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방선거 과정에서 공천헌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유승우 새누리당 의원이 27일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사실상 출당에 해당하는 '탈당 권유' 징계 처분을 받았다. 사진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 참석한 유승우 의원.
▲ '공천헌금' 의혹 유승우, 사실상 '출당' 지방선거 과정에서 공천헌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유승우 새누리당 의원이 27일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사실상 출당에 해당하는 '탈당 권유' 징계 처분을 받았다. 사진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 참석한 유승우 의원.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기사대체 : 27일 오후 6시 40분]

새누리당이 '공천헌금 의혹'을 받고 있는 유승우 의원을 사실상 출당 시켰다. 경기도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유승우 의원은 6.4 이천시장 공천과정에서 유 의원의 부인이 한 후보자에게 억대의 공천헌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대수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은 27일 중앙윤리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유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하기로 했다"라며 "(유 의원이) 10일 이내에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지체 없이 제명 처분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탈당 권유'라는 형식이지만 사실상 출당 조치다. 경 위원장은 탈당 권유와 출당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이게 출당이다"라며 "제일 중한 것이 제명이고 그 다음이 탈당 권유"라고 말했다.

경 위원장은 "이 사건은 새누리당이 추구하는 깨끗한 정치문화와 쇄신문화에 위배한다"라며 "당의 위신과 품위를 손상한 데 대해 당헌당규상 책임을 묻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유 의원은 본인이 직접 헌금을 요구한 적 없다는 점과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을 의거해 (제명이 아닌) 탈당 권유를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또 유 의원의 부인에게 공천헌금을 준 박연하 새누리당 경기 이천 기초후보(비례)에 대해선 제명 처분했다.

유 의원이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자진탈당을 시사한 지 반나절만에 이뤄진 전격조치다. 유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정계은퇴라도 할 용의가 있다"면서도 "막중한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승리에 도움이 되는 길이라면 탈당을 비롯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 '부인 2억 공천헌금 의혹' 유승우 "결백하지만 탈당 가능")

당이 유 의원의 '결단'을 기다리지 않고 신속히 그를 출당시킨 것은 공천헌금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른 여론 악화를 우려해서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당 윤리위원회가 출당조치를 발표하기 직전, 공천헌금 의혹 제보자의 진술을 처음 들었던 최영식 변호사는 관련 의혹에 대해 상세하게 밝히고 있었다.

'상향식 공천혁명'을 강조하면서 선거에 임했던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이번 사건이 대형 악재일 수밖에 없다.

"녹취록 들어보면 유 의원 상황 알고 있어... 총 공천 대가 3억 원 발언도"

최영식 변호사(왼쪽)가 27일 오후 국회 정론관을 찾아 공천헌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유승우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제보 목격담을 털어놓는 동안, 새누리당 윤리위 경대수 위원장과 김진태 의원(오른쪽)이 유승우 의원에 대해 출당 조치키로 했다고 밝힌 뒤 기자들에 둘러싸여 있다.
▲ 새누리, 공천헌금 논란 유승우 사실상 '출당'...속전속결 최영식 변호사(왼쪽)가 27일 오후 국회 정론관을 찾아 공천헌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유승우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제보 목격담을 털어놓는 동안, 새누리당 윤리위 경대수 위원장과 김진태 의원(오른쪽)이 유승우 의원에 대해 출당 조치키로 했다고 밝힌 뒤 기자들에 둘러싸여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최 변호사의 주장에 따르면, 유 의원은 공천헌금 의혹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공동으로 대처하고 있던 중이었다. 무엇보다 그는 박연하 측에게 돈을 돌려주는 자리에도 함께 있었다.

앞서 유 의원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돈을 받았다가 돌려줬다고 알려진 부인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건 모르겠다", "그 문제에 대해서 잘 아는 바가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즉, 사실관계를 묻는 질문에 거짓말로 답한 것이다. 유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나는 돈을) 받은 사실이 없고, 돈을 돌려줬다는 동영상이 있다고 하는데 부인 부분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 변호사는 "지인의 문의로 지난 24일 이천의 한 식당에서 제보자 강아무개씨를 만나 동영상과 녹취록, 사진 등을 확인했다"라며 "녹취록에는 (공천헌금을 건넨) 박연하씨와 박씨의 남편, 강씨가 지난달 8일 유 의원의 집을 찾아가 40분부터 1시간 동안 전략공천 결과에 대해 옥신각신하면서 했던 얘기가 녹음돼 있다"라고 밝혔다.

또 해당 녹취록에서 박연하 측은 (김경희 현 새누리당 이천시장 후보로) 전략공천을 하더라도 (같은 여성인) 자신과 경선할 기회를 달라고 읍소했고, 유 의원은 '중앙당이 전략공천으로 내정해 어쩔 수 없다, 영향력이 없다'고 답하는 내용이 나온다고 했다. 특히, 공천대가로 총 3억 원이 필요한데 1억 원을 요구해 줬다는 내용도 있다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이어, "유 의원의 부인이 강아무개씨에게 '당신이 모든 책임을 지라'면서 돈가방을 마룻바닥에 내팽겨치는 상황이 녹음돼 있다"라며 "강씨와 박씨의 남편이 유 의원에게 공천헌금을 받은 사실을 알고 있지 않았냐, 왜 안 된다고 하느냐고 따지는 내용도 나온다"고 증언했다. 부인이 지난 20일 강씨에게 전화를 걸어 '제발 살려달라, 만나달라'고 하는 내용을 녹음한 것과 문제의 돈 가방을 촬영한 사진 등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당 윤리위원회도 이날 회의에서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유 의원은 이날 중앙윤리위에 출석해 사건 경위를 직접 밝혔다.

이와 관련, 경 위원장은 "유 의원은 (박연하 측이 건넨) 핸드백에 현금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날 저녁에 핸드백을 놓고 가서 빨리 돌려주라고 얘기했다고 한다"라며 "당시 지역구 공천관리위원장으로 너무 바빠서 (확인을 못했는데) 나중에 보니 아직 안 돌려줬더라고 했다"라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꼬리 자른다고 공천장사 의혹 없어지지 않아"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꼬리를 자른다고 공천장사 의혹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광온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문제가 제기된지 하루만에 이렇게 서둘러 출당이라는 극약처방으로 소속의원을 내친 것은 차떼기의 추억에 대한 공포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차떼기 정당의 후예라는 국민의 심판이 두려웠기 때문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꼬리를 아무리 잘라도 추악한 돈공천의 실상이 가려질 수는 없다"라며 "유 의원은 출당을 하든 제명이 되든 '전' 새누리당 의원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그:#공천헌금, #유승우, #새누리당
댓글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