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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세관음상과 구세관음상이 모셔져 있는 유메도노입니다. 이곳은 해 마다 두 번 문을 엽니다.
 구세관음상과 구세관음상이 모셔져 있는 유메도노입니다. 이곳은 해 마다 두 번 문을 엽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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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일본 나라 호류지 절을 찾았습니다. 나라 호류지 절 안에 있는 유메도노(夢殿)에는 구세관음상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이 구세관음상은 해마다 두 번 공개합니다. 마침 17일은 봄철 공개기간이어서 유메도노 안에 안치되어 있는 구세관음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구세관음이 안치되어 있는 유메도노는 나라시대인 서기 739년 8각형으로 지은 건물입니다. 이 건물 한 가운데에 남향으로 구세관음상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일본 불교는 관음 보살신앙이 강합니다.

구세관음이란 말은 원래 불교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이름이 아닙니다. 다만 법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 속에 관음묘지력 능구세간고(觀音妙智力 能救世間苦)라는 표현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이곳 구세관음상은 녹나무로 만들어졌으며 높이 178.8cm 로 얼굴 뒤에는 아몬드형 광배가 붙여있습니다.

구세관음상에는 나무 바탕에 옻칠을 하고 그 위에 금박을 입혔습니다. 구세관음상은 호류지절에서 나무찬장 속에 넣어서 감춰오다가 1884년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후 한 해에 두 번 일반에 공개합니다. 올해는 4월 11일에서 5월 18일, 10월 22일에서 11월 22일입니다. 

  담징이 그린 금당벽화를 모사하여 놓은 그림입니다. 호류지절에 있는 백제관음당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담징이 그린 금당벽화를 모사하여 놓은 그림입니다. 호류지절에 있는 백제관음당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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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관음상은 양손을 가슴 아래 모아서 보주를 들고 있습니다. 이 보주는 모든 사람의 소원이 이뤄지기를 소망하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머리에는 관을 쓰고, 몸 양 옆으로는 옷자락이 아래를 향해서 물결 모양을 이루고 있습니다.

호류지 절은 담징의 금당벽화나 백제관음상이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담징의 금당벽화는 몇 차례 불이 나서 타버렸지만 모사하여 간직해왔던 것이 있어서 원래 모습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금당이나 박물관에 모사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백제관음상은 높이가 210.9cm, 이고 뒤에는 아몬드형 광배가 붙여있습니다. 8등신의 가느다란 몸매는 녹나무로 만들었으며 왼손에 들고 있는 물병은 편백나무로 만들었습니다. 유려한 몸매와 부드러운 선 분명한 이목구비는 사람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작품이라는 찬사를 듣고 있습니다.

  백제관음상과 금당입니다. 금당 안에 불상이 있고 벽에 금당 벽화가 있습니다.
 백제관음상과 금당입니다. 금당 안에 불상이 있고 벽에 금당 벽화가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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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관음상 귀 양쪽에는 청동으로 만든 꾸미개가 머리에서 귀를 거쳐서 턱 아래까지 드리워져있습니다. 이 청동 꾸미개는 청동판에 직접 구멍을 뚫는 투금기법을 사용하여 만들었습니다. 이 투금 기법은 백제 꾸미개의 특징으로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백제관음상은 목조관음보살입상이라도 하는데 일본에서 국보라는 제도가 있기 전부터 1897년 12월 고 신사 절 보호법에 기초하여 보호되었습니다. 1951년 6월 문화재보호법에 의해서 국보로 지정되었습니다. 

소설가 정한숙 선생님의 소설 금당벽화(1955년 7월 사상계)는 한때 국어교과서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고구려 스님 담징이 고국을 떠나 일본에서 금당벽화를 그리기까지 고국 고구려에 대한 생각과 자신의 갈등과 번민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국어교과서로 공부한 적이 있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호류지 절의 금당 벽화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호류지 절 주변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칡 요리(구즈키리), 메밀국수, 무 장아찌 등입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호류지 절 주변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칡 요리(구즈키리), 메밀국수, 무 장아찌 등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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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누리집> 호류지 절, http://www.horyuji.or.jp/, 2014.5.18.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호류지 절, #백제관음상, #구세관음상, #담징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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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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