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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23일 오후 7시 18분]

이건호 국민은행장 쪽과 사외이사진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이 행장의 반대에도 사외이사들이 한국 아이비엠(IBM)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23일 오전 9시 국민은행 이사회는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날 이사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께까지 약 6시간이 넘도록 이어졌다.

이사진들은 한국IBM이 시장에서 독점적 이윤추구를 한다고 주장했다. 이사회에 따르면 현재 매달 사용료 26억 원에서 계약기간 만료후 89억 원으로 인상되는 한국IBM과의 기존 계약 내용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한 위법이라는 것이다.

이사회에 따르면 IBM은 국민은행이 수차례 요청하는 OIO(Open Infrastructure Offering)계약 연장 조건에 대해 아직까지도 응답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측은 "IT본부의 분석 결과, 입찰에 응할 것으로 예상한 국내 유닉스 사업자들이 사업지연시 자신들이 부담할 지체상금, 사업추진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응찰을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여러 정황을 검토한 결과 한국IBM 및 IBM의 가격정책이 독점이윤 추구를 위해 사회적 후생(최대 생산과 최대 고용)을 가로막는 시장폐혜를 일으킨 것이라는 게 이사회 측 주장이다.

국민은행은 이사회 갈등으로 유닉스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사실상 중단돼 내년 7월 이후에도 기존 IBM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건호 국민은행장 "반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건호 국민은행장
 이건호 국민은행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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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이사회를 마치고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김중웅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은 공정거래위원회에 한국IBM을 제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김 의장은 "갈등이 곧 해결될 것"이라며 "한국IBM의 시장형태를 공정위에서 조사하다보면 (이번 주전산시스템 교체 문제의) 진실이 밝혀지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IBM이 향후 입찰과정에서 제외될 것 같다는 질문에는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고 말을 아껴야 한다"며 "이번 제소로 한국IBM의 태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이사회가 유닉스 전산시스템으로 교체 결정을 한 것에 대해 정당성을 갖게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희복 사외이사도 기자들과 만나 "한국IBM이 필수시설을 가졌다고 해서 국민은행과 한국IT시장을 흔드는 것에 대해 공정위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며 "이사회에서 충분히 토론해서 결정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 행장과 강병기 상임감사위원이 반대하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말하고 싶지 않다"며 대답을 피했다.

한편 이 행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한국IBM을 제소키로한 결정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상황에서 한국IBM을 제소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태그:#국민은행, #이건호, #한국IBM, #국민은행 사외이사, #국민은행 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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