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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입에 발린 듯 다시 '오월 광주'를 얘기한다. 하지만 정작 광주는 수상할 정도로 고요하기만 하다. 오월 광주를 수상한 침묵에 빠트린 것은 무엇일까.  

#1. 5·18 34주기, 처음으로 열리지 못하는 5·18전야제

5.18민주화운동 34주기를 맞이한 광주는 수상할 정도로 고요하다. 사진은 5.18시민군 출신인 김향득 작가의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광주YMCA.
 5.18민주화운동 34주기를 맞이한 광주는 수상할 정도로 고요하다. 사진은 5.18시민군 출신인 김향득 작가의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광주YMCA.
ⓒ 김향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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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34주기를 맞은 광주는 더없이 쓸쓸하기만 하다. 5·18행사위원회는 15일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 식순으로 제창하지 않는 정부 주관 5.18기념식에 불참하고 5·18전야제도 열지 않겠다"고 밝혔다. 군사독재 시절에도 한번을 거르지 않고 개최했던 5·18전야제가 처음으로 열리지 않게 된 것이다.

1982년 세상에 처음으로 나온 <임을 위한 행진곡>은 그 이듬해부터 5·18 유족회 등이 주최하는 추모제에서는 물론 각종 행사 때마다 불러온 '광주의 노래'다. 또 5·18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에는 줄곧 5·18기념식장에서 공식 식순으로 제창되어 왔다.

하지만 이명박정부가 제창을 금지한 이후 박근혜정부도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광주 시민은 물론 역대 대통령도 함께 불렀던 노래를 특별한 이유 없이 못 부르게 하는 정부의 어처구니없는 처사에 광주는 할 말을 잃고 있다.  

#2. '의제'가 아닌 '후보전술'로 김빠진 지방선거

15일 6·4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선거분위기는 뜨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세월호 침몰 사태. 1980년 5월에 집단학살을 경험한 광주는 세월호 침몰 사태가 결코 남의 일 같지 않다. 진도에 머물던 자원봉사들이 하나둘씩 철수하고 있다는 소식에 광주YMCA 등은 자원봉사단을 꾸려 16일 진도로 갈 예정이다.

광주의 선거분위기가 안 뜨는 이유는 또 있다. 지방선거가 의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닌 '전략공천'과 '후보단일화'라는 후보전술로 경쟁하다보니 시민들이 참여할 공간이 배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구나 부산 같은 경우엔 후보자들이 먼저 나서서 시민단체들과 정책협약 등을 맺고 있는데 광주는 그런 후보자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의제 설정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현안에 대한 자기입장이라도 당당하게 시민들에게 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안철수 의원과 나란히 앉은 윤장현 새정치연합 광주광역시장 후보.
 안철수 의원과 나란히 앉은 윤장현 새정치연합 광주광역시장 후보.
ⓒ 오마이뉴스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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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김대중도 안한 짓을 해버린 안철수, 이젠 못미덥다"

지난 대선 때 사실상 안철수 대선후보의 광주전남지역 캠프 역할을 해온 '광주전남시민포럼'이 15일 해산을 선언하면서 "안철수 의원에 대한 지지도 철회한다"고 밝혔다. 포럼은 18명의 공동대표단과 회원 약 6000명을 보유한 광주지역 최대 안철수 지지조직이었다.

이들은 "광주시장 전략공천은 새정치에 대한 열망이 가장 강렬했던 광주를 갈기갈기 찢어 놓고 말았다"라고 주장하면서 "안 의원은 '새정치'라는 단어만을 반복할 뿐 대한민국의 미래비전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였고, 소수의 측근 비선라인에 의존하는 불통정치를 반복하였다"고 비판했다.

포럼의 한 관계자는 "안 의원은 광주의 지지를 발판으로 대권을 도전할 수 있었지만 이제 그 광주가 안 의원의 야망을 채워주는 정치적 지렛대 역할을 그만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광주시장 전략공천 이후 주위 사람들이 '안철수가 김대중도 안한 짓을 해서 광주를 모욕줬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지산동에 산다는 김아무개(46)씨는 "전략공천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안철수가 광주에 와서 설명을 하기보다는 서울에서 기자들에게 얘기하는 것을 보고 (광주를) 참 무시한다는 기분이 들었다"라며 "요즘 하는 것을 보면 안철수는 정치를 하나도 모르는 것 같아 못미덥다"고 말했다.


태그:#5.18, #임을 위한 행진곡, #안철수, #윤장현,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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