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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이혜훈,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들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필동 매일경제신문 사옥에서 열린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2차 TV토론회에 앞서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몽준, 이혜훈,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들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필동 매일경제신문 사옥에서 열린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2차 TV토론회에 앞서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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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사고 여파를 감안한 듯 화두는 '안전'이었다. 하지만 경쟁자를 향한 날선 공세는 여전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 나선 김황식·이혜훈·정몽준 예비후보가 29일 열린 두 번째 TV토론회에서 입을 모아 '안전시장'을 자임하고 나섰다. 상대 후보를 향한 공세 역시 '안전'으로 시작됐다.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자와 가족들을 향한 애도와 위로도 빠지지 않았다. 이혜훈 예비후보는 토론회 말미 "희생자들에게 죄송하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20일 전 열렸던 첫 TV토론회에서 쟁점으로 떠올랐던 정몽준 예비후보의 '백지신탁' 문제나 김황식 예비후보의 '병역면제' 의혹은 뒷전으로 밀렸다. 그러나 결코 평온하지 않았다.  

김 예비후보는 최근 발생한 현대중공업 안전사고 등을 문제삼으며 정 예비후보를 공격하고 나섰다. 반면 정 예비후보와 이 예비후보는 여객선 선령연한 완화 조치나 노후 여객선 관리감독 부실 등을 거론하며 당시 감사원장·국무총리를 지낸 김 예비후보를 상대로 공세를 폈다. 정 예비후보는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하다"고 해 물의를 빚은 막내아들의 발언을 거듭 사죄했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부각된 '안전' 화두 삼아 상대후보 맹폭

포문을 처음 연 것은 정몽준 예비후보였다. 그는 "세월호 참사에 책임이 있는 주성호 해운조합 이사장은 김황식 후보의 총리 시절 훈장을 받았고 차관보로 승진했다, 당시 해운조합이 업체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문제도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예비후보는 "부도덕한 기업인들이 탐욕으로 접근했고 기관에서 관리감독 제대로 못했다"라며 "유착관계가 의심되고 충분한 감독 이뤄지지 않은 것을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국무총리를 역임했던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고 죄송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새출발을 해서 새로운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정 후보의 공세를 넘겼다.

바통을 넘겨받은 이혜훈 예비후보는 잠실 '제2롯데월드' 문제를 거론하며 김 예비후보를 공략했다. 성남비행장 항공기 항로안전과 교통체증 등의 문제로 난항을 겪던 잠실 '제2롯데월드'는 이명박 정부 당시 최종 인허가를 받았다. 이 예비후보는 "아이파크 헬기사고를 봤겠지만 롯데월드 같은 경우, 군 비행기가 123층 건물(롯데월드타워)에 부딪히면 미국 9·11테러와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예비후보는 "공군과 서울시, 정부 사이에 많은 논의가 있고 과학적인 검증을 거쳐서 결정된 것이다, 공군 활주로 방향을 어느 정도 틀면 충돌의 위험은 없다고 판단해서 허가된 것으로 안다"라며 "새롭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만 그런 문제에는 신중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과학적 검증을 거쳐야지 중단시키겠다고 답할 성질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사실상 이 예비후보의 문제제기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김 예비후보는 현대중공업 안전사고 문제를 고리 삼아 역공을 펼쳤다. 최근 두 달 새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3곳에서 안전사고로 노동자들이 숨진 사실을 '안전의식'으로 연결시킨 것이다.

그는 "(세월호) 사고원인으로 손쉽게 들 수 있는 게 안전불감증 문제이고 관리·감독기관과 상대 기업, 민원인 사이의 부패고리가 가장 큰 문제다"라며 "정 후보께서는 안전사고, 안전불감증, 부패고리 문제에 있어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대중공업은 최근 7명의 근로자가 숨지는 안전사고가 발생한, 안전불감증이 심한 기업이다, 원전비리 사고에 연루돼 6명이 유죄판결을 받은 기업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정 예비후보는 발끈했다. 그는 "지난번 토론회에서도 그랬지만 김 후보가 저보다 회사(현대중공업) 연구를 더 많이 하신 것 같다"라며 "유족분들께 심심한 사과 말씀을 드리지만 현대중공업이 나쁜 회사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특정 회사가 저와 관련돼 있다고 전체 기업인들을 두들겨 잡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다"라며 "그렇게 해서 정부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천만의 말씀"이라고 강조했다.

