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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과 걸 그룹

팬은 매스미디어와 스타에 의해 만들어진 수동적인 존재이며, 사회병리적인 현상으로까지 이해되었다. 새로운 유형의 팬덤 현상은 대리만족을 추구하는 청소년기의 병리현상으로 팬덤을 해석하던 시각들에 도전장을 내밀기 시작했다. 디지털 시대가 열리면서 새로운 팬덤으로 청소년뿐 아니라 연상 여성, 연상 남성들이 가세한 것이다.

팬덤은 대중가요에서 다양한 유형이 나타난다. 한국의 대중가요를 K-Pop이라 부른다. 일본의 대중가요는 J-Pop, 중국의 대중가요는 C-pop이다. K-Pop은 단순하고 경쾌한 리듬, 중독성이 있는 비트감,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와 노랫말, 여럿이 함께 추는 댄스인 군무로 특징지어진다. K-Pop은 걸 그룹(Girl Group)과 보이그룹(Boy Group)이 주도하고 있다.
걸 그룹 이야기부터 시작해 보자.

걸 그룹은 2000년대 후반에 생성된 신조어이다. 걸 그룹은 소녀만이 아니라 밝고 활기찬, 소녀다운 느낌을 가진 여성 댄스그룹을 지칭한다. 애프터 스쿨, 브라운 아이드 걸스는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걸(girl)들은 아닌 걸그룹이다.

2007년에 K-Pop 시대를 이끄는 걸 그룹이 등장했다. 2월 원더걸스를 시작으로 카라, 소녀시대가 차례로 데뷔했다. K-Pop 시대의 팬덤문화는 단순한 스타 추종자가 아닌 독립문화로 재창조되었다. 원더걸스의 원더풀, 카라의 카밀리아 그리고 소녀시대의 소원 등은 브랜드도 있다.

원더걸스의 "Tell Me"는 대히트를 쳤다. 태국 MTV 차트에서도 세계적인 팝 가수들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경찰 텔미', '군인 텔미', '고3 텔미', '스님 텔미' 등 수많은 패러디가 만들어졌다. '텔미 신드롬'이 사회를 휩쓸면서 30~40대가 팬덤으로 가세했다.

6월 2일. 언론은 소녀시대의 '미스터 미스터'(Mr.Mr.)가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노래 25선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소녀시대의 '미스터 미스터'는'2014년 올해의 노래 25선'(Here are the 25 Best Songs of 2014)에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되었다.

소녀들이 세상을 평정할 것을 기대하여 붙인 브랜드대로 소녀시대가 세상을 평정했다.

걸 그룹 팬덤 삼촌부대

소녀시대로 인해 비로소 삼촌팬이라는 용어가 대중화되었으며 30~40대 '팬덤 문화'가 생겼다. 30대 이후의 팬덤은 경제력도 있었다. 경제력이 있는 기성세대 팬덤을 방송은 삼촌부대라 부르기 시작했다. 

2009년 12월. KBS 수요기획에서는 "소녀시대와 삼촌부대"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다. 광신도에 가까운 소녀시대 팬 가운데는 멤버수 9명만큼 9장의 앨범을 산다는 삼촌팬부터, 마치 제사를 연상케 하는 생일잔치를 하는 팬 등 열성 팬들이 방송으로 소개되었다. 현재 소녀시대 다음 공식 팬카페의 회원수는 243,782명이다.

캐나다의 한 팬은 무려 8,000달러를 들여서 자기 방에 소녀시대 박물관을 만들었다고 한다. 탈북자 중에는 소녀시대를 보기 위해서 남한으로 넘어왔다는 사람도 있었다. 일본 자동차 동호회 소원들은 나고야에서 Car report를 했다. 베트남 소원들이 분홍색 자전거와 옷을 입고 온 거리를 메워 길거리행진과 성대한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10대 여성 스타에게 환호하는 중년 남성 팬덤을 로리타 콤플렉스라 분석하기도 했다. 로리타 콤플렉스란 사춘기 이전의 소녀를 대상으로 성적 매력을 느끼는 것을 뜻하는 말로 어린 소녀에게 품는 비정상적인 성욕을 가리킨다. 심각한 정도의 로리타 콤플렉스를 의학에서는 '페도필리아'라고 부르는데 환자 대부분이 어릴 적 심각한 정신적 외상이나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사람이라도 대인관계가 서툴러 주변 사람들로부터 소외감과 단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로리타 콤플렉스를 느낄 수 있다.

