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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사무국장.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사무국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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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총선과 대선에 이어 이번 6·4 지방선거에서도 보수의 단단함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세월호 참사라는 초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인천과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회생했다.

선거 막바지 새누리당의 '박근혜 마케팅'이 성공한 이유, 그럼에도 여당 도전자들을 물리치고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최문순 강원지사의 승리 원동력은 뭘까. 여론 분석 전문가인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사무국장(정치학 박사)과 함께 이번 지방선거를 복기해 봤다.

정 사무국장은 17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 재선에 성공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단체장들이 선보인 '새로운 선거전략'의 등장에 주목했다. 과거 야권이 구사했던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의 세 결집형 전략에서 벗어나 중도층을 끌어당기는 '조용한 선거'를 치렀고 좋은 성적표를 받은 건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박원순·안희정의 '조용한 선거', 의미 있는 실험"

정 사무국장은 "박 시장이나 안 지사의 경우 기존의 진영론에 기초한 네거티브 전략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략을 들고 나왔다"며 "상대와 싸우지 않고 지방정부를 운영할 자신의 역량을 강조했다. 이념적 논쟁도 하지 않았다. 또 시종일관 낮은 자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조용한 선거라고 하든 뭐라고 이름을 붙이든 철저하게 중간층을 끌어당기는 전략이었다"면서 "굉장히 의미 있는 실험이었고 또 결과적으로 성공하면서 그동안 야권이 가지고 있었던 경직된 선거 캠페인론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 사무국장은 야권의 새로운 실험이 성공한 이유로 중도층의 성격 변화를 꼽았다. 그는 "과거의 중도층은 정치 무관심층이었다면 지금의 중도층은 정치적 판단이 없는 게 아니라 탈이념적이고 실용적인 자기 판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이런 중도층에게는 네거티브 전략이나 전선이 확연히 갈리는 이념 이슈는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 사무국장은 "자기반성, 자기개혁 메시지에 기본을 둬야 중도층에 신뢰감을 줄 수 있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빼고 상대를 공격하는 전략은 이미 시효가 끝났다. 앞으로 정치 불신이 해소되지 않은 이상 통하기 어려운 전략"이라고 말했다.

2012년 대선과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두드러진 세대별 투표 대결 양상에 대해서 정 사무국장은 "2030세대는 진보, 5060세대는 보수로 계속 갈릴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야 모두 취약한 세대에 대한 대안 마련이 절실한 만큼 세대별 균열 양상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사무국장은 "야당도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5060세대의 표를 끌어와야 한고 여당으로서는 2030세대를 끌어안지 않고는 미래가 없다"며 "이 세대별 대결 구도를 깨려면 여야 모두 변해야 하는 데 그런 노력 속에서 새 정치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7·30 재보선에서 연장전을 치르게 된 여야 모두 불안 요소를 안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 사무국장은 "여권이 아직 박 대통령에 대해 기대를 거두지 않고 있는 중도층을 안정적 지지기반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중도층이 박근혜 정부에 책임을 물을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며 "이들을 붙잡으려면 통합적 어젠다를 내놓아야 한다. 지방선거 때도 그렇게 약속했지만 선거 이후 모습이 달라진 점은 여당 입장에서 우려할만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을 향해서도 혁신을 주문했다. 정 사무국장은 "야당이 불신 받는 이유는 당내 갈등조차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는 모습 때문"이라며 "당내 의사결정 구조가 마비되면서 주요 정책결정과 후보 선택을 조사에 맡기는 '외주 민주주의'라는 기형적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정치연합은 상대를 겨냥한 심판론을 제기하면서도 스스로 혁신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다"며 "정치 불신 시대에 유권자들은 혁신하는 모습에 반응한다"고 강조했다.

"명료했던 새누리당, 어정쩡했던 새정치연합"

"유권자 입장에서 봤을 때 새누리당의 박근혜 마케팅에 대한 야당의 대응 논리는 보이지 않았다."
 "유권자 입장에서 봤을 때 새누리당의 박근혜 마케팅에 대한 야당의 대응 논리는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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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세월호 참사가 미친 영향을 빼놓고 평가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이번 선거는 두 번 정도의 굴곡이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상태에서 선거가 시작됐다. 정당 지지율도 새누리당이 계속 앞서 왔고 정권 초반이라 야권이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울 수 없었다. 다만 선거 초기에도 균형 국면으로 갈 수 있는 요인은 있었다. 후보다. 구도는 여당이 앞섰는데 인물은 야권이 앞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서울, 충남 등에 차기 대선 주자급 현직 단체장들이 존재했다. 그에 비해 여당 후보들은 인물 경쟁력에서 뒤쳐졌다. 그렇다 해도 여당이 전반적으로 우세한 상황이었다.

