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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6.4지방선거 남경필-김진표 경기지사 후보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양 후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남경필 새누리당 경지지사 후보, 오른쪽은 김진표 새정치연합 경기지사 후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6.4지방선거 남경필-김진표 경기지사 후보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양 후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남경필 새누리당 경지지사 후보, 오른쪽은 김진표 새정치연합 경기지사 후보.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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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기고 있다는 감은 별로 없다. 매우 불안하다. 딱히 느낌이 좋다, 이렇게도 말을 못하겠다. 다만, 이제 막 게임이 시작됐다는 느낌은 든다."

최근 방송3사 여론조사 결과, 초박빙 승으로 반전돼 '골든 크로스' 얘기까지 나온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경기지사 후보캠프 핵심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지난 21일 오전 "적극 투표층에선 1%p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매우 불안한 선거"라는 말로 분위기를 전했다.

6·4 지방선거가 13일 앞으로 다가온 22일, 수도권 빅3 지역에서는 야권이 소폭 상승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캠프 내부에는 여전히 긴장감이 돌고 있다. 김진표 후보 캠프는 0.9%p차로 벌어진 격차를 더 벌려 '대세론 굳히기'로 가자고는 말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상당히 불안한 눈치다. 남경필 후보 측의 뒤집기 전략이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에 앞서고 있는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 캠프도 김진표 캠프와 자못 비슷한 분위기다.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안과 비전에 골몰하는 분위기다.

정몽준 캠프는 나경원 전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추대하면서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있다. 나경원 위원장은 21일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오래간만에 나온 이유는 여기 계신 모든 분들과 같은 마음"이라며 "서울시가 점점 어두워지고 가라앉고 있다. 정 후보와 함께 (서울시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고 주장했다.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장 후보캠프는 다소 들뜬 분위기다. 한 캠프 관계자는 "바닥정서가 상당히 유리하다"며 "어딜 가든 재선하시라는 당부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정복 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 측은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박빙"이라며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는 현재로는 그 무엇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수도권의 야권 상승세, 끝까지 이어질까

제각각 캠프 분위기는 다르지만 수도권에선 상대적으로 야권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로 매우 차분한 가운데 치러지고 있다. 선거는 축제라고들 하지만 전 국민이 세월호 참사로 사실상 상중이기 때문에 과거처럼 들뜬 선거 분위기를 보기는 어렵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선거는 일종의 씻김굿 같은 것이어야 한다"며 "집단적으로 참회록을 쓰는 형식의 선거운동 과정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 단장은 "우리는 율동을 금지했다"며 "노란 리본을 달고 주로 경청하는 유세를 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민 단장은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를 정치화하는 것을 결코 용납해선 안 된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민현주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이번 선거에서 유세차를 앞세워 로고송을 부르는 식의 선거운동을 자제하기로 했다"며 "매우 차분한 가운데 치러지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 대변인은 이어 "수도권은 우리에게 매우 어려운 선거"라며 "경기도는 해볼 만하지만 서울이나 인천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22일 오전 대전에서 선거운동을 공식 선포하고 현충원에서 참배하는 것으로 공식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호남·충청권은 2010년의 재판... 이변은 있을까

공중파 3사(KBS, MBC, SBS)는 지난 20일 3개 여론조사기관(MBMR, R&R, TNS)에 의뢰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전국의 17개 시도에 거주하고 있는 만 19살 이상 성인남녀(서울, 경기 1천명, 기타 시도 800명)를 대상으로 단체장과 교육감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방법: RDD 방식, 유무선 전화조사/ 표집방법: 무작위 추출후 권역/성/연령별 할당 추출 및 시도할당 후 무작위 추출/ 오차한계: 서울·경기 95% 신뢰수준에서 ±3.1%p, 기타시도 95% 신뢰수준에서 ±3.4%p~3.5%p/ 응답률: 전체 12.3%)

