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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벤져스2>촬영이 시작된 30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 북단에서 교통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 어벤져스2 촬영 시작, '마포대교 통제' 영화 <어벤져스2>촬영이 시작된 30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 북단에서 교통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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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30일 오후 6시 18분]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아래<어벤져스2>) 한국 첫 촬영이 30일 서울 마포대교에서 진행됐다. 이날 마포대교 남단 인근 여의도공원은 촬영 모습을 구경하러 온 시민들로 붐볐지만, 극심한 혼잡은 없었다. 경찰 통제와 제작사 쪽의 철통 보안으로 마포대교 진입로가 원천 봉쇄돼 촬영 장면 자체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화 제작사인 마블스튜디오는 서울시의 협조를 받아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마포대교 1.6km 구간 양 방향을 전면 통제한 채 촬영을 진행했다. 차량을 비롯해 자전거와 보행자 통행도 제한됐다.

영화 팬들 일부 몰렸지만... "아무 것도 안 보여"

이날 오전부터 서울 마포대교 남·북단 진입로 입구는 경찰통제선과 철제 펜스로 모두 막혔다. 남단 쪽에는 진입로 건너편 인도에도 펜스가 설치됐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경호원들과 빨간 모자를 쓴 직원들은 펜스를 따라 나란히 서서 촬영장 접근을 막았다. 현장에 있던 경호원은 "촬영장 외곽 통제를 맡은 직원들은 국내 업체 소속으로 100여 명이 투입됐다"고 전했다.

촬영은 오전 7시께부터 시작됐지만, 영화 촬영을 구경하러 오는 시민들은 오전 9시부터 모여들기 시작했다. 자녀 손잡고 나온 가족, 공원에 놀라왔다가 잠시 들른 연인, 친구들끼리 온 청소년 등은 펜스에 바짝 붙어 촬영장을 멀찌감치 바라봤다. 낮 12시 이후에는 여의도공원으로 나들이 나온 인파까지 섞여 마포대교 남단 교차로 인도가 유동인구로 붐볐다.

최희정(47)씨는 아들 이대호(13)군에게 <어벤저스2> 촬영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아침부터 수원 팔달구에서 올라왔다. 이들은 서로 번갈아가며 휴대용 망원경으로 다리 중간 쪽을 지켜봤다. 망원경을 한참 들여다보던 이군은 "뭔가 불꽃이 번쩍 튀는 게 보였다, 사람들이 날아다닌 것 같기도 하다"며 감탄했다.

영화 <어벤져스2>촬영팀의 차량이 30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 북단에 주차되어 있다.
▲ 어벤져스2 촬영 시작, '마포대교 북단 장악' 영화 <어벤져스2>촬영팀의 차량이 30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 북단에 주차되어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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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코믹스 팬으로 보이는 외국인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한국에 거주 중인 한 미국인은 자신의 딸인 미카(Mika)와 로비(Robbie)를 아침 일찍부터 데리고 왔다. 아이언맨과 헐크 가면을 손에 쥔 아이들은 펜스 바로 앞에 직접 설치한 캠핑용 의자에 앉아 마포대교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의 부모는 "딸들이 마블코믹스 팬이라 오전 7시부터 이곳에서 대기중"이라면서 "촬영 장면을 직접 보진 못하지만 출연진을 볼 수 있을까 싶어 기다리고 있다, 아까는 헐크(마크 러팔로 역) 대역이 지나가면서 아이들에게 인사해줬다"고 말했다.

제작사 '과잉 통제'로 시민들 눈살 찌푸려

하지만 마포대교 진입로 입구 쪽에서는 촬영 장면이 아예 보이질 않았다. 촬영을 위해 대기 중인 승용차 수십 대의 뒷모습과 소품차량들만 간신히 보일 뿐이었다. 여의도공원으로 봄나들이를 나왔다가 마포대교 앞쪽에 들려 촬영 현장을 바라보던 시민들은 오래 머물지 않고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가 잠시 마포대교 남단 진입로 쪽에 멈춰선 한 20대 남성은 "방송에서 <어벤져스2> 촬영한다고 몇 번씩이나 알려주기에 와봤는데 아무 것도 보이질 않는다"며 "괜히 힘들게 여기까지 왔다"고 하소연했다.

