 안전점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문제가 된 건설현장이 있는 안양 가(안양 1.3.4.5.9동)선거구 기초의원(새누리당)에 당선됐다.

한편, '현장에 와보니 공사를 하고 있다, 공사 중지 명령을 한 것이 맞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안양시 건축과 담당 팀장은 "중지 명령한 것은 맞다, 이미 진행 중인 것만 마무리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답변했다. 공사를 하겠다는 회사 측의 요청을 사실상 허락했다는 답변이었다.

공사 현장 주변 주민들 말에 따르면 '쿵쿵' 거리며 공사를 하는 소리가 오후 5시 이후까지 들렸다고 한다.

"공정별 세부 보수 계획서 주민들한테 제출해야"

금이 간 건물 바닥과 건물 벽
 금이 간 건물 바닥과 건물 벽
ⓒ 이민선

관련사진보기


공사 현장 주변 상황은 심각하다. 도로와 건물에 금이 가는 등 균열이 심하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상황은 나빠지고 있어, 주민들은 이러다가 갑자기 땅이 푹 꺼지는 게 아니냐며 불안해 하고 있다.

(주)비와이씨 안양 비스타 오피스텔 신축공사는 지하 4층 지상 20층 규모로, 대지면적 6223㎡에 건축면적 3465㎡에 달하는 대형 건물 신축 공사다. 지난 2013년에 공사를 시작 2016년 3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건, 터파기 공사를 시작한 올 봄 부터다. 이때부터 서서히 도로가 갈라지기 시작했고 공사장 주변 건물 벽에 실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지난 10일을 전후로 균열이 눈에 띄게 심해졌다고 한다.

토목 안전업계 관계자는 터파기 공사로 인한 주변지역 지반 침하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지난 21일 오후,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안전 계측 분야에서 20년간 일을 한 A씨에게 균열이 생긴 도로와 건물 사진을 SNS(카카오톡)로 전송한 후 전화 통화를 했다. A씨는 "공사를 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부등침하가 일어난 것 같다"며 지반 침하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부등침하는 건축물이 수평에 어긋나 불균등하게 내려앉는 현상을 말한다. A씨는 "땅을 팔 때 주변지역 지반 침하를 막을 수 있는 흙벽 구조물 등을 설치하면서 공사를 단계별로 진행하지 않고, 급하게 진행할 시에 일어날 수 있다"고 부등침하의 예상 원인을 설명했다.

건설안전 전문가 원용의씨는 안점문제가 심각하다며 건설사가 세부 보수 계획서를 제출한 이후에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원씨는 "가스가 가장 위험하다, 지반이 침하되면 가스연결 부위에서 가스 유출이 일어날 수 있고, 인화성 물질이 닿으면 폭발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가스 안전을 강조하며 "균열이 일어난 곳에 물이 들어가면 침하가 더 진행될 수도 있다, 우선 균열 부위를 보수해야 하고, 각 공정별 세부 보수 계획서를 주민들한테 제출한 이후에 공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안양시는 (주)비와이씨 안양 비스타 오피스텔 신축공사장 주변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24일 시 소속 안전점검 자문위원 2명을 현장에 보내 안전성을 검토하게 했다.

자문위원들은 주변 건축물 침하 및 균열이 발생,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하여 안전사고를 예방해야 하고, 갈라진 틈으로 빗물 등이 유입되지 않도록 긴급조치를 실시하여 추가적인 손상·변형을 억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안양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주)비와이씨 안양 비스타 오피스텔 신축공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