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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경기도 안산대학교에서 열린 보육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남경필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후보와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24일 오전 경기도 안산대학교에서 열린 보육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남경필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후보와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 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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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제시한 '보육교사 교육공무원 전환' 공약이 경기도지사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30·40대 젊은 부부와 7만여 명에 달하는 경기도 지역 보육 관련 업종 종사자들을 겨냥한 공약이다. 김 후보의 공약이 주목받자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는 "되도 않는 공약"이라고 공격하며 '어린이집 준공영제 도입'으로 맞불을 놓았다.

두 후보는 24일 오전 경기도 안산대학교에서 열린 경기도 보육관련단체 공동초청 정책토론회에서 맞붙었다. 이에 앞서 두 후보는 지난 19일 첫 TV 토론에서도 김 후보의 보육교사 공무원화 공약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관련기사 : 남경필·김진표, 세월호 참사 책임 놓고 설전) 이후 김 후보의 정책을 지지하는 여론이 높아지자 새누리당 지도부까지 나서 김 후보 공약 때리기에 나섰다.(관련기사 : 김진표 때리는 새누리당, 4년 전 악몽 때문?)

남경필 "되도 않는 공약, 공무원 전환은 도지사 권한 아냐"

이날 토론회에서 남 후보는 당 지도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김 후보의 공약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애썼다. 과도한 예산이 투입돼야 하고, 지방정부가 아닌 중앙정부가 나서야 하는 현실성이 없는 공약이라는 게 핵심주장이었다. 특히 김 후보가 과거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경제부총리 등을 지내면서도 시행하지 않았던 정책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남 후보는 "보육교사의 처우를 공무원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것과, 공무원으로 만들겠다는 건 완전히 다르다"라며 "봉급만 올리는 데 8조 원이 들고, 수당과 연금까지 생각하면 얼마가 될지 모른다, 국가적 재앙이다"라고 공격했다. 이어 "표만 얻기 위한 전형적인 포퓰리즘 공약이며, 공무원을 늘리는 것은 시대정신도 아니다, 되도 않는 공약"이라고 덧붙였다.

남 후보는 또 과거 김 후보의 경력을 거론하며 "진짜 그 일을 할 수 있는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경제부총리 때는 안 하고 지금에 와서 한다고 하면 누가 믿겠나"라며 "도지사는 특정직을 공무원화 할 수 없다, 불가능한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개혁이 필요하다, 경기도 민간 어린이집에 준공영제를 도입하겠다"라고 밝혔다.

남 후보가 보육정책과 관련해 '준공영제 도입'을 제시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그러나 남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민간 어린이집 준공영제'의 구체적인 내용은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기존에 제시한 '공무원 수준의 처우개선'을 약속하며 "정부의 교육공무원 인건비 지급기준에 따라서 약 1650억 원의 예산을 가지고 보육교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김진표 "사립학교 교사도 공무원, 유치원 교사 안 될 이유 없다"

이에 김진표 후보는 남 후보가 제시한 보육교사의 처우를 공무원 수준으로 높이는 예산과 공무원으로 전환시키는 예산의 차이가 없음을 강조했다. 또한 공무원 전환이 처우개선뿐 아니라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임을 부각시켰다. 과거 중앙정부 재직 시절을 문제 삼은 부분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후보는 "보육교사의 처우를 공무원 수준으로 높이는 것과 공무원화 하는 것에서 예산에 차이는 없다"라며 "남 후보가 주장하는 8조 원은 전국에 있는 모든 보육교사를 공무원화 했을 때 예산이며 경기도의 경우 정부예산을 제외한 15% 정도를 감당했을 때 2100억 원 정도면 가능하다"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보육교사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의 신분을 보장해 보육의 질을 높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라며 "현재 사립학교의 교사들도 교육공무원으로 국가가 인건비를 지급한다, 사립학교 교사는 되고 어린이집 교사는 안 된다는 논리는 성립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애매모호한 준공영제를 갑자기 꺼내든 것은 말로만 처우개선하자 하고 뒤로 미루자는 것밖에 안 된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과거 교육부 장관, 경제부총리 등에 재임할 당시에 이같은 정책을 추진하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그때부터 보육교사의 교육공무원화를 얘기했다"라며 "그 당시 교육부 장관이 쓸 수 있는 특별교부금으로 보육교사들에게 10만 원씩 지급한 것이 국가가 보육사업에 처음으로 지원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실현될 수 있는 정책 제시가 중요"

6.4지방선거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와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4일 경기도 안산대학교에서 열린 보육정책 토론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6.4지방선거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와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4일 경기도 안산대학교에서 열린 보육정책 토론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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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의 토론을 지켜본 객석에서도 반응이 엇갈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 경기도보육교사교육원연합회 등 경기도 전역의 보육 분야 종사자 700여 명이 자리했다. 어린이집 원장부터 현직 보육교사와 유아교육과를 다니는 학생들까지 다양한 계층이 참석했다.

경기도 평택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박아무개(43)씨는 "김진표 후보의 정책은 되면 좋겠지만 현실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라며 "어린이집을 운영하기 정말 어렵다. 실질적으로 운영에 도움이 되는 공약을 제시해야 하는데, 보육교사가 공무원이 되는 게 어떤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경기도 한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있는 최윤경(21)씨는 "유아교육은 중요도에 비해 국가적 지원이나 관심이 매우 낮다"라며 "초중고 교사들처럼 어린이집 교사도 사회적으로 인정받아야 하고 처우개선이 필요하다, 교육공무원화가 이뤄진다면 더 체계적이고 수준 높은 교육이 이뤄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보육교사 김지윤(27)씨는 "두 후보가 모두 보육문제에 관심을 갖고 정책을 내놓은 것에는 만족한다"라며 "지난 대선부터 보육정책이 얘기가 많이 됐는데, 아직까지 변화를 느낄 수 없다, 이번 선거에서는 정책적으로 시행될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를 찍고 싶다"라고 말했다.


태그:#남경피, #김진표, #경기도지사, #보육, #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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