김황식, 정몽준, 이혜훈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들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필동 매일경제신문 사옥에서 열린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2차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김황식, 정몽준, 이혜훈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들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필동 매일경제신문 사옥에서 열린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2차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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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안전불감증 심한 기업"... "나와 관련돼 있으면 나쁜 회사인가"

상대후보가 자신들의 본선경쟁력을 반박하는 대목에서도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김 예비후보는 "내가 현대중공업을 비난한다고, 기업을 전반적으로 비난한다는데 그런 취지가 아니다"라며 "원전비리와 관련해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이 기소돼 국민들을 놀라게 했고 최근 7명의 근로자가 사망한 사고를 갖고 세월호 사고와 연결해 (박원순 시장 측이) 많은 공격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잠자는 서울을 깨우겠다고 했는데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대기업 오너로서도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백지신탁 논란'을 에둘러 지적했다.

이에 정 예비후보는 "국회의원 선거 7번, 대통령 선거 2번, 이번 선거까지 제가 선거만 10번째인데 상대후보들은 항상 그런 주장을 했다"라며 "회사 걱정을 저보다 더 해주셔서 고마운데 모든 선거 때 (그런 주장을) 다 했고 국민들은 현명하게 판단하셨다"라고 맞받았다. 또 "지금 많은 분들이 이걸 볼 텐데 후보 세 분이 모여서 네거티브를 열심히 한다는 모습을 보이면 좋지 않다고 본다"라며 "김 후보가 말하는 본선경쟁력, 표확장성은 현실적이지 못하다, 희망사항 같다"고 꼬집었다.

지명토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 10여 년간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정 후보가 서울시장으로서 대통령과 협력할 수 있나"라고 공격했다. 이에 정 예비후보는 "그것은 정책적 비판이다, 김 예비후보께서는 (첫 TV토론회에서) 친박이라는 질문에 X를 옆으로 들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2002년 한나라당 탈당 후 한국미래연합을 만들 때 저와 함께 하자고 했고 울산 국회의원 시절, 서울시장 선거 출마 여부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했다"라고 반박했다.

이 예비후보는 "김 예비후보가 감사원장 재임 당시 해상조난사고 감사가 전무했고 선박 연령을 완화할 때도 감사원장이었다, 국무총리 재임 때도 안전점검 최종책임자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김 예비후보는 "그것에 대해서 총리나 감사원장이 다 책임져야 하느냐"라며 "현실적으로 모든 문제를 관장할 수 없던 문제가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MBN 기자가 사전 조율하지 않은 '돌발 질문'을 던지는 시간에는 신경전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 예비후보는 정 예비후보와 '빅딜설' 관련 질의에 "이를 유포하고 지속적으로 음해한 김 예비후보 쪽에서 잘못됐다며 공개적으로 하지 않겠다고 한 사안"이라며 "경선을 두 주 앞두고 수개월 뛴 사람에게 그를 묻는 건 잘못됐다, (제가) 진다는 것을 전제로 한 질문이라 선거법 위반이다"고 발끈했다.

정 예비후보는 김 예비후보에게 '지지율 상승 방안'을 묻는 질문에 "나와 이 후보에게는 아픈 질문을 해놓고 김 후보에게는 홍보 기회를 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몽준 토론 중 '미개 발언' 세 번 사과... "막내 아들 철 없어서"

한편, 정 예비후보는 막내 아들의 '미개 발언'에 거듭 고개를 숙였다. 그는 "막내 아들이 철 없는 짓을 해서 많은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서 할 말이 없다, 바로 사과했는데 무슨 설명을 더 할 수 있겠나"라며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아이가 요즘 대학 시험에 실패해 재수한다고 하는데, 새벽에 나가면 밤 11시에 들어와 저희 가족이 중대한 사고 앞에서 충분히 대화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치인생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묻는 질문에도 "요즘이 더 힘든 것 같다"라며 "막내 아들이 철 없는 짓까지 해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세월호 침몰사고)이 나면 이 사람이 잘못했다, 저 사람이 잘못했다 하는데 제도적으로 잘못된 것을 봐야 한다"라며 "김 예비후보가 '부도덕한 기업인'을 강조하는데 기업인은 성직자가 아니라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정부의 감독이 더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예비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도 "막내 아들의 철 없는 짓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러한 정 예비후보의 발언에 김 예비후보는 "저는 '부도덕한 기업인의 탐욕'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예비후보 쪽은 토론 이후 '부도덕한 기업인의 탐욕'의 실제 대상을 묻는 언론의 취재가 이어지자, "세월호를 운항한 청해진 해운의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는 유병언 회장의 부도덕한 행태와 탐욕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형두 캠프 대변인은 "원전비리 문제를 지적한 것은 원전사고 발생시 그 재앙이 전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만큼 치명적이기 때문"이라며 "정 후보가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의 임직원들이 원전납품비리의 핵심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점에서 시민과 당원들의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전한 것"이라고 정 예비후보를 겨냥했다.


태그:#김황식, #이혜훈, #정몽준, #세월호 침몰사고, #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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