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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경기도 안산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학생 유족들이 단원고 교사의 영정 앞에 차례로 붉은 카네이션 바구니를 올렸다.
ⓒ 강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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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고 어두운 바다 속에서 엄마 아빠가 지켜주지 못한 자리를 대신 지켜주신 스승의 은혜를 잊지 못할 겁니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자녀를 잃은 학부모들이 스승의 날을 맞아 선생님들을 만나러 갔다. 부모들이 찾아간 곳은 학교가 아닌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 이번 참사로 끝내 돌아오지 못한 단원고 교사 7명의 영정 앞이었다.

15일 오전 11시, 안산 단원고 학생 유가족들은 손에 카네이션 바구니와 카네이션 코르사주를 들고 경기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 모였다. 희생 교사들의 부모도 함께 자리했다.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극적으로 탈출해 심리 치료를 받고 있는 생존 학생의 학부모 약 30명 역시 아이들을 대신해 함께했다.

세월호 사고 한 달 째인 15일 오전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스승의 날을 맞아 단원고 학생 유가족들이 희생 된 교사를 위해 카네이션을 헌화하고 있다.
▲ "선생님, 고맙고 미안합니다" 세월호 사고 한 달 째인 15일 오전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스승의 날을 맞아 단원고 학생 유가족들이 희생 된 교사를 위해 카네이션을 헌화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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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 한 달 째인 15일 오전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스승의 날을 맞아 희생자 유가족들이 교사들의 영정 앞에 카네이션을 헌화하고 있다.
▲ 눈물로 선물하는 카네이션 세월호 사고 한 달 째인 15일 오전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스승의 날을 맞아 희생자 유가족들이 교사들의 영정 앞에 카네이션을 헌화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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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100여 명은 흰 국화와 카네이션을 손에 쥐고 단원고 교사 7명 영정 앞에 섰다. 다들 입을 굳게 다문 채 퉁퉁 부은 눈으로 교사들의 얼굴을 바라봤다. 희생된 2학년 학생 권아무개(17)군의 형(28)은 대표로 나와 떨리는 목소리로 준비해 온 편지를 읽었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착하고 소중한 아이들을 대신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제자에 대한 애정과 스승으로서의 책임감에, 저희 엄마 아빠는 그저 죄송하고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끝내 피어보지 못한 아이들과 함께 하신 선생님, 부디 영면하시고 그곳에서도 우리 아이들의 손을 꼭 잡아주세요."

"내 아가, 그곳에서도 선생님이 도와주실 거야"

세월호 사고 한 달 째인 15일 오전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스승의 날을 맞아 제자로 보이는 한 학생이 찾아와 편지와 카네이션을 제단 위에 올려 놓고 있다.
▲ 스승의날 분향소 찾아온 제자 세월호 사고 한 달 째인 15일 오전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스승의 날을 맞아 제자로 보이는 한 학생이 찾아와 편지와 카네이션을 제단 위에 올려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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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듣던 학부모들은 교사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 한 학부모는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어찌할 줄을 모르겠다"며 흐느꼈다.

이어 숨진 학생의 부모들이 교사들 영정에 카네이션 바구니와 직접 쓴 편지를 바쳤다. 희생 교사들의 부모 가슴에도 빨간 카네이션 코르사주를 달아드렸다. 주는 부모와 받는 부모 모두 서로를 끌어안으며 울음을 터뜨렸다. 딸을 대신해 왼쪽 가슴에 카네이션을 단 한 어머니는 "우리 딸 보고 싶어 어떡해"라며 오열했다. 꽃을 달아드리는 학부모도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마지막으로 희생 교사의 부모와 학부모가 다 같이 교사들 영정에 흰 국화를 헌화했다. 교사의 부모는 "네 목소리가 듣고 싶다"고, 제자의 학부모는 "우리 애들이 선생님을 너무 좋아했어요"라며 흐느꼈다.

숨진 학생의 한 어머니는 아이의 영정 앞으로 가 작별 인사를 남기며 목 놓아 울었다.

"내 아가, 선생님이 그곳에서도 너희를 도와주실 거야. 걱정마."


태그:#세월호, #유가족, #스승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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