경찰과 경호직원들도 "어차피 촬영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돌아가라고 권유했다. 한 경호원은 펜스에 매달린 아이들을 향해 "배우는 단 한 명도 안 왔다, 이럴 시간에 집에 가서 예능 프로그램이나 보라"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인증사진을 남기려 했지만 이마저도 제한됐다. 제작사 쪽이 영화 내용과 저작권 등을 이유로 촬영 금지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경호 직원들은 마포대교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을 발견하면 즉시 "찍으면 안 된다"고 저지하기 바빴다.

제작사 쪽의 엄격한 촬영 통제 때문에 취재진과 경호원들 사이에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 방송사 취재진이 마포대교를 향해 카메라를 들자, 경호 직원들은 "펜스 바깥에서 찍는 것도 안 된다"면서 막았다. 펜스 안쪽에 서 있던 한 경호원은 기자에게 "마포대교 쪽을 향해 카메라 자체를 들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영화 <어벤져스2> 촬영이 진행 중인 서울 마포대교 남단 진입로 앞.
 영화 <어벤져스2> 촬영이 진행 중인 서울 마포대교 남단 진입로 앞.
ⓒ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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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벤져스2> 촬영이 서울 마포대교 진입로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한 외국인이 캠핑용 의자에 앉아 촬영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영화 <어벤져스2> 촬영이 서울 마포대교 진입로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한 외국인이 캠핑용 의자에 앉아 촬영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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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장면을 직접 보기 위해 친구들과 왔다는 김선우(15·강서구)군은 "배우들도 못 봐서 아쉬운데 사진까지 못 찍게 하니 좀 허무하다"며 "어차피 다리 밖에 안 나올 텐데 굳이 사진을 못 찍게 할 필요가 있나 싶다"고 불평을 털어놨다.

몇몇 시민들은 제작사 쪽 경호원들의 '과잉 통제'로 눈살을 찌푸렸다. 경호원들은 LG트윈타워에서 마포대교 앞 인도로 건너가는 횡단보도를 차단했다가 인파가 늘어나자 정상적으로 통행을 허용했다. 한 40대 남성은 "다리만 통제하면 되지 건너편 횡단보도까지 왜 막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영화 제작사는 촬영을 마친 뒤 이날 오후 5시께부터 현장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마포대교 통제는 오후 5시 30분부터 풀렸다.

경찰 "생각보다 인파 적다... 차량 소통도 원활한 편"

경찰은 이날 인파저지를 위해 2개 중대 160여 명을, 교통 통제를 위해 1개 중대 80여 명을 마포대교 진입로 쪽에 투입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마포대교 인근 통행량도 정체가 심한 편은 아니었다.

영등포경찰서 경비과 관계자는 "첫 촬영이라 인파가 상당히 몰릴 거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적었다"며 "평소 날씨 좋은 주말에 사람들이 몰리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후 들어 나들이 차량이 다소 늘기는 했지만, 차량이 정체되거나 하지도 않았다"며 "오히려 여의도공원 앞 도로는 소통이 원활했다"고 덧붙였다.

비교적 여유로운 현장과 달리, 온라인에서는 영화 촬영을 향한 관심이 쏟아졌다. 오전 일찍부터 포털사이트에는 '어벤져스2', '마포대교' 등의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어로 올라왔다. 특히 마포대교 쪽을 찍는 서울시 CCTV를 통해 촬영 현장이 보인다고 알려지면서, 해당 CCTV 영상을 볼 수 있는 서울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 접속이 아침부터 폭주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서울시는 오전 11시께 마포대교 쪽 CCTV 영상 중계를 중단했다.

<어벤져스2>는 이날 마포대교를 시작으로 다음 달 2~4일 상암동 DMC 월드컵북로, 5일 청담대교, 6일 강남대로, 7~9일 계원예술대 인근 도로 촬영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영화 <어벤져스2> 촬영 도중 시신이 발견된 사실이 확인됐다. 오후 2시께 마포대교 현장에서 촬영을 진행하던 스태프가 한강에 떠 있는 시신 한 구를 발견해 마포경찰서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 쪽은 영화 촬영과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밝혔다.


태그:#어벤져스2, #마포대교, #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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