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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열' 세월호 국조특위 야당 의원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활동 첫째날인 2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을 방문한 야당측 간사인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이 결의문을 발표하며 오열하고 있다. 이날 현장조사에는 새누리당 의원들도 함께 하기로 했으나 출발 직전 불참을 통보했다. 국정조사 특위 조사위원은 새누리당 심재철(위원장), 조원진(간사), 권선동, 신의진, 경대수, 김명연, 윤재옥, 이완영, 이재영 의원. 새정치연합 김현미(간사), 우원식, 김광진, 김현, 민홍철, 박민수, 부좌현, 최민희 의원.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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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받을 수 없는 자리였다. 사고 발생 48일째, 깜깜한 바닷속에 가족을 남겨두고 누구를 따뜻하게 맞을 수는 없었다. 야당 의원들에게 실종자 가족들은 한 맺힌 설움을 토해냈다. 내려오지 않은 여당 역시 성토의 대상이었다. 여당을 두고 혼자 내려온 야당은 그 비판까지 고스란히 받았다. 여당인지, 야당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국민의 대표들이 국정조사 첫날부터 벌이는 사실 공방에 가족들은 가슴을 쳤다.

2일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첫 일정부터 삐걱거렸다. 지난달 29일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조사 계획서에 합의하면서 국정조사 첫날 진도를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날 진도에 내려온 것은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소속의 야당 의원 9명뿐이었다.

새누리당은 가족들의 연기 요청을 받았다며 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야당은 여당의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진도로 향했다.

"여야가 같이 내려와 '우리가 책임지겠다'는 말 왜 못하냐"

오후 1시경 진도체육관에 도착한 야당 의원들은 입구에서 밖으로 나오려던 가족들과 마주쳤다. 가족들은 아직 식사를 안 했기 때문에 "밥을 먹어야 한다"라고 말했고, 의원들은 밖에서 기다렸다.

그 과정에서 국정조사 특위 야당 의원들과 가족들의 첫 만남을 찍기 위해 카메라 기자들의 플래시가 터졌다. 가족들은 카메라 세례에 항의했다. 현장에서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암묵적 롤(규칙)이 한동안 잘 지켜졌지만, 이날은 예외였다.

가뜩이나 불편한 표정이었던 가족들의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야 야외에 설치된 천막에서 간담회가 시작됐다. 실종자 가족 8명과 국조특위 야당 의원들이 마주 앉았다.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특위 간사를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성역 없는 조사를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가족들에게 철저한 국정조사를 약속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가족들의 마음에 차지 않았다. 구조 대책을 사전에 준비하지 못한 점, 여야가 함께 책임지지 못 하는 모습이 도마에 올랐다.

"어떻게 (아이들을) 구하겠다는 걸 먼저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상의한 적 있나? 내려와서 뭘 얼마나 도와줄 수 있나? (여야가) 날짜 하나 못 맞춰서 오면서 무슨 실종자 얘기를 듣겠다는 건가? 내 딸을 누가 죽였나? 정부가 죽였고, 해경이 죽였다. 그러면 최소한 꺼내놓고 얘기를 해야지.

내려오겠다고 약속하고 지켜준 건 고맙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우리 아이들 찾을 수 없다. 대책을 마련해 와라. 여당하고 같이 내려와 우리가 책임지겠다는 말 왜 못하냐.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이면 그렇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단원고 2학년 1반 학생의 어머니는 한참 동안 의원들을 질타했다. 일부 유가족은 "오늘 안 내려온 게 나쁜 놈들이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야당은 자리에 있어서, 여당은 자리에 없어서 욕을 먹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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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참사 국조특위 야당 의원들 실종자가족 면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활동 첫째날인 2일 오후 전남 진도체육관을 방문한 야당 조사위원들이 천막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면담하는 동안 기자들이 밖에서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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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도체육관 방문한 '세월호참사 국조특위' 야당 의원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활동 첫째날인 2일 오후 전남 진도체육관을 방문한 야당 조사위원들이 실종자 가족들과 면담을 마친 뒤 팽목항으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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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40분가량 간담회를 진행한 의원들은 진도 팽목항으로 향했다. 가족들은 천막 안에서와 달리 밖에서는 의원들을 냉랭하게 대하지 않았다. "잘 부탁드린다", "수고해주세요"라고 말하고 연락처를 주고받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가족들은 여야의 견해차로 야당만 방문한 것에 안타까움을 표했고, 여당과 함께 다시 방문할 것을 요청했다. 또 실종자 가족의 목소리를 더 가까이에서 경청하기 위해 국조특위 의원이 진도체육관에 상주해 달라는 요청도 전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빠른시일 내에 여당 의원들과 재방문을 약속했고, 의원이 상주하는 것에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팽목항으로 이동한 의원들은 해경이 주관한 상황브리핑을 듣고, 사고 현장 방향의 부두에 서서 결의문을 읽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모든 의혹과 문제점에 대한 성역 없는 철저한 진실규명과 진상조사를 실시하겠다"며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다시는 세월호 침몰과 같은 재난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어둡고 차가운 바닷속에 계신 실종자 권혁규, 권재권, 조은화, 유민지, 허다윤, 황지현, 남현철, 박영인, 안중근, 유니나, 조충환, 고창석, 이영숙, 이묘희, 양승진, 김문익 이상 16명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도록 끝까지 손을 놓지 않겠다"라고 다짐했다.

김현미 의원은 결의문을 대표로 낭독하면서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참지 못했고, 함께 서 있던 다른 의원들도 오열했다.

"5일로 연기 통보받았지만, 여야 합의가 안 된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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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종자가족 임시숙소 방문하는 야당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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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팽목항 찾아 묵념하는 야당 특위조사위원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활동 첫째날인 2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을 방문한 야당측 간사인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이 결의문을 발표한 뒤 묵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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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야당 의원들이 서울로 돌아간 이후 실종자 가족 법률대리인 배의철 변호사는 진도 군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 첫날 여야의 주장이 엇갈리는 것과 관련해  "여당과 야당이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은 좋지 않다"며 "여·야가 힘을 합쳐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혀 주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배 변호사는 "실종자 가족을 만나기 위해 진도까지 찾아준 야당 의원들과 밤늦은 시간까지 실종자 가족의 상황을 기다려주고 이해해 준 여당 의원들에게도 감사하다"라며 "가족들은 야당 의원들이 국조특위 시작과 함께 진도를 가장 먼저 찾은 것에 대해 국민·가족과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방문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배 변호사는 이날 벌어진 논란과 관련해 "실종자 가족들은 어제(1일) 오전 11시경 범정부대책본부로부터 국조특위 방문 일정이 5일로 연기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여야 합의 여부에 알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라며 "실종자 가족들은 일정이 연기됐다고 생각해 일부는 병원 치료를 받고 일부는 안산으로 가서 유품을 정리하는 등 이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은 이러한 일정변경이 여야합의가 안 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종자 가족들은 이미 건강 회복을 위해 입원 등의 조치를 시작했기에 실종자 가족 전원이 참석하는 간담회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라며 "따라서 가족들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가족대책위에 실종자 가족들이 2일에는 진도체육관에 다수가 없기에 여야가 함께 하는 일정은 연기하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을 전달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배 변호사는 "이후 안산에 있는 가족대책위에 진도 실종자 가족의 의견을 전달했고, 여당 의원들은 끝까지 기다렸으며 가족의 의견을 반영해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당과 야당이 서로 소통이 되지 않아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가족들은 생각하고 있다"라며 "세월호 국정조사가 반쪽이 된 것에 대해 여당과 야당이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않기를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