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예비후보자들이 내건 투표독려 현수막이 과열된 목포시장 선거를 말해주고 있다. 목 좋은 곳에는 두 개의 현수막이 동시에 걸려 있기도 하다.
▲ 목포시 전역에 걸쳐 걸려있는 투표독려 현수막 예비후보자들이 내건 투표독려 현수막이 과열된 목포시장 선거를 말해주고 있다. 목 좋은 곳에는 두 개의 현수막이 동시에 걸려 있기도 하다.
ⓒ 이혁제

관련사진보기


6월 4일 목포시장 선거가 과열을 넘어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4월 1일 현재까지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후보만도 여덟 명에 이르며 각 후보 캠프에서는 온갖 묘안을 짜내 예비후보 알리기에 혈안이 돼 있다.

예비후보자들이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은 명함, 유권자 10%에 배부할 수 있는 선거홍보물 그리고 현수막 등이다. 그러나 예비후보자가 걸 수 있는 선거 관련 현수막은 선거사무실 외벽 말고는 법적으로 게시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본 선거전에 접어들어야 제한된 양의 현수막만을 걸 수 있다.

이런 시기에 최근 목포시내에는 예비후보자들이 내건 현수막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현수막의 정체는 바로 투표 독려 현수막이다. 말이 투표 독려 현수막이지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홍보용 현수막이라고 볼 수 있다. 보통은 선거 당일 투표를 독려하는 현수막을 게시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 6월 4일 선거가 아직 두 달이나 더 남았음에도 벌써 등장했다.

이는 선거법 틈새를 이용한 발 빠른 선거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특정 후보 캠프에서 현수막을 내걸기 시작하자 부랴부랴 다른 캠프에서도 경쟁적으로 현수막을 걸기 시작했다. 특정 후보의 허를 찌른 공세에 다른 후보들이 맞불을 놓는 격이다.

이렇게 선거전이 과열되다 보니 상대 후보의 현수막을 찢어버리는 일도 발생했다. 현재 여론조사상 1위를 달리고 있는 한 후보가 게시한 현수막 60여 개 중 40여 개가 지난 3월 30일 늦은 밤 누군가에 의해 파손된 것.

"공익적 내용 담기면 현수막 괜찮아"... 보완이 필요하다

목포시 선관위 담당자는 "투표 독려 현수막은 특정 후보의 공약이나 사진 등 직접적으로 후보자를 알리기 위한 내용이 아닌, 공익적 목적이 담긴 내용이라면 정당명·후보자명을 포함해 게시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선관위 담당자는 "그러나 게시 수량, 장소, 기간 등에는 제한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쉽게 말해 특정 후보가 수백 개의 현수막을 특정 장소에, 선거 운동 기간 내내 걸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투표독려 현수막 게시가 공익을 위한 행위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후보자 등 이해 당사자가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게시하는 것은 누가 봐도 자신을 홍보하는 행위라고 해석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선거공영제가 정착돼 있긴 하지만, 예비후보 기간에 지출된 비용은 선거 보존이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 현수막 게시에 불이 붙는다면 자금력이 부족한 후보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도시 미관상 지나친 현수막 게시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에 투표 독려 현수막 게시에 대한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조건적인 투표독려 현수막 게시를 불허하는 것은 선거참여 분위기를 헤칠 수 있으므로 현수막 게시 가능자를 '후보자를 제외한 시민단체'나 '일반인'으로 한정하고, 그 시기나 수량도 제한한다면 차분하면서도 시민의식을 높일 수 있는 선거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을까 한다.


태그:#목포시장 선거, #투표독려 현수막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