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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오후 시청 기자실에서 2기 서울시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서울시정 2기 청사진 밝히는 박원순 시장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오후 시청 기자실에서 2기 서울시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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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은 선거 내내 이어진 네거티브 공격에 대해 "가족을 향해 흑색 선전하는 것은 정말 문제"라며 "다른 것은 용서할 수 있어도 가족에 대한 공격은 고민해봐야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10일 오후2시, 서울시청사에서 가진 기자 설명회에서 네거티브로 인한 소송을 취하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이어 "지난 선거에서는 다 용서를 했었다"면서 "이번에는 용서하는 것이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인가하는 고민이 있다"며 심경을 밝혔다.

앞서 정몽준 전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측은 박 시장의 부인 강난희씨가 구원파와 관련됐다며 인터넷 매체를 인용해 폭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시장 캠프 측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정 전 후보측 대변인과 인터넷 매체를 고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류 들고 나온 박원순 "시정2기는 안전, 복지, 창조경제 중심"

박 시장은 앞서 당선 소회와 함께 민선 6기 시정 방향을 밝혔다. 박 시장이 앉은 책상에는 '업무혁신', '정밀시정', '짝퉁활용법'이 적힌 스크랩북과 '시정운영계획', '공약 자료집'등이 올라와 있었다. 특히 '짝퉁활용법' 스크랩북에 대해 박 시장은 "중랑구에 가면 명품의 짝퉁을 잘 만드는 곳이 있는데 기술은 세계적이라고 한다"며 "마케팅만 잘하면 세계적인 브랜드가 된다, 이런 게 창조와 혁신의 아이디어 중 하나"라고 웃음을 자아냈다.

박 시장은 안전, 복지, 창조 경제를 민선 6기 시정의 중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안전과 관련해 "세월호 참사만 보더라도 누가 현장을 책임지고 수습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만 대통령·시장이 직접 지휘하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현장 책임자가 무한책임을 가지고 초동 상황을 장악하고 지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 면책특권까지 주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복지' 부문에 대해서는 "1기 때는 복지 서비스는 늘어나는데 공무원 숫자는 그만큼 늘어나지 않아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앞으로는 공무원 수를 두 배로 늘리겠다"며 "국공립 어린이집도 1000개로 늘려 획기적 전환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창조 경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단어를 차용한 것에 대해서는 "좋은 단어라면 쓸 수 있다,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가 따로 갈 이유가 없다"며 "지금은 짝사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중앙 정부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오후 시청 기자실에서 2기 서울시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서울시정 2기 청사진 밝히는 박원순 시장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오후 시청 기자실에서 2기 서울시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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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과 협력하면서 교육 미래 밝히겠다"

당선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낮은, 돈 안 드는, 조용한, 네거티브 없는 '4무(無)' 선거를 한 것이 큰 보람이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는 그는 "지금까지 정치는 시민이 바라는 것을 제대로 안 했다"며 "시민 말씀에 귀 기울이면 그것이 새로운 정치다. 앞으로 이런 방식의 정치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시작으로 해서 정치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그는 대선 출마 의향을 묻는 질문을 받았지만 "새로 시장을 시작하는 자리에 이런 질문 안 했으면 좋겠다"며 "오로지 서울, 오로지 시민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치 활동을 해서라기보다는 서울시장으로 역할을 제대로 해냈던 것을 시민들이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으로 인해 서울시교육청과의 협력에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 시장과 조 당선자는 참여연대 창립멤버이자 서울대 75학번 동기다. 그는 "문용린 교육감은 굉장히 비협조적이었다"며 "그래서 서울시가 독자적으로 교육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 당선자는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며 "교육청과 협력하면서 교육의 미래를 밝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시장과 기자들이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창조경제'라는 단어를 쓰는데 고민을 했을 것 같다. 박근혜 정부가 쓰는 창조경제와 어떻게 차별화 할 것인가.
"나는 언제나 실사구시를 생각하는 사람이다. 대통령이 썼다고 쓰면 안 되나. (같은 단어를 쓰면) 예산도 더 따올 수 있지 않겠나. 좋은 단어라면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따로 갈 이유가 없다. 지금은 짝사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중앙정부와 함께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국무회에서도 협력하자고 말씀드렸다."

- 서울시교육감에는 조희연 교수가 당선됐다. 교육청과의 관계 설정은?
"문용린 교육감은 굉장히 비협조적이었다. 그대로 둬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서울시가 독자적으로 교육플랜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제는 저와 철학을 공유하는 교육감이 당선됐기 때문에 협력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밝힐 수 있는 교육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안철수 대표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홀로서기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안철수 대표와 관계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
"관계 설정할 게 따로 뭐 있겠나. 내가 소속된 당의 대표인데, 잘 모셔야 하지 않겠나. 서울시장이라는 직책이 정무적, 정치적 영향력이 없지 않지만 오히려 서울시를 반듯한 도시로, 제대로 된 도시로 성장시키게 되면 다른 지방도시나 중앙 정부에 영향을 미쳐서 정치적 효과가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활동을 한다고 해서 제 정치적 위상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 안전, 복지, 창조경제 등을 실현하려면 돈이 중요하다. 재정 부족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지방 정부의 재원은 너무 뻔하다. 세목을 따로 만들 수 없어서 있는 걸 혁신해서 수입을 보전해야 한다. 이런 걸 하려며 중앙정부가 재정적 권한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선 5기를 거치면서 상당한 정도로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

- 선거 이후에 대선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무엇 때문이라고 보나? 다음에 선출직(대선)에 도전할 의사가 있나.
"특별한 정치적인 활동을 했다기보다는 서울시장으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해냈기 때문에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서울에 번듯한 건물을 지어야 시장 노릇을 잘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안 해도 시민의 삶을 바꿀 수 있다. 내가 시대를 통찰한 결과를 시민들이 평가해주는 게 아닌겠나. 새로 시장을 시작하는 자리에 선출직 출마 의사를 묻는 질문은 안 했으면 좋겠다. 나는 오로지 서울, 오로지 시민이다."

- 선거기간 동안 네거티브를 많이 받았다. 소송을 예고하기도 했는데 어떻게 되는 건가?
"기본적으로 화해와 통합의 정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두 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정정당당한 선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얼마든지 정책에 대해서는 논쟁할 수 있지만, 인신공격에 가족을 향해서까지 흑색선전하는 것은 정말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른 것은 용서할 수 있을지라도 이 부분은 고민을 해봐야할 것 같다. 지난 선거에서는 다 용서를 했다. 하지만 용서가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다."


태그:#박원순 서울시장, #네거티브, #대선, #정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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