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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마무리를 앞둔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박준규 전 국회의장의 노제에 참석한 뒤 국회로 향하고 있다.
여야는 오는 8일 19대 후반기 국회를 이끌어갈 신임 원내대표를 동반 선출할 예정이다.
▲ 임기 마무리 앞둔 여야 원내대표 임기 마무리를 앞둔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박준규 전 국회의장의 노제에 참석한 뒤 국회로 향하고 있다. 여야는 오는 8일 19대 후반기 국회를 이끌어갈 신임 원내대표를 동반 선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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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최경환·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원내사령탑' 임무를 종료했다. 직을 내려놓은 두 원내대표의 지난 1년 평가는 비슷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최악의 정치적 조건"이라고 평했고, 전병헌 원내대표는 "천고만난(천 가지 괴로움과 만가지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각각 내놓은 원인은 달랐다. 최 원내대표는 '야당의 발목잡기'를 문제 삼았고 전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의 불통과 독주'를 문제삼았다.

특히, 최 원내대표는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여부와 관련 "새로 취임하실 원내대표께서 잘 협의해서 하리라 본다"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지금 사고 수습에 여념이 없는데 국정조사를 하면 사고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국정조사장으로 끌려나온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전날(5일) 5, 6월 국회 중 청문회·국정조사를 진행하자고 한 것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표한 셈이다. 이는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당내 일각의 주장과도 배치된다.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국정조사를 해야지,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전병헌 원내대표는 "세월호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희생자) 가족들과 온 국민이 요구하고 있다"라며 "반드시 처리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경환 "세월호 국정조사 할 때 아냐... 국회 선진화법부터 개정해야"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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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원내대표는 "세월호 참사로 엄중하고 막중한 시기에 차기 원내대표로 큰 임무와 함께 바통 넘기게 돼 마음 무겁고 죄송하다"라면서도 선(先) 수습·후(後) 국정조사를 주장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강조했던 '국가개조론'은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 사건으로 드러난 대한민국의 곪은 환부를 도려내는 국가대개조 작업을 해야 한다"라며 "아마도 새 원내지도부가 들어오시면 이 문제가 최대 현안이 될 것으로 본다, 이를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최 원내대표는 차기 원내대표에게 '국회 선진화법 개정'을 당부했다. 그는 "국회 선진화법이 소위 국회마비법으로 얼마나 허비했는지 진심으로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선진화법이 본래의 취지에 맞게 되려면 야당의 상식적이고 합리적 자세뿐 아니라 법의 보완이 필요하다"라며 "제가 4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제안했던 선진화법 개정안을 반드시 야당도 협조해서 처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최 원내대표는 "그만두라는 소리 안 듣고 그만두게 돼 참으로 다행스럽다"라고 지난 1년을 자평했다.

그는 "NLL대화록(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논란, 국정원 댓글사건 등으로 야권이 대선불복에 나서는 등 첨예한 정치적 쟁점으로 정말 하루도 바람 잘 날 없었다"라며 "야당은 국회선진화법을 무기로 하나의 정치적 쟁점에 모든 민생을 볼모로 잡으며 사사건건 발목을 잡은 것을 잘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년 동안 야당의 발목잡기 속에서도 정부의 국정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주요 법안 대부분을 처리하는 성과를 거뒀다"라며 "통계를 보니깐 지난 1년 처리된 법안 수가 총 1039건으로 역대 정부 최고 수준에 있었다, 국정운영의 초석을 닦고 박근혜 정부가 힘차게 달릴 수 있는 레일을 깐 것"이라고 자찬했다.

최 원내대표는 간담회 전 배포한 참고자료를 통해서도 ▲ 역대 정부 중 가장 많은 수의 법안 통과 실적 ▲ '경제활성화-경제민주화' 박근혜 정부 국정철학 실현을 위한 초석 마련 ▲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 정치쇄신 실천 ▲ 국정원 능력강화 입법 등 국가안보 기여 등을 자신의 성과로 제시했다.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7월 전당대회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는 "심신이 지쳐 있어 쉬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병헌 "의회주의 대원칙으로 발목잡는 야당에서 벗어났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 및 여객선침몰사고 대책위원장단 연석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 및 여객선침몰사고 대책위원장단 연석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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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병헌 원내대표는 지난 1년을 '종박불통의 시대'라면서 여권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또 지난 1년이 '선명야당'이라는 슬로건에 비해 '타협 중심'이었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적극 항변했다.

그는 "집권 1년 차 60% 안팎의 높은 비정상적인 고공지지율에서 대통령의 불통과 국회 경시가 지속됐고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집권여당은 그야말로 대통령과 청와대의 눈치만 보는 종박의 자세로 정치가 사실상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그는 "저의 변치 않는 대원칙은 의회중심주의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강조하셨던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조화해야 하는 곳도 국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의회주의를 온건 타협주의나 강경투쟁의 반대 개념 정도로 생각하는 건 대단히 잘못됐고 심각한 오해다"라고 항변했다. 

기초연금법 합의 등 원내지도부의 결정에 대한 당내 반발이 적지 않음을 의식한 발언이다. 그는 "역대 국회 어느 원내대표 재임기간과 비교해서도 가장 많은 의안처리와 민생의제를 주도하고 발목잡는 야당에서 벗어나 여당을 협상의 장으로 끌어내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라고 자평했다.

기초연금법 처리 과정에 대해서도 "차마 아이를 죽게 할 수 없었던 솔로몬의 재판장에 선 진짜 엄마의 심정으로 어쩔 수 없이 결단했다"라며 "이 과정에서 절대 다수의 의원들이 힘을 모아주신 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도 결정하기 어려운 것을 (새 원내대표에게) 미루는 것은 책임 회피라고 생각했다"라며 "이제 우리가 집중해야 할 일은 더 나은 복지를 위한 노력과 이를 관철할 힘을 키우는 것이다, 이 점에서 (의원직 사퇴서를 낸) 김용익 의원께서 하루 빨리 복귀하시길 요청한다"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8일 각각 새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새누리당은 이완구 의원(원내대표)과 주호영 의원(정책위의장)이 후보로 단독 등록, 사실상 추대로 끝났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노영민·최재성·박영선·이종걸 의원(기호순)이 차기 원내사령탑을 놓고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태그:#최경환, #전병헌, #세월호 침몰사고,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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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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