여당 우세를 바꾼 게 세월호 사고였다. 중도층 입장에서 봤을 때 세월호 사고는 논란의 여지없이 정부의 무책임과 무능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이념적인 이슈가 아니었다. 여당 우위 에서 야당 우위로 넘어가는 상황이 이어졌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선거가 마무리 되지 않을까 봤다. 여권으로서는 반전 카드가 없는 상황이었다."

- 새누리당이 판세를 다시 뒤집은 요인은 뭔가.
"막판 선거 캠페인이다. 선거 막바지 대구와 부산도 야당에 넘어갈 조짐이 보이고 수도권에서는 전패를 걱정해야 하는 위기 상황이었다. 영남에서는 전통적 지지층이, 수도권에서는 중도층이 이탈하면서 여당이 열세로 돌아섰다. 시각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막판 새누리당의 선거 캠페인은 굉장히 효과적이었다. 이탈한 영남 보수층을 향해서는 박 대통령의 눈물을 이용한 마케팅과 함께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수도권 중도층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겠다며 혁신의 메시지를 내놨다. 타깃 설정이 분명한 메시지가 명료하게 전달됐다. 관심을 끌기 위해 1인 시위라는 방법도 동원했다."

-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심판론'을 제기했었는데 효과가 크지 않았던 이유는 뭐라고 보나.
"선거 막바지에 당 차원의 캠페인 기능이 마비됐다. 심판론을 제기했다고 하지만 유권자 입장에서 봤을 때 새누리당의 박근혜 마케팅에 대한 야당의 대응 논리는 보이지 않았다. 한마디로 어정쩡했다. 한눈에 들어오거나 유권자들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놓지 못했다. 결국 야권에 유리했던 선거가 마지막에 뒤집어지면서 균형 상태로 마감됐다."

- 결과적으로 세월호 참사가 끼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볼 수 있나.
"세월호의 영향력은 컸다. 세월호 사고가 없었다면 새정치연합의 기초선거 무공천을 둘러싼 갈등, 공천으로 선회한 후 불거진 당내 공천 갈등이 조용히 넘어갈 수 없었다. 공천 잡음으로 인한 내분이 예고된 시점에서 그런 갈등을 수습할 리더십이나 역량도 없는 상황이었다. 새정치연합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을 것이다. 그것을 덮은 것만으로도 세월호 사건은 이번 선거에서 큰 변수로 작용했다."

- 그래도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의 재선 성공은 새정치연합의 성과로 평가 받고 있다.
"야권이 위안 받을 만한 게 있다면 박원순 시장과 안희정 지사 등 차기 대선 주자들이 살아남았다는 점이다. 특히 박원순 시장은 새누리당의 차기 대권 선두주자였던 정몽준 후보를 잡는 큰 성과를 거뒀다. 막판 새누리당의 반격을 새정치연합이 당 차원에서 대응하지 못한 상황에서 박 시장과 안 지사, 또 최문순 강원지사는 인물에서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선거 초반 우위를 지켜냈다."

"중도층의 성격이 변했다"

- 서울·충남·강원 지역에서 새정치연합 후보들이 이긴 요인은 뭐라고 볼 수 있나. 
"이들이 구사한 새로운 선거 전략을 주목해 봐야한다. 민주화 이후 야당의 선거 전략은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를 만들어 민주 진영을 결집시켜 세 대결로 붙는 것이었다. 야권은 분열돼 있으니 단일화 전략도 빠질 수 없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선거를 보면 상황이 변했다. 그런 진영론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 중간층 유권자들이 늘어났다. 