6·4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2일 새벽 선거운동에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왼쪽)와 정몽준 서울시장 새누리당 후보.
 6·4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2일 새벽 선거운동에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왼쪽)와 정몽준 서울시장 새누리당 후보.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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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서울에선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51%의 지지율로 35.4%의 지지율을 보인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에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과 경기도 야권이 앞서는 분위기다. 인천은 송영길(42.1%)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유정복(31.8%) 새누리당 후보를 10.3%p 앞섰고, 경기도는 김진표(35.7%)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남경필(34.8%) 새누리당 후보에게 0.9%p차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은 서병수(39.6%) 새누리당 후보가 오거돈(34.2%) 무소속 후보에 비해 5.4%p 앞섰고, 대구는 권영진(41.3%) 새누리당 후보가 김부겸(29.7%)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11.6%p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는 강운태(25.7%) 무소속 후보가 윤장현(21.2%)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4.5%p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이용섭 무소속 후보가 18%의 지지를 얻어 3자간 대결에 큰 격차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은 박성효(45%) 새누리당 후보가 권선택(27.7%)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17.3%p 앞섰고, 울산은 김기현(52.7%) 새누리당 후보가 이상범(12.4%)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40.3%p 차이로 크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종시의 경우에는 이춘희(40.1%)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유한식(39.6%) 새누리당 후보가 0.5%p차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하고 있다. 강원도도 최문순(37.1%)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최흥집(36.2%) 새누리당 후보가 0.9%p차 내에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충북은 이시종(39.1%)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윤진식(33.0%) 새누리당 후보에게 6.1%p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은 안희정(45.3%)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정진석(30.4%) 새누리당 후보를 14.9%p차로 앞섰다. 전북은 송하진(57.9%)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박철곤(10.9%) 새누리당 후보를 47.0%p 차이의 큰 폭으로 따돌렸다. 전남에서도 이낙연(59.1%) 후보가 이성수(7.1%) 통합진보당 후보를 52%p 차이로 앞서며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경북은 김관용(62.4%) 새누리당 후보가 오중기(9.6%)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52.8%p나 격차를 벌리며 따돌렸다. 경남도 홍준표(51.4%) 새누리당 후보가 김경수(19.8%)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31.6%차로 앞섰다. 제주는 원희룡(56.3%) 새누리당 후보가 압도적이었다. 원 후보는 신구범(21.7%)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34.6%p차를 보였다.

박 대통령의 눈물, 표심 흔들릴까

지난 19일 오전 서울역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지난 19일 오전 서울역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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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결과를 분석하면 수도권에서는 야권이 우세하나 호남과 영남, 충청권에서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때와 크게 다른 양상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치평론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조용한 심판론'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치평론가 이철희씨는 "이렇게 큰 사건(세월호 참사)에 대해 아무런 정치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여론조사에선 큰 흐름의 변화가 없다고 해도 조용한 심판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을 보였다고 해서 그 자체로 선거의 판을 바꾸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며 "국민의 분노가 대통령의 눈물 정도로 가라앉을 표피적 흐름은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영남 지역정치에 밝은 한 정치평론가는 "여성 유권자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었던 야권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소폭 상승하는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며 "세월호 참사로 인한 심판론이 제기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또 "선거운동이 개시돼도 현재와 같은 분위기는 지속될 수밖에 없을 테지만 정부여당의 무책임과 무능을 국민들이 그냥 봐 넘기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이 피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잠자는 심판론이 분명 있다고 본다"며 "심판욕구가 있는 유권자들은 반드시 투표소로 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민적 심판론이 제기될 수도 있지만 투표율이 하락하면 그마저도 선거결과를 뒤집는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조용한 심판론도 결과적으로 투표율과 연동돼 있다"고 분석했다.

김씨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여권의 반대 진영에 분명한 대안세력으로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에 여야 모두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투표소로 나오지 않는다면 여당에 유리한 선거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웅 민 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정당지지율에 주목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40%대를 유지하고 있는 한 심판론이 거세게 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실제 이번 방송3사 조사 결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43.2%, 새정치민주연합은 27.4%, 통합진보당 4.5%, 정의당 1.9%로 나타났다.

윤 센터장은 "여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야당 지지로 모아져야 하는데 현재는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라며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은 여전히 야당을 지지하는 것을 유보한 유권자들이 많다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야당 지지를 유보한 사람들이 투표소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와 눈물, 그 후속조치로서의 대규모 개각 등으로 또 다시 여권 후보에 대한 지지가 반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공보단장은 "2004년 탄핵 때도 여론조사 지지율과 달리 실제로는 여야가 45 : 45였다"며 "표면적으로 왔다 갔다 하는 여론조사와 밑바닥 민심은 굉장히 다를 수 있다"며 "국민을 지켜야 하는 앵그리 맘(분노한 엄마) 여론과 대통령을 지키는 여론이 밑바닥에서 서로 총동원 체제로 충돌하고 있다"고 전했다.


태그:#6.4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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