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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지사가 '지리산댐(문정댐) 건설'과 '남강물의 부산권 공급'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자 지리산권역 환경·종교단체들은 "경남지사께서 왜 부산시장 노릇을 하려 드십니까?"라며 규탄 성명을 냈다.

지리산댐백지화함양군대책위원회, 지리산종교연대, 지리산생명연대, 경남환경운동연합는 18일 성명을 발표했다. 사천시민참여연대, 남강댐 운영수위상승결사반대사천시대책위, 사천시가두리양식장협의회는 이미 지난 11일 성명을 낸 바 있다.

홍 지사는 지방선거 뒷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부산권 물공급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홍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무소속 오거돈 전 부산시장 후보가 양산의 부산 편입을 언급하자 "이런 후보(오거돈)가 부산시장에 당선되면 부산 물 문제 해결에 협조하지 않고, 남강 물을 부산에 줄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홍준표 경남지사.(자료사진)
 홍준표 경남지사.(자료사진)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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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지사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물은 어느 누구의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자원이며, 지리산 댐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만 먹고 부산은 주지 못한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지리산 댐 건설 문제는 결국 주민투표로 가야 할 것으로 보이며, 찬반에 대해서는 여기서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지리산댐 건설사업이나 남강댐 부산권 물공급 사업은 이전 정부부터 추진되다가 남강댐 물의 사천만 방류 등 갖가지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컸다. 박근혜정부 들어 지리산댐 건설사업 추진은 중단된 상태다.

"실로 충격적인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지리산권 종교·환경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홍준표 지사에 대해 "실로 충격적인 발언이 아닐 수 없다"며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들은 "경남지사께서 도민들의 아픔과 고통은 외면하시는 것이냐"고 따졌다.

또한 이들은 "갈등을 치유하고 도민들을 평안하게 해야 할 지사께서 왜 분란을 부추기느냐"며 "수년을 끌며 우리 사회에 큰 사회적 논란과 갈등을 불러 일으켰던 지리산댐 건설문제는 박근혜 정부 들어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사실상 전면 재검토 단계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따라 지역주민은 물론, 도민들과 이 문제를 걱정해 온 수많은 국민들이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이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왔다"며 "그런데 왜 이 문제를 다시 들추어 경남-부산 두 지역간 갈등은 물론 지역내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시는 것이냐"고 덧붙였다.

이들은 "누가 물을 나눠먹기 싫어 반대한다는 것이냐"며 "이 사업이 그대로 추진되면 우리나라 수자원, 물환경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낙동강 수질개선과 상수원 보전, 생태계 보전정책이 근본적인 변화 내지 포기되는 사태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특히 홍 지사의 지리산댐 건설 여부의 주민투표 결정 주장에 대해 이들은 "지리산댐 건설 문제는 결코 함양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댐 건설에 따른 피해 범위만 놓고 보더라도 최소한 서부경남 전역과 상류쪽인 전북 남원에 이른다"며 "특정 지역 주민의사로 결정할 수 있는 성질의 사안이 결코 아니고, 만약 필요하다면 국민투표를 해야 할 사안인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당선되자마자 이 같은 발언을 한 저의가 과연 무엇이냐"며 "언론에서도 '대선용'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을 정도다. 대권 진출에 유리한 부산 민심을 얻기 위해 지리산댐과 남강물을 제물로 삼으려 한다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지리산종교연대 등 단체들은 "지사는 지리산댐과 부산 물 공급 관련한 이번 발언에 대해 도민들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발언을 취소해야 한다"며 "시작부터 잘못된 지리산댐 건설과 남강물 부산공급계획의 전면 백지화를 위해 도민들과 함께 정부를 상대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천시민참여연대와 남강댐 운영수위상승결사반대사천시대책위, 사천시가두리양식장협의회도 성명을 통해 "경남지사는 부산 물 공급을 위한 문정댐 건설을 주민투표로 결정하기 전에 지금껏 남강댐 방류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는 사천시민들을 위해 침수대책부터 해결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또 사천지역 단체들은  "문정댐 건설과 관련해 정부의 홍수댐 기능이란 주장을 믿을 수 없으며 남강댐 피해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댐을 건설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태그:#지리산, #홍준표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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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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