박 시장이나 안 지사의 경우 이 중간층을 겨냥해 기존의 진영론에 기초한 네거티브 전략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략을 들고 나왔다. 상대와 싸우지 않고 지방정부를 운영할 자신의 역량을 강조했다. 이념적 논쟁도 하지 않았다. 또 시종일관 낮은 자세를 유지했다. 이를 조용한 선거라고 하든 뭐라고 이름을 붙이든 철저하게 중간층을 끌어당기는 전략이었다. 최문순 지사나 대구의 김부겸 후보도 이런 전략을 썼다. 선거전이 달아오르면서 상대의 네거티브에 대응하자는 요구도 캠프 내부에 없지 않았을 텐데 끝까지 처음 기조를 유지했다. 굉장히 의미 있는 실험이었다. 또 결과적으로 성공하면서 그동안 야권이 가지고 있었던 경직된 선거 캠페인론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조용한 선거 전략이 통했던 이유는 뭔가.
"중도층의 성격이 변화했다. 과거의 중도층은 여야에 의해 동원되는 대상이었지만 최근에는 달라졌다. 과거의 중도층은 저학력층이 많았고 정치 무관심에 기반 한 무당층이었다. 하지만 요즘의 중도층은 정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중간에 남아있는 게 아니다. 학력 수준도 높고 SNS 등을 통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여야 정당에 모두 실망한 정치 냉소에 기반 한 집단이다.  정치 관심도가 정당 지지자들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이들은 여야를 자유롭게 오가는 것도 특징이다.

또 보수적 가치와 진보적 가치를 모두 중요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게 안철수 대표의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다. 과거에는 이런 가치의 상충과 불일치가 '무지한' 유권자의 특징이었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를 보면 진보 보수가 충분히 공존할 수 있다는 게 나타난다. 북한의 핵 위협이 커지니 안보에 있어서는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보수적 입장이지만 복지에 대해서는 진보적 입장을 취할 수 있다. 또 복지 확대엔 찬성하지만 방법론에 있어서는 재원이 없고 증세는 고통스러우니 보수가 내놓은 선별적 복지를 선호할 수 있다.

정치적 판단이 없는 게 아니라 탈이념적이고 실용적인 자기 판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중도층이다. 이런 중도층에게는 네거티브 전략이나 전선이 확연히 갈리는 이념 이슈가 통하지 않는다. 중도층은 이념적 갈등에 반응하지 않는다. 오히려 염증을 느낀다. 정몽준 후보의 경우 야당이 쓰는 네거티브 전략을 통해 시종일관 자기 지지층을 결집하는 쪽으로 갔다. 지지층은 결집했을지 몰라도 중도층은 등을 돌렸다."

- 대구에서 김부겸 후보의 선전은 어떻게 평가하나.
사실 박원순 시장이나 안희정 지사의 경우 선거의 어젠다 차원에서까지 새로운 전략을 내놓지는 못했다. 선거운동 방식에서는 참신했지만 이슈 차원에서 새로운 중도층을 공략할 전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대구에서 김부겸 후보는 어젠다 차원에도 새로운 실험을 했다. 진보 진영에서는 반발했지만 보수 지향적 어젠다였던 박정희컨벤션센터를 지역 개발 이슈와 연결시켰다. 박 대통령과의 관계도 적대에 기초한 진영론이 아니라 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달라야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어젠다 자체가 보수와 진보의 단일축을 벗어난 새로운 위치선정을 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 당을 가리고 후보의 개인기를 앞세운 선거가 정당 정치의 퇴행이라는 비판도 있는데.
"선거운동의 목적은 당선이다. 정당이 득표에 마이너스 요인이면 그것보다는 다른 것을 부각하는 게 맞다. 그렇게 했다고 정당의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정당에 기반 한 선거를 해야 한다는 게 정당을 전면에 부각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부산 오거돈 후보의 무소속 전략은 반정당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선거운동 전략상 정당을 부각할 것인지, 인물을 부각할 것인지는 선택의 문제다."

"우리 진영만 끌어들이면 된다는 전략은 이제 통하지 않을 것"

"야권은 상대를 겨냥한 심판론을 제기하면서도 스스로 혁신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다."
 "야권은 상대를 겨냥한 심판론을 제기하면서도 스스로 혁신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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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선거에서도 이번에 성공을 거둔 야권의 '새로운 전략'이 통할 것이라고 보나.
"새로운 전략과 기존의 전략이 서로 상충하는 것은 아니다. 선거 운동을 하려면 지지층을 결집시켜 강한 지지기반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동시에 중도층을 끌어들일 전략도 필요하다. '듀얼 프레임' 전략 시대가 왔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우리 진영만 끌어당기면 된다는 전략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고도로 세련된 선거 전략이 필요하다. 자기반성, 자기개혁 메시지에 기본을 둬야 중도층에 신뢰감을 줄 수 있다. 그런 지지를 바탕으로 상대 잘못을 비판해야 네거티브도 힘을 받는다. 자기 이야기를 빼고 상대를 공격하는 전략은 이미 시효가 끝났다. 앞으로 정치 불신이 완화되고 해소되지 않는 이상 통하기 어려운 전략이다."

