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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1일 오후 2시 충남대학교 문원 강당에서는 김세정 교수의 사회로 '제2회 대전 인문학 포럼'이 개최되었다. 올해로 두 번째인 이번 포럼에서는 영남대학교 최재목 교수가 '유랑, 인문학의 즐거움'이란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인간은 정주와 유랑 그 사이의 존재입니다. 걷기, 떠돌기란 사물과 생각의 입체화, 생동화입니다."

대학에 근무한 지 24년이 되었다는 최재목 교수. 그는 안식년을 맞이하여 틀에 박힌 삶을 벗어나고자 유럽 여행을 기획하였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삶이란 여행과 같은 유랑의 길 위에 있으며 인문학 또한 그와 같은 떠돎의 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깨달았다고 한다.

"걷기란 철학의 종잣돈입니다. 소요, 유랑, 글 만이 철학이 아닙니다"

그는 소유의 길에서 존재의 길로 바꿀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다. 그동안 사람들은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라는 '소유'에 집착했다. 이제는 '있음 그 자체'라는 성찰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길 위의 인문학은 바로 이런 태도를 가능하게 한다고 보았다.

그는 유럽 국가 중에서 네덜란드를 선택했다. 그 이유는 어린 시절 물레방아나 동화책 등에 그려진 풍차에 대한 기억이 컸다고 한다. 또한 산이 없이 드넓게 펼쳐진 평야는 기하학적인 사유를 가능케 했으며 이는 네덜란드의 예술가들을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네덜란드는 그에게 자유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유랑, 인문학의 즐거움'이란 주제로 최재목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 최재목교수 '유랑, 인문학의 즐거움'이란 주제로 최재목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 신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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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질의 응답 내용

Q: 여행을 하면서 느낀 내용을 글로 쓰려면 생각이나 사고의 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기르기 위한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일단 자기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해요. 내가 뭘 하고 싶은지를 곰곰히 생각하면 조사할 게 나옵니다. 아는 만큼 보이지만 보는 만큼 아는 경우도 있어요. 어떤 문제라도 깊이 있게 들어가서 내가 뭘 할지를 생각하면 하나 하나가 실핏줄처럼 연결이 돼요. 기획을 하세요. 내가 하고 싶은 걸 메모해 보세요. 그리고 조사를 하세요. 그 지역의 인물 등등에 대해서요. 그러다 보면 그 지역의 그림이 그려져요. 저는 어디서든 메모를 합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메모해 둔 걸 붙이면 책이 됩니다.

Q: 유랑 뒤에 일상으로 돌아올 때 어떤 마음이 드는지 궁금합니다.

A:  (웃음) 일이 손에 안 잡힙니다. 여행도 관성의 법칙이 있어서 또 떠나고 싶어져요. 경험의 측면에서는 다채로워지죠. 강의할 때도 비유를 들고 그러는데.. 여행이 그런 자료를 제공해줘요. 지금 이 자리는 가상의 자리라는 걸 생각하게 해줘요. 불안하지만 이것이 당연하다고 견딜 수 있게 해 줘요.

Q: 좋은 여행에 대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일단 가방이 커야 합니다. 책도 넣고 하려면요. 그런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여행할 때는 잠자리가 좋아야 해요. 그래서 가방이 큰 게 좋습니다. 또 가능하다면 자전거 여행을 권합니다. 오히려 유명하지 않은 지역을 정하는 것도 좋습니다. 철학자를 한 명 정해서 자신 만의 점을 찍으며 여행을 하는 것도 좋죠. 테마별로요. 무엇보다 기획 능력이 여행의 내용과 형식을 결정합니다.

* 충남대학교 인문학 포럼은 2014년 1학기에는 '인문학의 즐거움'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격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충남대 문원 강당에서 진행된다.

강연자 소개
김종철(3/18), 최재목(4/1), 한강(4/15)
유예진(4/29), 김신명숙(5/13), 김상봉(5/27)


태그:#대전 인문학 포럼, #인문학의 즐거움, #충남대, #최재목, #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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