영화 은교의 대사 "너희의 젊음이 노력해서 얻은 상이 아니듯 나의 늙음도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상큼 발랄한 음악을 노래하는 걸그룹을 좋아하는 것이 비정상은 아닐 수 있다.
연예 기획사는 로리타 콤플렉스를 예술적, 상업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 음악분야에 활용하기도 한다.
5월 25일. 일본에서 열린 팬들과의 악수회에서 흉기를 지닌 24세 남성은 일본의 아이돌 걸그룹 AKB48의 멤버 카와에이 리나와 이리야마 안나에게 심한 부상을 입혔다. 이로 인해 AKB48은 5월 26일부터 1일까지 예정된 공연을 취소했다가 6월 2일 다시 재개되었다.
페이스북에 있는 카와에이 리나의 사진. 일본 대중가요계의 초상재산권전략 때문이지 사진이 흔하지 않다. 

페이스북에 있는 카와에이 리나의 사진. 일본 대중가요계의 초상재산권전략 때문이지 사진이 흔하지 않다.
▲ abk48 멤버인 카외이에 리나 페이스북에 있는 카와에이 리나의 사진. 일본 대중가요계의 초상재산권전략 때문이지 사진이 흔하지 않다. 페이스북에 있는 카와에이 리나의 사진. 일본 대중가요계의 초상재산권전략 때문이지 사진이 흔하지 않다.
ⓒ abk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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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를 당한 일본의 AKB48 그룹 멤버http://www.akb48.co.jp/ 의 캐릭터는 고정적이 아니며 순환적으로 생성되어, 강화된다. 팬들은 극장 공연이나 SNS에서의 시시콜콜한 발언 등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한다. 이러한 잡담은 위키백과 등에 정리되면서 꾸준히 쌓여 간다. 소속사와 멤버들은 팬덤 커뮤니티의 반응을 참고하여 멤버의 캐릭터를 만들어 간다. 소속사는 2차적 저작물인 멤버가 출연하는 드라마의 배역 등에 팬덤이 인식하는 캐릭터를 반영하여 더욱 강화시켜간다.

팬덤은 대중문화의 수동적인 수용자는 아니다. 대중문화를 재창조하거나, 기존의 우세한 대중문화에 저항하여 안티문화를 창조하기도 한다.

디지털 시대에 팬덤은 능동성과 비판성을 보이는 문화엘리트이다.

'14년 5월 28일. 걸그룹 애프터스쿨 팬사이트 칠혜린닷컴과 가은아닷컴과 함께 애프터스쿨이 팬덤에게 감사인사도 안하는 등 팬덤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팬 사이트 임시폐쇄를 결정했다. 팬사이트를 통해 "아이돌 풋 살 대회에서 도출된 문제가 너무 많고 팬들 또한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인해 사이트 임시 폐쇄를 통해 플레디스와 애프터스쿨의 사과 및 개선약속을 요구"하고 있다.

대중문화의 팬덤은 기본적으로 감정에 따라 움직인다. 우리는 대중가요를 부르거나 들으며 기분 전환을 하기도 한다. 우리는 대중가요로 감정을 체험하는 것이다. 팬덤문화를 이해하려면 대중문화가 어떻게 대중이 원하는 감정을 유도하고 또 유지하는지를 추적해 보아야 한다. <다음호에 계속>

덧붙이는 글 | 오익재는 한국 커뮤니케이션 연구소http://blog.naver.com/skclab 를 운영하면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콘텐츠, 저작권, 대중문화 등을 연구하고 있다. 지식재산으로 착한부자되자 http://cafe.naver.com/cproperty 카페도 운영하면서 창조경제시대의 유통화폐인 지식재산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태그:#소녀시대, #원더걸스, #팬덤, #삼촌팬, #미스터미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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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통을 위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는 컬럼리스트입니다. 한국사업소통개발원이라는 개인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사업소통개발원에서는 사업콘텐츠개발, 사업소통채널개발을 하려는 개인이나 기업을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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