- 이번 선거의 특징으로 지역주의 완화와 세대별 대결 양상 강화가 꼽힌다.  
"지역주의가 약화되고 있는 추세에는 동의한다. 2000년대부터 영남을 중심으로 조금씩 약화되고 있다. 호남도 마찬가지다. 두자리 수 넘게 득표하는 새누리당 후보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대구 선거는 굉장한 의미가 있다. 40%를 넘은 득표율보다 주목할 것은 새누리당이 대구에서 '박근혜의 눈물'을 팔아야 할 정도로 다급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영호남 지역 대결 구도는 오랫동안 형성돼 심리적 차원에서 굳어져 있다. 지역주의가 없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자연적 세대교체까지 이루어져야 해결될 수 있다."

- 세대별 대결 구도는 계속 강화될 것이라고 볼 수 있나.
"표면상 세대별 대결 양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그 균열 구도가 2030세대는 진보, 5060세대는 보수로 계속 갈릴지는 장담할 수 없다. 2007년 대선에서 2030세대는 이명박 후보를 더 많이 지지했다. 5060세대의 경우 2002년 대선에서 보수 대 진보 비율이 6:4정도였다. 세대별지지 성향은 고정된 게 아니다. 앞으로 정당들이 어떤 경쟁구도를 마련하느냐에 따라 균열 양상이 달라 질 수 있다. 야당도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5060세대의 표를 끌어와야 한다. 여당으로서는 2030세대를 끌어안지 않고는 미래가 없다. 여야 모두 기존 세대 대결 구도를 탈피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 세대별 대결 구도를 깨려면 여야 모두 변해야 한다. 그런 노력 속에서 새 정치가 나오게 될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 책임 물은 시점 다가오고 있다"

-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7·30 재보선의 변수는 뭐가 있을까.
"인사 문제는 단기적인 지지율 하락을 가져오지만 근본적으로 판을 흔드는 변수는 아니다.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되고 만회할 요소를 만들면 지지율을 복원할 수 있다. 문제는 따로 있다. 박근혜 정부를 보면 지방선거에서 보여줬던 모습과 이후에 간극이 있어 보인다. 독선적 태도, 야당의 반발을 깔아뭉개는 쪽으로 간다면 상황이 심각해 질 수 있다. 여권이 아직까지는 박 대통령에 대해 기대를 거두지 않고 있는 중도층을 안정적 지지기반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박근혜 정부에 책임을 물을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이들을 붙잡으려면 통합적 어젠다를 내놓아야 한다. 지방선거 때도 그렇게 약속했다. 하지만 선거 이후 모습이 달라진 점은 여당 입장에서 우려할만한 대목이다."

- 새정치연합의 경우는 어떤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중도층의 요구는 야당도 거듭나라는 것이다. 야당이 불신 받는 것은 당내 갈등조차 제대로 수습해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유권자들 눈에는 친노가 당권을 잡든, 비노가 당권을 잡든 달라진 게 없었다. 그런데도 대선이 끝나고 선거 패배를 놓고 친노와 비노가 서로 남 탓을 했다. 그런 내부 갈등을 공식적 의사결정 구조를 통해서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 당내 중요한 결정도 토론이나 설득을 통해서 하는 게 아니라 여론조사에 맡긴다. 야당의 당내 의사결정 구조가 마비되면서 주요 정책결정과 후보 선택을 조사에 맡기는 '외주 민주주의'라는 기형적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변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이미 두 번이나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이를 통해 떨어져나갔던 중도층을 자기 쪽으로 끌고 왔다. 하지만 야권은 상대를 겨냥한 심판론을 제기하면서도 스스로 혁신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다. 정치 불신 시대에 유권자들은 혁신하는 모습에 반응한다."


태그:#정한울,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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